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ODAY

[취재석] '나가라고' 외친 국민의힘, 그다음 문장은 Only
정부 실정 부각엔 성공했지만 지지로 연결은 여전히 과제 더 큰 구호보다 선명한 대안이 관건

정부 실정 부각엔 성공했지만
지지로 연결은 여전히 과제
더 큰 구호보다 선명한 대안이 관건


국민의힘은 추석 연휴 이후 장외투쟁을 검토하는 등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계단에서 열린 이재명 정권 실정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국민의힘은 추석 연휴 이후 장외투쟁을 검토하는 등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계단에서 열린 이재명 정권 실정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어쩌라고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외치자 국회 본청 앞에 모인 참석자들은 "나가라고", "내려오라고"라고 답했다. 장 대표는 마지막으로 "이재명 재판 재개하라"는 구호를 세 차례 외친 뒤 연설을 마쳤다.

국민의힘이 22일 연 '이재명 정권 실정 대국민 보고대회'는 현 정부를 바라보는 제1야당의 인식을 압축적으로 보여준 자리였다. 장 대표는 대한민국을 하나의 집에 빗대 안보라는 '담장'이 허물어지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라는 '기둥'이 무너지고 있으며, 국가 시스템이라는 '지붕'에도 구멍이 났다고 주장했다.

비판의 대상은 광범위했다. 대북정책과 군 개편에서 시작해 사법부와 검찰, 부동산과 주식시장, 농지 정책, 인사 문제까지 이어졌다.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문제를 거론하면서는 김현지 제1부속실장과 '경기·성남 라인'을 겨냥했다. 연설 후반부에는 개헌과 대통령 재판 문제까지 등장했다.

제1야당이 정부의 국정 운영을 비판하고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최근 장관 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집중적으로 제기한 의혹과 문제점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된 사례도 있다. 정부를 공격할 소재가 부족한 것도 아니다. 인사와 경제, 안보, 사법 등 현안마다 대여 공세를 펼칠 지점은 적지 않다.

문제는 정부의 실점을 부각하는 것과 국민의힘의 득점이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라는 데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정부의 지지율 하락이 국민의힘의 안정적인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일부 조사에서는 인사 논란 등의 영향으로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했지만 이후 다시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나타났다. 정부에 대한 실망이 제1야당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로 곧바로 연결되지는 않는 모습이다.

당 일각에서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장외투쟁을 병행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계단에서 열린 이재명 정권 실정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당 일각에서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장외투쟁을 병행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계단에서 열린 이재명 정권 실정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그 원인을 단순히 투쟁의 강도가 약한 데서 찾는다면 답은 간단하다. 더 세게 비판하고, 더 크게 외치고, 거리로 나가면 된다. 실제 국민의힘 지도부는 추석 이후 장외투쟁까지 검토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장외투쟁을 병행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금 필요한 것이 공세의 강도를 한 단계 더 높이는 일인지는 따져볼 대목이다.

이날 보고대회도 비슷했다. 장 대표의 연설에는 정부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에 대한 주장이 빼곡했다. 안보의 담장이 무너지고 법치주의의 기둥이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 담장을 국민의힘은 어떻게 다시 세울 것인지, 흔들린 기둥을 어떤 방식으로 바로잡을 것인지에 대한 답은 상대적으로 선명하지 않았다.

물론 이날 행사는 정책 발표회가 아니라 정부의 실정을 알리기 위한 정치 집회였다. 모든 현안마다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내놓으라는 얘기도 아니다. 다만 최근 국민의힘의 정치적 에너지가 '누구를 상대로 얼마나 세게 싸울 것인가'에 집중되는 동안 '국민의힘이라면 무엇을 할 것인가'는 상대적으로 뒤로 밀리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더 큰 목소리가 반드시 더 넓은 지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정부에 실망한 유권자가 곧바로 국민의힘을 선택하는 것도 아니다. 상대의 잘못을 하나 더 찾아내고, 공격 대상을 하나 더 늘리고, 구호를 한 단계 더 높이는 데 머문다면 정부에 반대해야 할 이유는 설명할 수 있어도 국민의힘을 선택해야 할 이유는 설명하기 어렵다.

이날 장 대표가 "어쩌라고요"라고 외치자 참석자들은 "나가라고", "내려오라고"라고 화답했다. 정부를 향한 국민의힘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오히려 흐릿한 것은 그다음이다. '이재명 정부는 안 된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다. "나가라고"를 외친 뒤에는 국민의힘이 무엇을 하겠다는지 보여줘야 한다. 제1야당에 필요한 것은 더 큰 구호가 아니라, 그다음 문장이다.


sum@tf.co.kr


- 특종과 이슈에 강하다! 1등 매체 [더팩트]
- 새로운 주소 'TF.co.kr'를 기억해주세요! [http://www.TF.co.kr]
- 걸어다니는 뉴스 [모바일 웹] [안드로이드] [아이폰]
- [단독/특종] [기사제보] [페이스북] [트위터]

    2026.09.23 06:00 입력 : 2026.09.23 06:00 수정
    이전
    더보기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