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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팩트>와 만나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5선 중진인 그는 인터뷰에서 다양한 사람과 의견을 수용하는 '덧셈 정치'를 강조했다. /국회=신진환 기자 |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8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만난 윤상현(63·인천 동구미추홀구을·5선) 국민의힘 의원이 대뜸 본인 의원실 내 회의실로 안내했다. 통상 집무실에서 인터뷰하는 게 일반적이라 의아했다. 윤 의원의 집무실을 엿보니 널찍한 탁자와 책상은 각종 서류 더미와 서적, 신문 등으로 꽉 차 있었다. 설정인가 싶었지만 늘 같은 모습이란다. 그가 옅게 웃으며 진지한 말투로 얘기했다.
"끊임없이 공부해야 해요. 정치인이라면."
윤 의원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의 대국민 기자회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먼저 이 대통령이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라며 연임 개헌 논란을 일축한 데 대해 쓴소리했다. "이런 말이 어디 있나. 나중에 '생각이 바뀌었다'라며 빠져나올 여지가 있는 말이다. '헌법 128조 2항을 확고히 지키겠다'고 얘기하는 게 옳다. 헌법 개정 때 연임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부칙을 만들어 흐지부지 넘어갈 수도 있다." 헌법 128조 2항은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개헌 시 현직 대통령은 그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는 작심한 듯 말을 이어 나갔다. 윤 의원은 "이 대통령이 조작기소 특검법에서 공소취소 권한 조항을 삭제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는데, '공소취소를 요구하지 않겠다. 재판받겠다'라고 밝히면 될 일이었다. 부동산 문제도 정상화하겠다면서 공급 부족을 윤석열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인허가·착공 감소 탓으로 돌렸다. 지난 1년 동안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4억 원에서 16억 원으로 뛰었다. 전세가는 평균 6억 원이고 월세는 평균 160만 원이다. 이제 평범한 시민은 서울에서 못산다. 이렇게 만든 장본인이 이재명·문재인 정부"라고 비판했다.
대화는 이재명 정부 2기 내각 인사 문제로 흘렀다. 지난 21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직에서 사퇴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둘러싼 의혹을 거론하며 부적격 인사라고 질타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까지 거론하며 청와대의 인사 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청와대가) 또다시 검증 한계를 드러냈다. 이번 인사는 국민의 눈높이에도 맞지 않고, 민주당의 눈높이에도 맞지 않았다. 단, 대통령의 눈높이에만 맞았다. 대통령의 신임이 곧 국민의 신임은 아니다. 대통령은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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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의원이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전반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국회=정채영 기자 |
'김승원 저격수'로 활약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역할이 상당했다고 평가했다. 복당의 문도 열어놔야 한다고 윤 의원은 주장했다. 다만, 전제 조건을 붙였다. "궁극적으로 한 의원이 복당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장동혁 대표든 한 의원이든 역사와 국민 앞에 공동 죄인임을 스스로 인정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 실패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며 대통령 탄핵을 두고 서로 싸웠다고. 그러나 이제 서로를 용서하고 국회 로텐더홀에서 무릎 꿇고 국민의 용서를 받자. 그 뒤 우리가 이재명, 민주당에 맞서 자유민주공화정을 확실히 지키겠다는 비장한 결의를 보였으면 한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유승민 전 의원도 함께 가야 한다. 물론 과거의 잘못이나 정치적 책임까지 덮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책임질 것은 책임지고 설명할 것은 설명하되,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배척하고 쫓아내면서 우리가 어떻게 외연을 확장하겠나. 우리는 중도·수도권·청년으로 가야 한다. 이른바 '중수청'이다. 그 출발은 '뺄셈 정치'를 끝내고 '덧셈 정치'로 바꾸는 것이다. 우리와 생각이 조금 다르다고 사람을 쳐내지 말자는 것이다.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국민의힘의 외연 확장이고 다시 전국 정당으로 가는 길이다."
물론 강성 지지층은 당이 어렵고 힘들 때 무너지지 않도록 버텨준 소중한 자양분이라고 윤 의원은 강조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지지와 신뢰를 거둔 민심이 온전히 국민의힘으로 옮겨졌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당이 아직 국민에게 충분한 대안정당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게다가 정부·여당이 못한다고 국민이 자동으로 야당을 선택해 주는 시대는 지났고, 반사이익으로 올라간 지지율은 오래갈 수도 없다고 했다. 20년 가까이 정치를 해오면서 얻은 경험이다.
"당이 어려울수록 민심을 더 많이 들어야 한다. 제가 당협위원장 직선제를 제안하면서 당원 100%가 아니라 당심과 민심을 각 50%씩 반영하자고 했던 이유다. 강성 지지층만으로는 2028년 총선도 그다음 선거도 이길 수 없다. 30%의 열광이 아니라 51%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일부 정치인이 올림픽공원에 나가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를 외치며 광장의 분노에 올라탔다. 그분의 목소리를 당연히 들어야 하지만 광장의 분노를 정치적 동력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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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상현 당시 국조특위 위원장이 8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투표용지 부족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선관위 국조특위는 지난 8월 31일 활동을 종료했다. /배정한 기자 |
실제 윤 의원은 선거관리위원회의 관리 부실과 조직적인 부정선거를 분명히 구별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이번 선관위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선관위 특검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 원인과 책임 △투표율 허위 입력과 임의 수정 논란 △실제 투표지 검증 등을 중점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선거관리 과정의 기록과 공개 범위를 넓히고 투표지와 투표록, 개표상황표, CCTV, 서버와 전산시스템까지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선관위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야만 선관위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앙정치 한복판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윤 의원은 협치에 관한 물음에 "부끄럽고 송구할 때가 많다"라며 사과했다. 여야가 진영은 다르더라도 민생과 경제, 안보, 국가의 미래를 위해 손을 잡아야 하지만, 정치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대화와 타협의 정신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국민들께서 우리에게 바라는 정치가 과연 이런 모습이겠나"라며 자책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면서 "정치의 중심에는 결국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정즉인(政卽人)'을 새기며 정치를 해왔다. 최고의 가치는 결국 사람, 즉 우리 국민임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성과를 체감할 수 있는 정치를 약속했다. "제가 정치를 할 수 있도록 해주신 지역구 주민과 국민께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제 몸이 부서지더라도 뜻을 받들어 결초보은하겠다. 구도심의 전형이었던 우리 인천 미추홀구가 이제는 새로운 신도시로 급속도로 변모해 가는 과정에 있다. 경인고속도로 일반 도로화 사업, 인천발 KTX 사업, 미추홀구 신청사 사업, 인천지하철 4호선 문제 등 숙원 사업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 이번 추석만큼은 사랑하는 가족, 고마운 이웃과 따뜻한 정을 나누셨으면 좋겠다. 풍성한 한가위 보내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