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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 지방선거를 60여 일 앞두고 '명픽(이재명 대통령 픽)'으로 불리던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과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2024년 9월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한준호 의원과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 /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6·3 지방선거를 60여 일 앞두고 '명픽'(이재명 대통령 픽)으로 불리던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과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같은 '명심'을 등에 업고 출발했지만 경선이 본격화되면서 두 사람의 성적표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두 인물 모두 이 대통령의 공개적인 언급에 '명픽'으로 주목받은 인물들이다. 정 전 구청장은 지난해 12월 이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공개 칭찬 이후 인지도를 빠르게 끌어올렸고, 한 의원은 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제작한 '1호 감사패'를 받으며 정치권으로부터 경기도지사 '명픽'으로 거론됐다.
다만 두 후보의 희비는 엇갈렸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정원오 후보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 리서치앤리서치가 동아일보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8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 정 전 구청장은 22.7%로 박주민 의원(15.7%)과 전현희 의원(2.8%)을 앞섰다.
반면 경기도지사 선거 판세는 달랐다. 한길리서치가 인천일보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경기도 거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추미애 의원이 27.3%,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3.7%를 기록하며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한 의원은 15.2%로 뒤를 이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한 의원의 부진 이유로 '명심'에 기대는 메시지를 지목한다. 한 의원 본인만의 비전보다는 이 대통령과의 관계 부각에 의존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달 진행된 합동 토론회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드러났다. 다른 후보들이 '당당한 경기, 지금은 추미애', '김동연은 일합니다' 등 각자의 정책과 비전을 담은 슬로건을 제시한 반면, 한 의원은 '대한민국은 이재명, 경기도는 한준호'를 슬로건으로 내놓았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한 의원은 이 대통령과의 정치적 연결성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메시지만 내보내고 있다"며 "경기도 전체를 아우르는 정책 역량보다는 그저 대통령에게 기대는 느낌이라 볼 때마다 피로감과 거부감이 점점 커진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경기도는 서울보다 훨씬 넓고 생활권 이슈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지역인데, 당면 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 제시보다 이 대통령을 앞세운 메시지가 우선됐던 것 같다"며 "뚜렷한 차별화 포인트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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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각에서는 한 의원이 네거티브 공세에 집중하며 중도 확장성을 확보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강성 지지층에 머무르며 한계에 직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진은 지난달 26일 경기 화성시 수원대학교 벨칸토아트센터에서 열린 제22회 경기도사회복지사대회에 참석한 추미애(왼쪽부터), 한준호, 김동연 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 후보. /뉴시스 |
일각에서는 한 의원이 네거티브 공세에 집중하며 중도 확장성을 확보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강성 지지층에 머무르며 한계에 직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추 의원을 겨냥한 '여성 가산제 10% 적용'을 제기한 것이 대표적이다. 반면 정 전 구청장은 외부 공세에도 상대적으로 네거티브와 거리를 두는 전략을 유지해 왔다.
야권 관계자는 "국회의원은 당원과 핵심 지지층을 상대로 하는 선거지만, 광역단체장은 중도와 보수까지 설득해야 하는 자리"라면서 "경기도는 김동연·추미애로 양분된 구도 속에서, 한 의원이 파고들 공간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례로 '명심만으로는 승부가 갈리지 않는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이 '찍은 인물'이라는 이유만으로 지지가 결집되기보다, 후보 개인의 역량과 경쟁력을 따지는 분위기가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과거 김대중·김영삼 대통령 시절과는 다르다. 현재 유권자들은 똑똑해졌다"며 "정 전 구청장은 이 대통령의 언급 이전부터 '일 잘하는 구청장'이라는 평가가 축적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의원은 유권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자체 콘텐츠가 부족하다"며 "오롯이 이 대통령을 배경으로 삼으려고 하니 한계가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민주당은 5~7일까지 권리당원 투표(5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50%)를 반영해 경기도지사 후보 본경선을 실시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7~19일까지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이번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모두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해 진행됐다. 한길리서치 조사의 응답률은 5.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의 응답률은 8.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