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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해수부장관 출신" vs "민주당 견제"…부산 민심의 선택은 Only
본투표 전날 부산 동구·중구·영도구·북구 민심 "부산은 '노인과 아파트'"…변화냐 견제냐 '갈림길'

본투표 전날 부산 동구·중구·영도구·북구 민심
"부산은 '노인과 아파트'"…변화냐 견제냐 '갈림길'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운데)가 지난달 31일 오후 부산 수영구 광안리 만남의광장 인근에서 한 시민과 사진을 찍고 있다. /부산=박상민 기자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운데)가 지난달 31일 오후 부산 수영구 광안리 만남의광장 인근에서 한 시민과 사진을 찍고 있다. /부산=박상민 기자

[더팩트ㅣ부산 동구·중구·영도구·북구=김시형 기자] "우리 손녀는 전재수가 대통령인 줄 알았다니까." "부산의 별칭이 이제는 '노인과 아파트'가 됐다."

6·3 부산시장 선거 본투표일을 하루 앞둔 2일 부산 북구와 동구, 중구, 영도구 일대에서 만난 시민들 사이에서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한 기대감과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를 앞세운 정부여당 견제론이 충돌하고 있었다.

북구에서는 전 후보의 지역 밀착 행보를 높게 평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덕천동에서 12년째 중화요리집을 운영 중인 70대 이모 씨는 "만덕에 사는 손주들이 어릴 적 전재수가 워낙 자주 다니는 걸 봐서 대통령인 줄 알았다니까"라며 웃었다. 이어 "그 아이들이 벌써 초등학교 5학년, 중학교 2학년이 됐다"며 "전재수가 얼마나 성실하게 뛰어다녔는지는 우리 주민들이 증인 아니겠느냐"고 했다.

덕천동에서 만난 50대 주민 최모 씨는 전 후보가 인근 구둣방에서 구두를 닦던 모습을 떠올렸다.

그는 "만덕 언덕길에 올라갈 때마다 본인이 직접 발로 뛰겠다고 이 앞 구둣집에서 항상 구두를 닦았던 기억이 인상 깊게 남아 있다"며 "우리 지역은 기본적으로 국민의힘 표가 많이 나오는데 전재수는 오로지 부지런하게 개인기로 돌파해 3선한 사람"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이어 "북구에만 그 소문이 났겠나. 부산은 생각보다 작은 도시"라며 "지역에서 일 열심히 한다는 평가를 받았으니 해운대에 사는 동생까지 소문이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해수부 장관 경력 역시 전 후보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혔다. 강서구에 거주한다는 택시기사 전모 씨는 "전재수가 지지율 격차를 벌린 이유는 해수부 장관으로 있었던 게 크다"며 "예전에는 당 보고 뽑는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인물 보고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도구에서 만난 50대 김모 씨도 "전재수가 해수부 장관도 했고, 비리도 엮어보려고 했는데 결국 나온 게 없지 않았느냐"며 "주민들 민심은 '한 번 밀어줄게, 해봐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중구 남포동 골목에서 만난 20대 김모 씨는 "해양대를 나와서 해양 쪽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 같은 해수부 장관 출신 전 후보를 뽑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사흘 앞둔 지난달 3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왼쪽 두 번째)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부산=박상민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사흘 앞둔 지난달 3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왼쪽 두 번째)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부산=박상민 기자

반면 박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들은 거대 여당에 대한 견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남포동에서 옷·신발 가게를 운영하는 70대 김모 씨는 "민주당 독주가 너무 심해 박형준을 지지한다"며 "이유는 그거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민주당이 여기서 자리를 더 차지하면 남은 수순은 독재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최소한의 견제를 위해 박형준을 뽑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사상구에 거주한다는 50대 서모 씨도 "국민의힘이 잘못한 건 많지만 그래도 변하지 않는 부산 시민들은 분명히 있다"며 "당을 보고 박형준을 찍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영도대교 사거리에서 만난 50대 남성 역시 "지난 번에도 박형준을 뽑았는데 민주당 견제를 위해서라도 한 번 더 뽑을 생각"이라며 "우리 세대는 다 살았지만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막아야 한다"라며 민주당의 독주 견제 필요성을 언급했다.

