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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여권이 '윤석열 정권 타도'라는 공동 목표를 달성한 뒤 분열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사진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를 예방하며 발언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
[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윤석열 정권 타도'라는 공동 목표를 달성한 범여권의 분열이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그 배경엔 선거 연대와 개혁 정책 추진, 노선 확립 등에 있어 불신을 쌓아온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검찰 개혁과 해외 파병 등 문제에서 정부·여당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범여권 분열은 더욱 노골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장식 혁신당 대표는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민이 피땀으로 쌓아 올린 검찰개혁의 공든 탑이 흔들리고 있다"며 "만에 하나 검찰개혁 후퇴를 용납한다면 혁신당은 민주당과의 관계를 심각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정부가 공소청 검사의 정원을 유지하는 내용의 '공소청 직제 제정안'을 입법예고한 데 따른 것이다. 검찰 업무에서 수사가 빠졌음에도 검사 수는 2292명으로 유지하는 게 정부 입법예고안 내용이다. 혁신당은 '과도한 수사 인력 유지는 검찰개혁의 의미를 퇴색할 수 있다'며 검사 수를 감축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펴고 있다.
민주당과 혁신당은 윤석열 정부 시절 '정권 타도'를 외치며 서로의 우당 역할을 톡톡이 했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자 여러 사안에 대해 이견을 노출하면서 분열상을 키워 왔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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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분열의 시작점은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였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사진은 조국 당시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가 지난 6월 4일 경기 평택시 선거사무소에서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낙선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남윤호 기자 |
양당 분열의 시작점은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였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당시 민주당과 혁신당은 김용남 전 의원과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을 각각 후보로 내세우면서 후보 단일화를 이루지 못했고,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을 어부지리로 당선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민주당 8·17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노선 갈등은 현재 진보 진영의 '노선 투쟁'으로 확대된 분위기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이재명 정부 기조에 발맞춰 '외연 확장' 노선을 부각하고 있지만, 혁신당은 진보 진영 결집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 대표는 이날 "한국 정치는 위태롭게 오른쪽으로만 기울고 있다"며 민주당 노선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범여권 균열 가속화는 민주당과 혁신당의 관계 악화에만 기인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이 선거 국면 같이 아쉬울 때는 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진보 군소정당들에 손을 벌리면서, 민주당이 평소엔 군소정당들이 결부된 정치적 부담을 함께 지려 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된 것도 범여권 균열 가속화에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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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이 선거 국면 같이 아쉬울 때는 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진보 군소정당들에게 손을 벌리면서, 민주당이 평소엔 군소정당들이 결부된 정치적 부담을 함께 지려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된 것도 범여권 균열 가속화에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다. 사진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왼쪽)과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더팩트 DB |
한 군소정당 출신 인사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은 철통 방어하면서,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이미 '손절'한 분위기"라며 "민주당은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후보자라도 '우리 식구'가 아니면 정치적 부담을 함께 지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과거 용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에 일정 부분 도움을 받아 놓고, 정작 용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위기에 몰리니 외면한다는 취지의 지적이다.
아울러 "지난 조기 대선 때 진보 세력 규합이 필요하니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 등) 정치개혁을 약속해 놓고, 아직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군소정당들이) 민주당을 불신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부상한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는 이같은 범여권 분열상을 한층 키우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청와대는 파병과 관련해 '정해진 건 없다'는 입장이나, 국방부가 최근 중동에 현지조사단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만간 파병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민주당 내에선 파병 찬성·반대 여론이 혼재된 가운데, 다른 범여권 정당들은 반대 목소리를 명확히 내고 있다. 한 여권 인사는 통화에서 "노무현 정부에서 이라크 파병이 결정되면서 진보 진영 내부의 극심한 갈등이 있었다"며 "최근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많이 떨어졌는데, (이 시점에서 파병을 결정하면) 다른 범여권 정당들의 반발이 엄청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