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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식 국회의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여야 원내대표와 회동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조 의장,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 /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22대 국회 교섭단체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후반기 원(院) 구성 협상을 놓고 본격적으로 기싸움을 시작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해야 하는 여당과 충분한 견제 권력을 확보해야 하는 야당의 이해관계 충돌로, 여야 간 원 구성 협상이 타결에 이르기까지 적잖은 난항이 예상된다.
11일 여야는 후반기 원 구성을 두고 탐색전을 벌였다. 전날(10일) 의원총회에서 선출된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원 구성을 빨리 해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루이틀 만에 합의할 수 있다"라면서 "거대 의석을 가진 민주당의 한 원내대표께서 많은 양보를 해주시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최대 쟁점은 법제사법위원장 배정 문제다. 여야 모두 양보할 수 없다며 단호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소관 상임위에서 통과된 법안은 반드시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를 거쳐야 한다. 본회의 직전 관문인 법사위를 운영하는 위원장은 쟁점 법안 처리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쥔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법사위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소수당이 견제할 수 있도록 다수당이 법사위를 양보하는 국회 관례는 다소 무색해졌다. 17대 국회부터 원내 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았던 전례는 2020년 21대 국회에서 16년 만에 깨졌다. 21대 국회 개원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관례를 내세워 법사위원장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거부했다. 끝내 원 구성 협상이 결렬돼 민주당은 상임위 18곳을 모두 차지했다.
2024년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민주당은 그해 22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협상에서도 18개 상임위 가운데 11개 상임위원장직을 가져왔다. 윤석열 정부 시절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차지했고, 국민의힘은 의회 독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원 구성 협상 과정도 여야 간 샅바싸움의 연속이었다.
이번에도 국민의힘은 소수당인 야당의 견제 기능을 무력화해선 안 된다며 민주당의 핵심 상임위 장악을 경계하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민주당이 또 전반기 국회처럼 법사위를 가져가겠다는 건 국회를 독점하겠다는 것"이라며 "최소한 견제 장치를 만들어 놓고 국회를 협치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 어떻게든 협상을 통해 받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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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정점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와 접견하며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
정 원내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을 향해 "집권여당 민주당은 일찍이 공언했던 18개 상임위 독식 방침을 공식 철회하고, '국회의장은 제1당, 법사위원장은 제2당'이라는 견제와 균형의 관례를 다시 복원해야 한다"라면서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 몫으로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성공적인 원 구성 협상이 과제로 주어진 상황이다. 거대 여당과의 협상력을 보여줘야 하는 처지다. 여대야소의 불리한 형세 속에 18개 상임위 중 주요 상임위를 민주당에 내준다면 협상력 부재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협상 과정에서 강하게 그립을 쥘 공산이 크다.
여당은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과거 여야가 협상하면 시간이 걸리고 나누다가 쟁점이 생기면 시간을 끄는 게 관례처럼 돼 왔는데 이번에는 하지 않겠다"라면서 "협상은 충분히 하겠지만 (야당이) 시간 끌기로 나오면 3기 원내에서는 용납하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 원내대표는 오는 18일까지 원 구성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서둘러 개혁 입법과 민생을 챙기겠다는 취지이자 과거 국회에서 여야 간 줄다리기 탓에 원 구성이 늦어지는 악습을 끊어내겠다는 의지다.
정치권에선 원 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여야 간 협치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소수당인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지면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거나 아예 법안을 회의에 상정하지 않는 식의 발목 잡기로 국회가 마비될 것"이라며 "여야 간 대화가 단절된다더라도 집권당으로서 입법 결과와 성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을 취할 민주당이 법사위를 양보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번에도 다수당인 민주당이 원 구성 협상의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크다. 다만 21대 국회 전반기 때처럼 모든 상임위를 독점하는 걸 반복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여당에 대한 민심이 심상치 않아 정치적 부담이 커서다. 알짜 상임위인 정무위·기재위 등 쟁탈전이 불가피해 '지각 국회' 가능성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