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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 지방선거는 여당의 승리로 끝났다. 민주당은 전국 1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곳을 차지했지만 서울시장 선거에서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사진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한 입장을 밝힌 뒤 퇴장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분명 선거 이겼는데…웃지 못한 민주
-전국이 들썩였던 6·3 지방선거가 드디어 막을 내렸는데, 결과에 대한 여당 지도부 평가는 어때?
-민주당 지도부는 전국 16곳 광역단체장 선거 중 12곳을 석권했으니, 분명한 '승리'라고 평가했어. 4년 전 국민의힘에 내줬던 지방 권력 판세를 180도 뒤집은 것은 물론, 강릉시장 등 그동안 진보 계열 정당이 한 번도 기초단체장을 배출하지 못했던 몇몇 지역에서 승리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거든. '숫자'로만 본다면 이번 지선이 민주당 승리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거야. 그런데 민주당이 승리를 크게 기뻐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아.
-맞아. 이번 지선 최대 격전지였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대역전패를 허용했거든. 선거 전부터 '모든 지역을 다 이겨도 서울을 내주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경고가 나올 만큼, 서울 탈환은 민주당에 중대 과제였어. 그런데 서울 탈환에 실패했으니, 민주당으로선 '이겨도 이긴 것 같지 않은 선거'가 되어버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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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6일 민주당 정원오 전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정 대표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5번 출구 앞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던 당시. /남용희 기자 |
-그뿐만이 아니야.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선 당이 '삼고초려'해서 모셔 온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회수석이 무소속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게 석패했고, 경기 평택을 재선거에선 진보 진영 '집안싸움'에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를 어부지리로 당선시켰으니 당 분위기가 좋을 수가 없을 거야. 이같은 '미완의 승리'에 민주당 내에선 정 대표의 책임론이 터져 나오고 있어.
-정 대표의 반응은 어때?
-정 대표는 공개적으로는 이번 지선을 '승리'라고 평가하면서도 "서울을 탈환하지 못해 아프다"며 아쉬움도 숨기지 않았어. 지난 4일, 이번 지선과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접전지 다수를 헌납한 정 대표는 좌불안석인 듯 보였어. 정 대표는 애초 이날 오전 7시로 공지했던 지선 결과브리핑을 서울시장 선거 형세가 열세로 바뀌자 취소하는가 하면, 당일 국회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선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떴어. 한 민주당 인사는 <더팩트>에 "정 대표가 말로는 '승리'라고 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걸 자신도 알기에 괴로울 것"이라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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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청래 대표가 지난달 17일 서울 용산구에 마련된 강태웅 용산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눈을 감고 있는 모습. /박헌우 기자 |
◆한 번은 실수, 두 번은 의도?…정청래의 '김용남 지우기?'
-6·3 재보궐선거 이후 민주당 안에서 정 대표를 향한 뒷말도 나온다더라. 경기 평택을 재선거 패배 직후 정 대표의 발언을 두고 당 안팎에서 "김용남 전 후보를 의도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무슨 일이야?
-정 대표는 지난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에서 낙선한 후보들을 위로했어. 특히 직접 오중기 전 경북지사 후보와 김부겸 전 대구시장 후보 등을 언급했지. 그런데 정작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던 평택을 김용남 전 후보와, 본인이 '삼고초려' 끝에 영입했다며 자랑했던 하정우 전 부산 북구갑 후보 이름은 빠졌더라고.
-한 번쯤 빠뜨릴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물론 그렇지. 그런데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거야. 앞서 지난달 7일 열린 경기·인천·제주 지역 공천자대회에서도 정 대표는 서울·경기 지역 후보들을 소개하면서 송영길, 이광재, 김남준, 김남국, 김성범 당시 후보 등을 차례로 언급했는데 김용남 전 후보 이름은 말하지 않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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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치러진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김용남 전 민주당 후보가 낙선했다. 사진은 지난달 21일 경기 평택시 안중시장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김 전 후보. /남윤호 기자 |
-민주당은 평택을에 김용남 전 후보를 전략 공천했잖아. 그만큼 그의 경쟁력을 인정했던 거 아닌가. 게다가 정 대표가 직접 김 전 후보 후원회장까지 맡았잖아. 그래서 더 뒷말이 나오는 것 아닌가 싶어. 실제 정 대표는 김 전 후보의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한 이후 선거 기간 동안 평택을 찾지 않았잖아.
-당내에서도 여러 해석이 나올 만하네.
-그렇지. 평택을은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가 출마했던 곳이기도 하잖아. 당 안팎에서는 정 대표와 조 전 후보를 둘러싼 정치적 관계를 거론하는 목소리도 나와.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에 "조국 전 후보 눈치만 보다 정작 우리 후보는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 아니냐"면서 "(정 대표는) 내란세력 심판을 강조했지만 정작 평택을에서는 국민의힘 의원이 당선됐다"고 지적했어. 그러면서 "이번 패배를 둘러싼 책임론 역시 정 대표를 피해 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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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실시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선거 끝나자, 당권 신경전?…송영길의 정청래 책임론에 어수선한 與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민주당 내부가 벌써 차기 당권 경쟁 분위기라며?
-맞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송영길 의원이 선거 다음날인 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선거 결과를 평가하면서 사실상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했어. 특히 접전 끝에 패배한 경기 평택을과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 서울시장 선거를 언급한 뒤 "정부 성공을 위해서는 당 지도부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꼈다"며 사실상 정 대표를 직격했어. 차기 당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하는 이들이 많더라. 송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 여부엔 말을 아꼈어. 하지만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당연히 선거 책임은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가 진다. 당연한 말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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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민주당 안에서 선거 책임론과 차기 지도부를 둘러싼 신경전이 감지되고 있다. 사진은 민주당 정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왼쪽 세번째)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발표 방송을 시청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
-당내에서도 말이 나오겠네.
-맞아. 최민희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송영길 당선인은 과거 당 대표답게 분열보다는 통합 행보를 해주기 바란다"며 "경쟁적 책임 추궁 전에 서울·평택·부산 북갑 결과를 냉정하게 분석했으면 한다"고 밝혔어. 공개적으로 이름을 언급하며 자제를 요청한 셈이지. 한 재선 의원도 <더팩트>와 통화에서 "선거 과정에 무소속 후보를 두둔한 것부터 해당 행위가 아닌가. 지도부 책임론을 꺼내기 전에 자숙이 먼저"라고 비판하더라. 대리비 제공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이후 무소속으로 전북지사에 출마한 김관영 후보에 대해 옹호하는 발언을 남겼던 송 의원을 지적한 거야.
-결국 전당대회와 연결되는 모양새야. 6선 고지에 오른 송 의원은 차기 당권 주자로도 거론되고 있거든. 그래서 당 안에서는 이번 논쟁을 단순한 선거 평가가 아니라 전당대회 전초전으로 보는 시각도 있어. 벌써 당권 경쟁의 신호탄이 올라간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어.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정소영 기자, 김수민 기자, 정채영 기자, 이태훈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