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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이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고발 방침을 밝힌 가운데 국회 내부의 징계 절차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국회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국회=정채영·서다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김혜경 여사의 이른바 '황제 골프' 의혹을 제기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고발 방침을 밝히면서 정치권의 고발·맞고발 공방이 다시 불붙고 있다. 국회의원들의 부적절한 발언과 의혹 제기를 둘러싼 논란이 반복되고 있지만, 정작 국회 내부의 징계 절차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주 의원을 향해 "무책임한 의혹 제기와 자극적인 선동 정치가 끝을 모르고 반복되고 있다"며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반드시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주 의원은 김 여사가 지난 20일 태릉컨트리클럽(CC)에서 유명 프로골퍼와 이른바 '황제 골프'를 쳤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관련 영상을 공개하려 했으나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상영을 불허하면서 여야 간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민주당은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사용한 것을 특혜로 규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반면 주 의원은 민주당이 의혹의 본질을 회피하고 있다며 무고 혐의로 맞고발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야는 소속 의원들의 발언이나 행동이 논란이 될 때마다 상대 당을 향해 사과와 징계를 요구해 왔다. 그러나 국회 내부의 징계 절차를 통해 실질적인 책임을 묻는 데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정치적 공방이 사법적 판단으로 넘어가는 동안 국회 스스로 의원들의 언행을 제어하는 기능은 충분히 작동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회법은 의원에 대한 징계 수단으로 공개회의에서의 경고와 사과, 30일 이내의 출석정지, 제명 등을 규정하고 있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징계안을 심사하고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하는 구조다. 다만 여야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사안에서는 징계 여부를 둘러싼 정치적 대립으로 심사가 지연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가장 무거운 징계인 의원직 제명은 헌법상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실제 헌정사상 국회의원이 제명된 사례는 1979년 김영삼 당시 신민당 총재가 유일하다. 당시에도 여당 주도로 야당 지도자를 축출한 사건으로, 국회의 자정 기능이 작동한 사례로 보기는 어렵다. 이후에도 제명 요구는 이어졌지만 실제 의결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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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경 여사의 '황제 골프' 의혹을 제기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당의 고발 방침에 맞서 무고 혐의로 맞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주 의원이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발언하는 모습./남용희 기자 |
정치권에서는 자극적인 발언이 오히려 정치적 주목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이를 제어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한 소수정당 관계자는 <더팩트>에 "민주당의 주진우 의원 고발은 오히려 주 의원의 차기 당대표 선거 출마를 위한 선명성만 부각해 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결국 여야 간 국지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소속 의원들 역시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될 만한 사안이 적지 않은 만큼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며 "국회가 의원 징계에 소극적이었던 관행이 지금의 상황을 만든 것으로, 정치권 스스로 자초한 결과이자 업보인 셈"이라고 꼬집었다.
국회 차원의 징계가 실효성을 갖기 어려우면 사실상 공천 배제 등 정당 차원의 조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지금은 막말과 혐오를 앞세우고 고소·고발을 반복하는 정치인들이 오히려 성공하는 시대가 됐다"며 "거대 양당이 서로 대립하면서도 공생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윤리특위를 아무리 만들어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는 이미 자정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라며 "시민단체와 언론이 막말 정치인들을 지속적으로 비판하고, 정당이 이들을 공천에서 배제하도록 외부에서 압박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의원직 제명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출석정지를 활용하되, 국회법 개정 등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의원직 제명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국회 출석정지는 가능하다"며 "국회의원이 국회에 출석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본인이 아무리 정치적으로 포장하더라도 불명예스러운 일인 만큼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극적인 발언을 경쟁적으로 쏟아내는 행태를 막기 위해 국회법 개정 등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