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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잠잠했던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안호영 의원 단식 사태를 기점으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양상이다. 당내에선 안 의원의 단식장을 찾지 않은 정청래 대표에 대한 비토 및 지지 여론이 극명히 갈리고 있다. 이번 사태로 촉발된 계파전이 향후 당내 국회의장 경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 2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언주 최고위원(왼쪽)이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한동안 잠잠했던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안호영 의원 단식 사태를 기점으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양상이다. 당내에선 안 의원의 단식장을 찾지 않은 정청래 대표에 대한 비토 및 지지 여론이 극명히 갈리고 있다. 이번 사태로 촉발된 계파전이 향후 당내 국회의장 경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민주당 인사는 23일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큰 선거를 앞두고 당이 나름대로 준비를 잘해 가나 싶었는데, 전북도지사 경선을 계기로 시끄러워졌다"며 "이 문제가 계파전 양상으로 흘러가니 (선거 준비에 차질을 주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큰 잡음 없이 6·3 지방선거 공천 작업을 이어왔지만, 전북지사 공천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원택·안호영 의원의 2파전으로 치러진 전북지사 경선에서 이 의원이 승리했지만, 안 의원이 경선 과정에서 제기된 이 의원의 '식사·주류비 제3자 대납 의혹'에 대한 윤리감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 재감찰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안 의원이 제기한 재심 신청을 기각했고, 재감찰 요구도 사실상 묵살했다. 민주당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추가로 문제가 발견될 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인데, 이 의원에 대한 당 차원의 추가 감찰 결과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결국 안 의원은 단식 12일째인 지난 22일 건강이 악화해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이 과정에서 정 대표가 한 번도 안 의원을 찾지 않은 것을 두고 당내에선 갑론을박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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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호영 의원 단식 사태는 이미 계파전 양상으로 비화한 모습이다. 과거 '전당원 1인 1표제'와 '조국혁신당 합당' 추진 당시 정청래 대표와 사사건건 부딪쳤던 이언주·강득구 최고위원은 안 의원 사태를 계기로 정 대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이언주·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22일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단식농성 중인 안호영 의원을 찾아 상태를 살피는 모습. /뉴시스 |
문제는 안 의원 단식 사태가 계파전 양상으로 비화했다는 데 있다. 과거 '전당원 1인 1표제'와 '조국혁신당 합당' 추진 당시 정 대표와 사사건건 부딪쳤던 이언주·강득구 최고위원은 안 의원 사태를 계기로 정 대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전날 안 의원 단식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적 관계에서도 이렇게는 하지 않는다"며 단식 중인 안 의원을 한 번도 찾지 않은 정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자 정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이 맞받았다. 최민희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천 불복과 이를 우회적으로 부추기는 최고위원들이 있다"며 "공천불복 단식을 빌미로 당대표를 공격하는 건 무엇이냐"고 썼다. 이는 다분히 이·강 최고위원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처럼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민주당 계파 신경전이 안 의원 단식 사태로 재부상하면서, 얼마 남지 않은 22대 후반기 국회의장 경선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의장 경선이 반정청래(반청)계와 친정청래(친청)계의 대리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민주당 내 의장 후보군으로는 조정식(6선·경기 시흥시을), 박지원(5선·전남 해남완도진도군), 김태년(5선·경기 성남시수정구) 의원이 거론된다. 세 의원 모두 특정 계파와 대척하는 인물은 아니지만, 이력과 최근 행보를 보았을 땐 각각 색채가 구별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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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민주당 내 의장 후보군으로는 조정식(6선·경기 시흥시을), 박지원(5선·전남 해남완도진도군), 김태년(5선·경기 성남시수정구) 의원이 거론된다. 세 의원 모두 특정 계파와 대척하는 인물은 아니지만, 이력과 최근 행보를 보았을 땐 각각 색채가 구별된다는 평가다. /더팩트 DB |
당내 최다선인 조 의원은 현재 이재명 대통령의 정무특보를 맡고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함께 당내 친이재명(친명)계 좌장으로서 구심력을 가진 인사로 거론된다. 정 대표와 대척점에 선 인물은 아니지만, 의장 후보군 중에선 반청계 인사들의 지지를 가장 잘 흡수할 수 있는 인사로 꼽힌다.
박 의원은 정청래 지도부 출범 이후 정 대표가 추진한 '전 당원 1인 1표제'와 '조국혁신당 합당' 등 사안에서 정 대표에게 힘을 싣는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해 12월 1인 1표제를 두고 당 내홍이 격화하자 "정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야 내란세력을 청산하고 3대 개혁을 완수할 수 있다"며 정 대표를 감싸기도 했다.
김 의원은 과거 정책위의장과 원내대표를 거치는 등 당내 관계가 원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는 현역의원이 80명가량 모인 공부모임 '경제는 민주당' 좌장을 맡고 있다. 과거 친문재인(친문)계로 분류됐으나 경기 성남수정에서만 5선을 지낸 만큼, 이 대통령과의 관계도 두터운 것으로 전해진다.
한 정치권 인사는 통화에서 "의장 후보군 모두 의원들과 두루 관계가 좋기 때문에, 특정 계파만의 지원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특정 계파가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표를 집중시키는 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20%의 권리당원 투표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다음 달 13일 재적의원 투표(80%)와 권리당원 투표(20%) 합산 방식으로 의장 후보자를 선출할 예정이다.
xo9568@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