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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경찰의 '6대 폐단'을 뿌리 뽑고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겠다며 경찰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국회=정채영·이태훈 기자] 검찰 수사권 폐지를 주도해 온 더불어민주당이 이번에는 경찰개혁이라는 과제를 마주했다. 오는 10월부터 일반 사건 수사를 사실상 경찰이 전담하게 되는 가운데 잇단 부실 대응 논란이 불거지면서, 비대해질 경찰 권한을 어떻게 견제할지가 새 형사사법체계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당내에서도 경찰의 수사 권한 확대와 견제 방안을 둘러싼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경찰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민석 대표는 26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찰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제 식구 감싸기와 사건 암장, 무단 종결 등 경찰 수사의 '6대 폐단'을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으로 경찰의 권한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광주 장윤기 사건과 제주 장미란 씨 사건 등 부실 수사 논란이 잇따르자 경찰의 수사 역량을 높이는 동시에 권한 남용을 막을 통제 장치 마련에도 나서겠다는 취지다.
당은 김 대표 직속 '경찰개혁추진단'도 공식 발족했다. 변호사 출신 김남희 의원이 단장을 맡은 추진단은 10명 안팎으로 구성되며, 절반가량은 전문가와 시민사회 인사, 피해자 대표 등 외부 인사로 채워진다. 당내 경찰 출신 의원들도 자문위원으로 참여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잇따라 경찰의 수사 역량 강화와 조직 쇄신을 주문하며 힘을 싣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5일 국무회의에서 최근 경찰의 기강 해이와 치안 사건에서 드러난 무책임한 대응을 질타하며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경찰개혁 방안과 관련 기구 구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제주에서 장기 실종됐던 장 씨의 시신이 발견되자 사건 경위와 경찰 지휘·감독 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경찰 개혁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다만 검찰의 보완수사권까지 폐지한 상황에서 경찰에 수사 권한을 집중시키는 것이 적절하냐는 우려는 당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한국은 검사가 '수사권'은 물론, 경찰의 요청 없이는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 간단한 조언·요청조차 할 수 없는 사실상 세계 유일의 형사사법시스템을 갖게 됐다"며 "'K-형사사법시스템'이 향후 어떻게 작동할지는 미지수입니다만, 분명한 것은 범죄자에게는 유리하고, 피해자에게는 불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 의원은 앞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당내 논의 과정에서도 보완수사권을 일부 유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경찰에 수사가 집중될 경우 이를 보완할 최소한의 장치는 필요하다는 취지로 거듭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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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장미란 씨 실종 사건의 부실 대응 논란이 경찰의 수사 역량과 권한 견제 필요성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장 씨 등 실종자 허위 종결 사건으로 직무유기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제주 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지난 25일 오후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후 이동하는 모습. /뉴시스 |
반면 최근 경찰의 부실 대응 문제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의 부작용으로 연결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 대표는 제주 실종 사건에 대한 경찰의 허위 종결을 두고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탓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작동하는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경찰의 제 식구 감싸기, 사건 암장, 무단종결, 증거 은폐·조작, 수사정보 유출, 개인정보 침해 등 6대 폐단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제도 아래에서도 발생한 문제인 만큼 검찰 권한 조정과는 별개로 경찰 조직 자체의 수사 역량과 내부 통제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당내에서도 이번 사안을 보완수사권 문제와 직접 연결하는 것은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더팩트>에 "검찰 보완수사권이 있는 상황에서도 발생한 경찰 수사 문제를 보완수사권이 있었다면 막을 수 있었던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물타기"라며 "이번 사안은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와는 별개로 경찰의 수사 과정과 내부 통제 체계에서 드러난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보완수사권 폐지와 경찰개혁을 별개의 사안으로만 보는 데 대해서도 당내에선 신중론이 제기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번 사건이 보완수사권이 존재할 때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검찰개혁과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긋는 게 시민들에게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있는 상황에서 국민적 관심이 큰 사건이 발생한 만큼 경찰 권한 확대에 상응하는 견제 장치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어 "당정이 경찰 내부 인사구조와 체계를 손보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만큼 이번 경찰개혁 과정에서 어떤 통제 장치가 마련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