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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중국, 러시아가 내달 14~15일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급속히 밀착하는 양상이다. 반면 한미 관계는 구성 핵시설 논란과 쿠팡 문제로 불확실성 국면에 놓였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을 계기로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난 모습. /AP. 뉴시스 |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한반도 정세의 최대 분수령으로 전망되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러가 빠르게 결집하고 있다. 북한은 일찌감치 중국 외교 사령탑을 평양으로 불러들였고, 최근에는 러시아 고위급 인사들의 방북까지 성사시켰다. 중국과 러시아도 관련한 소통을 마쳤다. 북중러가 결속을 강화하는 사이 한미 관계는 구성 핵시설 논란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진 양상이다. 미중 회담 계기 북미 회담에서 입지를 모색하려는 정부로서는 난관에 봉착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러 양측이 주장하는 '쿠르스크 해방 1주년'을 맞아 방북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과 바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국가회의(하원) 의장을 전날 만났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과 벨로우소프 장관은 회담에서 "조로(북러) 두 나라 사이의 정치 군사적 협력과 협조를 더욱 공고히 하고 가일층 강화발전 시켜나가기 위한 일련의 문제들이 토의"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볼로딘 의장과의 면담에서는 양국 동맹 관계의 굳건함이 과시됐다고 했다.
북한이 쿠르스크 해방 1주년을 고리로 러시아 고위급 인사들의 방북을 달성한 건 상당히 계획적이라는 평가다. 내달 14~15일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의 뒷배는 러시아'라는 메시지를 각인시켰다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김 위원장이 미중 회담 직전인 내달 9일 열리는 러시아 전승절에 참석, 북러 밀착의 상징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지난해 러시아 전승절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올해 방러한다면 북한은 높은 수준의 전략적 입지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에 연출한 북중러 삼각 연대의 재현이다. 당시에 비해 각국 관계도 미중 회담에 앞서 급속히 가까워지는 양상이다. 북러 밀착 외에 북중 관계는 6년 7개월 만의 왕이 외교부장의 방북으로 전면 회복됐고, 중러 관계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시 주석을 만나 푸틴 대통령의 방중을 공식화하면서 공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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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미중 회담을 계기로 한 북미 회담을 통해 남북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구성 핵시설 발언 논란 등으로 한미 관계는 이상기류에 휩싸였다. 향후 북미 회담 과정에서 정부의 입지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그래서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만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
이처럼 북중러 3국이 미중 회담을 앞두고 이해관계를 교차 확인한 반면, 한미 관계는 구성 핵시설 발언 논란과 쿠팡 문제로 불확실성에 놓인 형국이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 수행 중인 지난 23일(현지시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성 핵시설 발언과 관련해 "(정 장관은) 오픈 소스로 들은 걸 얘기한 것(이라는 입장)"이라며 "미국에서는 미국 측에서 준 정보가 유출된 것이라고 한다"고 양국 인식 차를 설명했다. 이어 "사달이 나긴 난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위 실장은 쿠팡 문제에 대해서도 "한미 간 안보 협상에 영향을 주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보 협의가 지연되는 건 사실이고, 그게 동맹관계 전체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미중 회담을 계기로 한 북미 회담을 통해 남북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모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한미 관계부터 이상기류에 휩싸인 셈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은 동맹국을 존중하지 않고, 북한은 한국을 완전히 배제하려고 해 한국으로서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이라며 "특히 한미 간 불협화음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미중 회담 계기 북미 회담 과정에서 한국이 배제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미 간 이상기류는 구성 핵시설 논란이나 쿠팡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한미연합훈련 축소 주장, 유엔군사령부와의 비무장지대(DMZ) 갈등 등 양국 간 누적된 불만의 표출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에 따라 양국이 오해를 불식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특히 국가안보실장이 한미 관계의 불협화음을 공식 인정한 상황은, 알려진 것 외에 한미 간 이견이 존재했던 사안이 적지 않았다는 걸 방증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js8814@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