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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마후라’ 휘날릴 차세대 전투기는? F35 vs F-15SE vs 타이푼 Only
▲ F-15SE · F35 · 타이푼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F-15SE · F35 · 타이푼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더팩트|서종열기자] 대한민국 공군의 미래전투기는 어떤 기종이 될까? 지지부진하던 국방부의 FX사업(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이 점점 속도를 내고 있다. 예산부족으로 사업진행 여부가 불투명할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정부와 군이 추진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어서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지난 1월 24일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FX사업의 조속한 진행을 지시했다.

지난 8일 국방부가 발표한 ‘국방개혁 307계획’에도 FX사업이 북한의 전력을 무력화할 대안으로 등장했다. 이와 관련 오는 2015~2016년까지 글로벌 호크 정찰기와 스텔스 전투기를 전력화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정부가 FX사업에 이처럼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은 북한의 비대칭 전략(적대국의 공군력을 육상전력으로 대응하는 전략)과 중국, 일본 등 주변국들의 스텔스 전투기 개발 성공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리 군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부분은 북한의 비대칭전략으로, 산악지형이 발달한 한반도 특성상 기존 전투기로는 정밀한 폭격이 어렵다. 군은 이런 점 때문에 차세대 전투기의 첫 번째 요건으로 ‘스텔기 기능’과 ‘정밀 유도무기 탑재’ 기능을 꼽고 있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유력한 FX사업 후보 기종은 록히드마틴社의 F-35와 보잉社의 F-15SE,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유로파이터 타이푼(개량형) 등이다. 빨간 마후라들의 애마가 되어 대한민국 영공을 책임질 FX사업 후보 기종들에 대해 알아봤다.

최신예 스텔스 기능 보유한 F-35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록히드마틴의 F-35가 거론되고 있다. F-35는 F-16과 F/A-18을 대체할 기종으로 미 공군, 해병대 등에서 도입을 앞둔 상태다. 최대 장점은 성능이다. 길이 15.4m, 폭 10.9m로 비교적 작은 전투기에 속하는 F-35는 마하 1.5∼1.8의 속력으로 비행이 가능하다. 전투행동 반경은 1200㎞로 사실상 남·북의 모든 영공을 커버할 수 있다. F-35는 현재 세 가지 모델로 개발되고 있는데 모델에 따라 수직이착륙, 공중정지비행이 가능해 뛰어난 공대공 능력을 보여준다.

스텔스 기능은 그야말로 발군이다. 최고의 전투기로 알려진 F-22에 필적하는 성능을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F-22가 수출금지 품목으로 묶인 상황에서, 최상의 대안인 셈이다.

그러나 F-35에도 약점은 있다. 우선 기동성이 떨어진다. F-35는 단발엔진을 사용하고 있는데, 무기전문가들은 “엔진이 한 개인 만큼 기동성 면에서 쌍발엔진 전투기들보다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미완의 성능 역시 문제다. 미 공군이 F-35의 성능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F-35는 시험비행 기간이었던 지난 2010년 비행 중 연료펌프 이상 증상을 보여, 미군으로부터 비행금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도입 시기’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F-35는 현재 개발 중인 모델로, 아직까지 실전 배치된 케이스가 없다. 사람 잡는 전투기로 전락한 F-5D를 공군이 순차적으로 퇴역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때 맞춰 F-35가 들어와야 하지만 인도받는 시점이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화려한 공격력의 F-15K, 업그레이드 매력적

F-35와 함께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기종은 보잉의 F-15SE(사일런트 이글)다. 이 기종은 기존 F-15E를 개조한 모델로 2009년 3월에 최초로 공개됐다. F-15E 전투기 외부에 특수 도료를 칠한 스텔스 전투기로, 무기 탑재를 위한 내부공간을 따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F-15SE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화력과 안전성이다. '독수리'라는 별명처럼 무기장착 능력이 뛰어나고 쌍발엔진을 사용하는 만큼 작전반경과 기동력, 안전성 역시 발군이다.

가격 또한 매력적이다. 경쟁기종인 F-35에 비해 거의 절반 가격이라고 한다. 특히 보잉사는 F-15SE를 차세대 전투기로 선택할 경우 아직 인도받지 못한 F-15K에 스텔스 기능을 보완해 줄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공군으로서는 상당히 매력적인 제안이 아닐 수 없다. F-15SE는 그러나, 군이 원하는 스텔기 기능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래부터 스텔스기로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본 베이스가 된 F-15E가 개발된 지 이미 20년이 지난 노후 기종이라는 점도 논란거리다. 게다가 미군이 F-15 전 기종을 2025년까지 모두 퇴역시키겠다고 밝히고 있어 F-15SE의 앞길에 장애물로 떠올랐다.

가격과 성능, 흠 잡을 데 없는 유로파이터

마지막으로 거론되고 있는 기종은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개량형이다. 유로파이터는 지난 2000년대 초 FX사업 당시 F-15K와 각축을 벌인 바 있다. 공중전 능력과 초정밀 대지 타격능력이 한층 강화된 유로파이터는 스텔스 기능에서는 밀리지만 공격력, 안전성, 가격 등에서는 우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당 1300억 원대(6700만 파운드) 가격에 탄소섬유를 적용해 가벼운 기동이 가능하다. 현재 영국과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에서 주력전투기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공군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미국 전투기 외에 다른 전투기를 도입한 전례가 없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2000년 당시에도 EADS가 전투기 개발기술 중 일부를 이전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지만 결국 F-15K에 밀린 바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이 때문에 “가격과 성능 면에서 흠 잡을 데 없는 유로파이터가 실제로 FX에 채택될지는 의문”이라며 “F35와 F15SE 등 미국 전투기들과의 가격협상을 위해 들러리를 설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방위사업청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FX사업의 유력 후보기종으로 세 종류의 전투기가 거론되고 있지만, 방위사업청은 “현재까지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방사청 담당자는 “아직 FX사업의 전체 사업비나 도입대수의 윤곽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고, 후보기종 결정 역시 2년 뒤에 하게 돼 있다”며 “FX사업의 타당성 검토는 올해 말부터 내년 중반에 이뤄지며, 본격적인 사업추진은 그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도 “아직 사업검토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FX사업 유력 후보 기종이 거론되는 것은 오히려 사업 진행에 불편함을 준다”며 조심스러운 속내를 내비쳤다.

FX사업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천문학적인 국방비가 지출되는 사업인 만큼 국회의 동의와 예산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일선의 신중한 모습과는 달리 정부와 군 수뇌부는 의욕적이다. 사업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팩트 정치팀 ptoday@tf.co.kr] 폴리피플들의 즐거운 정치뉴스 'P-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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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3.10 11:26 입력 : 2011.03.10 11: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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