2일 부산 시민들 사이에서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한 기대감과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를 앞세운 정부여당 견제론이 충돌하고 있었다. /부산=김시형 기자
2일 부산 시민들 사이에서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한 기대감과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를 앞세운 정부여당 견제론이 충돌하고 있었다. /부산=김시형 기자

지지 후보와 무관하게 시민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것은 부산의 침체였다. 가장 많이 나온 불만은 '아파트 중심 개발'이었다.

부산역 앞에서 만난 70대 이모 씨는 "부산의 별칭이 무엇인 줄 아느냐. '노인과 바다'가 아니라 '노인과 아파트'"라며 "젊은이는 점점 떠나는데 아파트만 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항 재개발을 언급하며 "인구는 인천에 따라잡혀 '제2의 도시'도 옛말인데 부산에서 제일 좋은 노른자 땅에 또 아파트를 짓더라"며 "당시 시민들이 아파트를 그만 지으라고 크게 들고 일어났었다"고 말했다.

중앙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경모 씨도 "박형준 시장 하면 아파트만 많이 지었다는 것밖에 생각이 안 난다"고 짚었다.

2일 부산 중구 남포동 횟집 거리 일대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김시형 기자
2일 부산 중구 남포동 횟집 거리 일대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김시형 기자

시민들은 청년층 유출 문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중동에 거주하는 30대 최모 씨는 "일자리 대신 아파트만 많이 지어서 젊은이들이 제대로 살 곳이 없다"며 "주변에도 서울로 이사 간 개발자 부부가 있다"고 말했다.

동구에 거주하는 70대 김모 씨는 "자녀 넷 중 하나는 대구, 셋은 서울에 있다. 이게 부산의 현실"이라며 "요새 부산은 외국인들만 엄청 다니고 원래 사람들은 다 빠져나가고 있다"고 인구유출 현상을 우려했다.

일자리 부족 해소를 위해 기업 유치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70대 이 씨는 "하다못해 국제 물류선사 하나를 유치하든지 해야 하는데 중앙동에 있던 회사들이 거의 없어졌다"며 "큰 회사들에 밀려 작은 선사들이 망하고, 거기에 붙어 살던 사무실들도 다 없어져 공동화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100대 기업으로 꼽히는 기업 하나도 없고, 그나마 대기업이라고 할 만한 게 부산은행 정도"라며 "제2의 도시라면서 농협보다 작은 부산은행을 대표 기업으로 꼽아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영도구에 거주하는 50대 이모 씨도 "강서구 땅이나 김해 땅을 활용해서라도 기업을 끌어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2일 남포동 부산국제영화제 거리의 모습. /김시형 기자
2일 남포동 부산국제영화제 거리의 모습. /김시형 기자

박 후보의 LCT 거주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동구에 거주하는 70대 김 씨는 "박형준은 지난 선거 때도 LCT에서 이사를 간다고 하더니 계속 살고 있다"며 "거짓말하는 정치인은 더 이상 뽑아주면 안 된다. 서울로 치면 청담동이나 타워팰리스 같은 곳에 사는 건데 서민들의 삶을 어떻게 알겠나"라고 반문했다.

자갈치시장에서 30년째 생선 가게를 운영하는 50대 박근혜 씨도 "분명 LCT를 팔고 나온다고 했는데 지난번 토론회 때 보니 아직도 살고 계시더라"며 "그렇게 비싼 아파트에 사는 분이 서민 사정을 얼마나 몸소 알겠느냐"고 했다.

2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시형 기자
2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시형 기자

박 씨는 "20대 때부터 이곳에서 장사했는데 하나도 변한 게 없다"며 "세계 수산물 소비량 1위라는 나라에서 부산을 대표하는 자갈치시장마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엑스포 유치도 가능성이 없는데 너무 매달려서 바람몰이만 한 것 같다"며 "시장이 된 지도 6년인데, 바뀔 만한 충분한 시간은 드렸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영도구에서 만난 50대 김 씨도 "예전에 박형준이 왜 당선됐겠나. 새로운 걸 원했으니까 당선됐던 것"이라며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이제는 부산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rock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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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6.03 09:00 입력 : 2026.06.03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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