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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굴욕’ 7년...김정은, 트럼프 손 다시 잡을까 [이우탁의 인사이트] Only
트럼프, ‘연합훈련 축소’ 이어 ‘연내 김정은 만날 것’ 잇딴 구애 김정은의 호응 주목...김여정 "두 지도자 관계는 훌륭"

트럼프, ‘연합훈련 축소’ 이어 ‘연내 김정은 만날 것’ 잇딴 구애
김정은의 호응 주목...김여정 "두 지도자 관계는 훌륭"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윈장과 만남을 희망하면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2019년 6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군사분계선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뉴시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윈장과 만남을 희망하면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2019년 6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군사분계선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뉴시스

[더팩트 | 이우탁 칼럼니스트] "한반도 남부에서 실시되는 연합군사훈련은 도대체 누구에 대한 것이며, 봉쇄시키려 하며, 물리치고 공격하려는 대상이 누구입니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8월 5일자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보낸 친서에는 이런 ‘하소연’이 나온다. 친서의 맥락을 이해하려면 이른바 ‘하노이의 굴욕’을 살펴봐야 한다.

북한에서는 ‘최고존엄’인 김 위원장은 자신의 전용열차를 타고 중국 대륙을 가로 질러 머나먼 베트남 하노이까지 이동해 트럼프를 만나 이른바 ‘과감한 딜’을 하려 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철저하게 외면했다.

이미 알려진 내용이지만 김 위원장은 영변 핵시설을 해제하는 것을 조건으로 미국의 대북 제재 해제를 갈구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미국 정보 당국의 정리한 ‘영변 이외의 5곳’의 핵시설 리스트를 보여주며 ‘모두 해체하라’고 요구했고, 김 위원장이 다른 얘기를 하자 "협상할 준비가 안됐다"고 선언하고는 협상장을 박차고 나갔다.

역사적인 ‘싱가포르 합의’를 바탕으로 세계 최강 미국 대통령과 담판을 지어 제재 국면에서 벗어나려던 김정은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김정은은 `하노이 노딜‘ 이후 약 100일 만인 그해 6월 30일 판문점에서 다시 트럼프를 만나 마지막 희망의 끈을 이어가려 했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66년 만에 분단의 상징 판문점에서 미북 정상이 함께 ’역사적 악수‘를 하는 장면은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두 사람만의 ’특별한 우정‘은 미국이 이후 한국과 연합군사훈련을 재개하면서 허무하게 막을 내린다. 김정은의 친서는 그 직후 트럼프에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토로한 셈이다. 이후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에 매달리지 않고 핵무력 고도화의 길로 질주해 사실상 핵무력 국가가 됐다.

그런데 그로부터 7년여가 지난 1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예의 바르게 행동했던 사람에게는 대규모 훈련이 매우 모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한미군사훈련이 북한에 보내는 ’적대적 신호‘라며 국방장관에게 훈련을 ’대폭 축소‘하라고 공개 지시한 배경을 ’김정은의 모욕‘과 연결한 것이다.

이어 ’올해 안에 김정은과 만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만날 것(I will be)"라고 대답했다. 김 위원장과 편지를 교환했느냐는 물음엔 "그건 말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그와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정통한 외교소식통들은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후에 트럼프가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란 전쟁의 늪에 빠진 트럼프가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카드로 김정은과의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11월에는 중국이 의장국으로 개최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예정돼있다. 중국을 사이에 두고 다자무대를 계기로 트럼프와 김정은의 회동이 성사되면 이 또한 ’빅 이벤트‘로 세계인의 시선을 끌 것이다.

절박해보이는 듯한 트럼프의 손짓에 대해 북한은 아직까지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19일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에 대해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북미 지도자간 소통‘에 대해 "알지 못하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우리 국가수반이 트럼프에 대해 개인적으로 좋은 추억과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데 대해서는 이미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며 "두 지도자들의 관계는 의연 훌륭하다"는 촌평을 남겼다. 트럼프의 희망대로 김정은은 다시 그의 손을 잡아줄 것인가.

김여정의 입장문에서 보듯 북한은 7년 전 하노이 때의 모습이 아니다. 대북 제재 해제에 더 이상 집착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를 든든한 우군으로 두고 있다. 게다가 중국의 시진핑은 반미(反美) 전선에서 북한과의 연대를 굳건히 하고 있다.

오히려 트럼프의 구애를 냉담하게 거절할 경우 ’하노의의 복수‘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트럼프의 러브콜을 무작정 외면하기는 힘들 것이다. 결국 하노이의 굴욕을 무색하게 만들 ’보따리‘를 트럼프가 제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여기에는 ’핵보유 인정‘ 여부나 다양한 외교안보적 카드와 경제적 문제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

그 하나하나가 한반도 안보정세와 직결돼 있다. 한국과 일본 등 미국의 핵심동맹국은 물론이고 중국과 러시아 등이 트럼프의 행보를 주시하는 이유다. 냉정하게 보면 트럼프의 행위들은 미국 외교 정책의 우선순위 재편과 국면 관리라는 계산이 깔려있다. 정치적 치적을 위해 동시 다발적 외교 카드를 꺼내든 트럼프의 거친 행보에 또다시 한반도 리스크가 고조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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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8.21 00:00 입력 : 2026.08.21 0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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