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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5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대한민국 헌법 개정안에 대해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에 불참해 투표가 불성립됐다. /뉴시스 |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 주도로 여야 6당(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개혁신당·사회민주당·기본소득당)이 발의한 헌법 개정안 처리가 국민의힘의 반대로 무산됐다. 범여권은 다시 본회의를 얼어 개정안을 표결에 부칠 방침이지만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은 작다.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지방선거 국면에서 여야의 '네 탓' 공방만 과열될 전망이다.
국회는 7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개헌안을 상정해 표결을 진행했지만 의결정족수인 재적의원(286명)의 3분의 2 이상(191명)에 미치지 못해 투표 자체가 불성립됐다. 이번 표결에는 여야 의원 178명만 참여했다. 지방선거용 '정치 이벤트'에 불과한 졸속 개헌에 동참할 수 없다며 반대 당론을 정한 국민의힘 의원 106명은 모두 불참했다.
국민의힘이 반대의 뜻을 고수해 개표 불가는 예견된 결과였다. "국민투표로 가는 관문을 표결조차 하지 않고 닫아서는 안 된다"라며 투표 참여를 촉구한 우 의장은 이날 오후 4시까지 기다렸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끝내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우 의장은 8일 본회의를 열어 개헌안 재투표를 진행할 방침이지만, 국민의힘이 태도를 바꿀 가능성은 희박하다.사실상 개헌안은 폐기되는 수순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개헌안 재투표가 진행된다면 본회의에 상정되는 모든 안건에 대해 무제한 토론으로 대응한다는 원내 지침까지 내렸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곧 있을 지선과 동시에 부치기 위해 개헌안을 성급하게 처리해선 안 된다는 게 공통된 인식"이라면서 "개헌은 여야 합의 정신의 토대에서 진행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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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원식 국회의장(가운데)과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왼쪽),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개헌안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기념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시행하기 위해선 오는 10일까지는 개헌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는데, 여야의 견해차가 분명한 만큼 '87년 체제' 종식은 요원하다. 여야 6당이 개헌에 힘을 모았던 만큼 국민의힘과 정치적으로 강하게 대립할 공산이 크다. 개헌 기회가 무산된다면 국민의힘 설득에 무게를 둬온 범여권은 국민의힘 책임론을 띄우며 개헌 우세 여론을 더욱 확대하는 쪽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4~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헌법 개정이 필요성이 공감한 응답은 58%로 '개정이 필요하지 않다'(29%)는 응답보다 많았다. 또, 개헌 국민투표를 지방선거와 동시에 하는 것에 대한 설문에는 찬성 의견이 59%로 반대 의견(27%)보다 높았다.
애초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는 권력구조 등 민감한 사안을 배제하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부분의 단계적 개헌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국민의힘을 압박해왔다. 여야 6당이 발의한 개헌안은 5·18 민주화운동 정신과 부마항쟁을 헌법전문에 반영하고, 국가의 지역균형발전 책임과 비상계엄에 대한 국회의 통제권을 강화한 내용이 핵심이다. 국민의힘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이후 여야가 함께 개헌특위를 구성해 헌법 전문부터 권력구조 개편 등 종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 최상위법인 헌법을 신중하게 고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시대를 반영한 개헌 필요성에는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라면서 "마치 국민의힘이 개헌에 반대하는 듯한 프레임을 씌우는 건 정치 공작"이라고 말했다.
본문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9.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