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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청해부대의 작전구역을 기존 소말리아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 남쪽 공해상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사진은 청해부대 48진 왕건함(DDH-Ⅱ·4400t급)이 지난 5월15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서 동료 장병들의 환송을 받으며 출항하는 모습. /뉴시스 |
[더팩트ㅣ김수민 기자] 정부가 소말리아 아덴만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오만 남방 외해까지 넓히기로 했다. 해적 위협이 증가하는 해역에 대한 감시·정찰 능력을 높이고 기뢰 등 수중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해상초계기와 폭발물처리반(EOD), 무인 소해 장비도 추가 배치한다.
국방부는 5일 서울 용산 청사에서 기자단을 대상으로 백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청해부대 파견연장 수정 동의안 추진 계획을 설명했다. 정부는 다음 주 국무회의 심의·의결과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에 동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청해부대의 작전 영역 확대와 해상 위협 대응 수단의 다변화다. 기존 구축함의 운용 체계는 유지하면서 P-8 해상초계기 1대를 새로 투입해 원거리 해역까지 감시망을 확장한다. 여기에 EOD팀과 무인 소해 전력을 배치해 수중 폭발물 탐색·식별·처리 능력도 갖춘다는 구상이다.
무인 소해 장비에는 무인수상정(USV), 무인잠수정(UUV), 원격조종 수중로봇(ROV) 등이 포함된다. 국방부는 USV와 UUV를 각각 2세트 안팎으로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수량은 확정하지 않았다. ROV는 수중 영상을 통해 기뢰 여부를 확인하거나 로봇팔을 이용해 폭발물을 처리하는 데 활용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무인 전력 대부분은 올해 전력화됐거나 전력화될 예정인 장비"라며 "국제사회와 함께 작전환경에 적응하고 우리 장비의 운용 능력을 숙달하는 차원에서도 이번 파견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비와 임무가 늘어나는 만큼 파견 규모도 확대된다. 현재 약 320명인 청해부대 병력에 75명을 추가해 전체 인원을 395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증원 인력은 폭발물처리 임무를 담당할 30명과 P-8 운용을 위한 45명으로 구성된다. 해상초계기 운용 인력에는 조종사와 정비 요원 등이 포함되며 대부분 간부로 편성된다.
P-8의 전진 운용 거점으로는 아프리카 동북부의 지부티가 검토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주둔 시설과 운용 조건은 지부티 당국과 협의해야 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국회 동의 등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면 P-8은 출동 준비를 완료한 뒤 약 3일 이내에 지부티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게 국방부 설명이다.
작전구역 확대의 배경에는 소말리아 해적 활동의 급증이 있다. 국방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건이었던 소말리아 해적 관련 사건은 올해 현재까지 36건으로 늘었다. 주요국 해군 전력이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해적 대응에 빈틈이 생겼고, 이를 틈 타 해적들의 활동 범위가 오만 남쪽 해역까지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청해부대의 작전구역은 후티 반군과 관련한 위협 등으로 기존 약 600마일에서 300마일 정도로 축소된 상황"이라며 "홍해로 향하는 선박이 늘어나는 가운데 해적 활동이 확대되고 있어 초계기를 통해 외곽 지역을 미리 탐지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확대되는 작전구역의 동쪽 경계는 오만 두큼항 남단 일대다. 두큼항에서 호르무즈 해협까지는 직선거리로 약 350해리(650㎞) 떨어져 있다. 청해부대가 기존 아덴만을 넘어 활동 범위를 넓히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에 직접 진입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해적 대응과 한국 선박 보호를 위한 임무 조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P-8의 이란 영토·영해 및 호르무즈 해협 내측에 대한 탐지 활동은 제한된다. 청해부대 지휘권 역시 기존과 마찬가지로 한국군 합참의장이 행사하며, 다른 국가의 군사작전에 편입되지 않는 독자 지휘체계를 유지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임무 강화는 청해부대가 담당하는 해역의 해적 활동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 가장 우선적인 목적"이라며 "전쟁이 종료되거나 미국과 이란 간 양해각서(MOU) 체결 등으로 항행의 자유 작전이 가능한 허용적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 한 호르무즈 해협에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국제사회가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 보장을 위한 군사적 기여를 요청하더라도 이번 수정 동의안만으로는 해당 작전에 참여할 수 없다. 실제 파견을 추진하려면 정부가 별도의 동의안을 마련해 국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수정 동의안에 따른 파견 기간은 국회 동의 시점부터 2027년 12월 31일까지다. EOD팀과 무인 소해 장비는 별도의 준비 절차를 거쳐 현지에 투입되며, 추가 파견에 필요한 재원은 예비비와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해 마련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청해부대 임무 확대가 곧바로 호르무즈 해협 작전 참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su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