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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은 애초 전국 254개 당협위원장을 전면 재선출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현역 의원들의 반발 등을 고려해 사고당협부터 우선 적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사진은 국민의힘 김민수와 신동욱 최고위원, 장동혁 대표, 정점식 원내대표, 박덕흠 국회부의장(앞줄 왼쪽부터) 및 참석 의원들이 지난달 27일 오후 경기 고양시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국민의힘이 당협위원장 당원 직선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전국 254개 당협위원장을 다시 뽑겠다던 당초 구상은 현역 의원들의 반발 끝에 한발 물러섰다. 우선 사고당협부터 직선제를 적용하고, 기존 당협에는 당무감사에 당원 평가를 대폭 반영하는 방식이다. 당은 지난 1일 직선제가 처음 적용될 사고당협 36곳을 확정하고 공모 절차에도 착수했다.
문제는 국민의힘이 지난 6·3 지방선거 패배 이후 정치적 힘을 어디에 쏟았느냐다. 서울에서 승리하는 등 일부 성과도 있었지만 전체 선거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국민의힘이 더 넓은 유권자층의 지지를 얻기 위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경고로 받아들일 만했다.
그렇다면 선거 이후 가장 먼저 던졌어야 할 질문은 분명했다. 왜 중도층과 무당층의 마음을 충분히 얻지 못했는지, 국민에게 국민의힘은 어떤 정당으로 비치고 있는지, 다시 선택받기 위해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지였다.
물론 국민의힘이 그동안 당협 문제만을 쇄신 과제로 내세운 것은 아니다. 민생과 소통, 보수 통합과 인재 발굴 등 여러 혁신 방향도 제시했다. 다만 실제 당 안팎에서 가장 크게 부각된 건 '당원 중심 정당'을 둘러싼 조직 개편과 그 과정에서 불거진 내부 갈등이었다.
당원의 권한을 확대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일은 아니다. 다만 선거에서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한 정당이 외연 확장과 민심 회복에 대한 고민보다 내부 선출 방식과 조직 개편을 둘러싼 논쟁에 더 많은 힘을 쏟는다면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쇄신보다 조직 정비, 혁신보다 당내 권력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앞섰다는 인상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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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쇄신보다는 조직 정비에, 혁신보다는 당내 권력 구조를 둘러싼 논의에 무게가 실렸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
당협 직선제를 둘러싼 과정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도부와 현역 의원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논란은 한동안 당내 다른 현안을 압도했다. 전면 재선출 방안은 결국 반발에 부딪혀 사고당협부터 실시하는 절충안으로 조정됐다.
그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무엇을 얻었는지는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당내에서는 직선제 도입이 누구에게 유리하고 불리한지, 장동혁 대표의 당 장악력과 리더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 셈법이 분주했다. 그러나 정작 당 밖의 국민에게 보여줄 변화와 정책 대안은 그만큼 선명했는지 의문이다.
당협 직선제만의 문제도 아니다.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에서는 당권과 계파, 징계와 조직 개편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졌다. 정당에서 노선과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내부 갈등이 당의 정치적 에너지를 계속 빨아들이는 동안 국민에게 왜 국민의힘이 필요한지를 설명하는 일은 상대적으로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마침 정기국회가 시작됐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앞에는 정부·여당을 견제하고 동시에 민생과 경제, 외교·안보에서 설득력 있는 대안을 내놓아야 할 과제가 쌓여 있다. 쇄신의 성패 역시 당내 제도를 얼마나 바꿨느냐보다 국민에게 어떤 변화와 대안을 보여주느냐로 평가받을 것이다.
앞으로 국민의힘이 더 치열하게 씨름해야 할 것도 당 안의 승패가 아니다. 국민이 국민의힘에 무엇을 기대하는지, 그리고 국민의힘은 왜 다시 선택받아야 하는지 답하는 일이다. 당권과 계파, 징계와 조직을 둘러싼 싸움에 계속 정치적 에너지를 소모한다면 아무리 당협을 고치고 당원 권한을 늘려도 쇄신은 당 안에 머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