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2028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비례대표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2028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비례대표와 초선 의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차기 총선 공천을 장동혁 대표가 지휘할지, 새로운 당대표가 공천권을 쥐게 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국민의힘에서는 총선 출마를 위한 지역구 선정과 지역 기반 구축에 나서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지만, 차기 지도부 구도가 불투명해 선뜻 움직이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 같은 고민의 배경에는 장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자리하고 있다. 장 대표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지만, 6·3 지방선거 패배 이후 비당권파와 일부 중진을 중심으로 사퇴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장 대표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남은 임기 1년을 새롭게 출발하겠다"며 임기 완주 의지를 밝히면서도 2028년 총선 공천권이 걸린 연임 도전 여부에는 말을 아꼈다.
당내에서는 장 대표가 내년 2월 이후 물러난 뒤 다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당헌·당규상 당대표가 잔여 임기를 6개월 이상 남기고 궐위될 경우 새 대표는 전임자의 남은 임기만 채우게 된다. 이 때문에 장 대표의 잔여 임기가 6개월 아래로 내려가는 내년 2월 전후가 차기 당권 구도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실 관계자는 "지금 비례대표 의원들은 참 난감하다"며 "누가 당권을 쥘지도 모르고 누가 공천권을 행사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 이맘때가 되면 어느 정도 지역을 정하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지역을 다져야 승산도 있다"며 "그런데 지금은 모르니까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구가 없는 비례대표 의원들에게는 준비 시점도 중요한 변수다. 차기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를 염두에 둔다면 당협을 맡거나 지역사무소를 마련하는 등 지역 기반을 미리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최근 전국 36개 사고당협을 확정하고 조직위원장 공모에도 착수했다. 비례대표와 원외 인사들에게는 차기 총선을 준비할 기회지만, 차기 공천을 지휘할 지도부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구 선택에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
| 국민의힘 내에서는 차기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지역구 선택과 조직 정비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당권 구도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으면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서기 어렵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사진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27일 오후 경기 고양시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
지역구를 가진 초선들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차기 지도부가 어떤 공천 기준을 내세우고 현역 의원 교체 폭을 어느 정도로 가져갈지에 따라 공천 구도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한 초선 의원실 관계자는 "지역이 있는 초선 의원들도 걱정인데 비례대표 의원들은 더할 것"이라며 차기 당권 구도에 따라 어느 쪽과 정치적 보조를 맞출지를 두고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2028년 총선을 겨냥한 지역구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비례대표 박홍배 의원은 지난달 29일 부산 사상구에 지역사무소를 열었고, 이튿날에는 김윤 의원이 경기 이천에 지역사무소를 마련했다.
김민석 대표는 두 의원의 개소식에 잇따라 참석하며 힘을 실었다. 김 대표는 박 의원 개소식에서 "2년 뒤 총선을 함께 준비하겠다"며 서울과 부산은 당대표가 직접 챙기겠다는 뜻을 밝혔고, 김 의원 개소식에서는 김 의원을 "이천의 대표 선수"로 언급하며 지역 활동을 독려했다.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에서는 지역구를 정하기에 앞서 '누가 공천권을 쥘 것인지'부터 살펴야 하는 상황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의 윤곽이 잡힐 때까지 비례 의원들의 물밑 셈법도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또 다른 비례대표 의원실 관계자는 "당연히 지역구에 대한 고민은 하고 있다"면서도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쨌든 공천권을 가진 지도부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내년은 가봐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민주당은 공천권을 행사할 지도부가 정해져 있는 만큼 물밑에서는 이미 총선 준비를 상당히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