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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추진 잠수함과 원자력 협력을 골자로 하는 한미 안보 분야 후속 협의가 본궤도에 올랐다. 정부는 올해 안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입장이지만 핵물질 이전과 관련한 미 의회의 문턱을 높다. 더군다나 오는 11월에는 미국 중간선거가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을 아우르는 초당적 비확산 강경파도 고려 대상이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핵추진 잠수함과 원자력 협력을 골자로 하는 한미 안보 분야 후속 협의가 본궤도에 올랐다. 양국이 큰 틀의 타임라인을 논의한 가운데 정부는 올해 안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미 의회 통과 여부 등 현실적인 난관도 만만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5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미는 정상회담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 안보 합의 이행을 위한 1차 협의를 지난 2~3일 서울에서 진행했다. 첫날에는 핵잠 도입과 핵연료 수급 문제가 논의됐다. 핵잠은 원자로를 동력으로 사용하는데 현행 한미 원자력 협력 협정은 민수용 원자력 협력을 전제로 한다. 이에 따라 원자로에 들어갈 군사용 핵연료 수급을 위해서는 별도의 협정이 필요하다.
둘째 날에는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가 다뤄졌다. 두 문제는 한미 원자력 협력 협정을 개정 또는 조정하는 문제와 직결돼 있다. 기존 협정은 한미 간 서면 합의에 따라 농축(20% 미만)과 재처리가 가능하다고 돼 있어, 합의라는 허들을 낮추는 게 관건이다.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정부는 이번 회의가 성공적이었다는 입장이다. 특히 연중 성과를 점검하기 위한 체계를 마련하는 데 양국이 동의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도 이번 협의에 대해 연말까지 구체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여러 분야별 대표들이 와서 농축·재처리 문제, 핵잠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엄브렐라(핵우산) 협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핵잠을 한국에서 건조한다는 것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협의 개최 직전 핵잠 개발 사업을 '장보고 N사업'으로 명명하고 한국 내 개발·건조 등 5대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농축·재처리를 위해서나 핵잠을 위해서는 몇 가지 그런 새로운 틀의 합의가 필요하다"며 "필요한 합의도 하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고치기도 해서 진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미 원자력 협력 협정을 어느 범위까지 개정 또는 조정할 수 있는지가 성과의 전제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양국 정부가 협의점을 찾았더라도 안보 합의 사항이 곧바로 이행되는 건 아니다. 미국은 핵물질과 관련한 기술을 타국으로 이전할 때 법률뿐 아니라 의회 절차를 매우 엄격히 적용한다. 특히 의회의 경우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따른 변수가 상당하다. 정부가 협의에 속도를 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해석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통화에서 "한미 정부 간 협정 초안이 만들어지더라도 미국 의회 동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우리 정부가 협의에 서두르는 것도 11월 중간선거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와 별개로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을 아우르는 초당적 비확산 강경파의 존재를 고려해야 한다"며 "(핵잠 등이) 엄격한 조건이 붙는 제한적 예외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설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 의회의 동의 절차에 다다르는 과정도 순탄치 않을 수 있다. 앞서 정부는 조인트 팩트시트 발표 직후 일찌감치 협상 준비에 나섰지만, 대미투자 지연과 쿠팡 문제로 차질을 빚었다. 이에 따라 조인트 팩트시트 발표 이후 이번 협의까지 무려 7개월이 소요됐다. 이처럼 트럼프 행정부 특성상 예상치 못한 변수가 안보 협의와 연동돼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한미는 안보 분야 후속 협의 2차 회의를 이르면 내달 미국 워싱턴 D.C.에서 이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 "향후 협의를 가속화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안을 통해 수시로 접촉하거나 만날 예정"이라며 "차기 협의 구체 일정은 현재 양측 간에 조율 중에 있다"고 밝혔다.
js8814@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