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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성패<중>] 낡은 87년 체제 보내야…왜 '지금' 개헌인가 Only
우원식 "개헌 국민 공감대도 확인" 정치 양극화·지방 소멸 해소에 필수적 내달 7일까지 발의돼야 선거 전 표결

우원식 "개헌 국민 공감대도 확인"
정치 양극화·지방 소멸 해소에 필수적
내달 7일까지 발의돼야 선거 전 표결


12·3 비상계엄 사태는 국민이 개헌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가장 큰 요소가 됐다. 사진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초당적 개헌추진을 위한 제정당 연석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는 국민이 개헌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가장 큰 요소가 됐다. 사진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초당적 개헌추진을 위한 제정당 연석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87년 체제' 종언을 위한 시도는 번번이 현실 정치라는 벽에 가로막혔다. 민주주의를 지탱할 안전장치가 헌법에 새겨지지 못한 사이 정치 양극화는 깊어졌고, 권력자의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마저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개헌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에야말로 87년 체제를 넘어 새로운 질서로 나아갈 수 있을까. 국민의 시선이 다시 국회로 향하고 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국회=정채영·이태훈·서다빈 기자] 1987년 민주화 항쟁의 산물로 탄생한 현행 헌법이 어느덧 불혹을 앞두고 있다. 군사 독재를 끝내고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한 역사적 성과였던 87년 체제는, 이제는 정치의 발목을 잡는 구조적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개헌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드는 이유는 단순히 권력을 나누기 위함이 아니다. 개헌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정치권을 움직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를 토대로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19일 초당적 개헌 추진을 위한 연석회의를 열고 "국민 의견 조사에서 비상계엄 통제 강화, 지역균형 발전 명시, 5·18 정신 헌법 수록에 대해 압도적인 공감대가 확인됐다"며 개헌 추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곧바로 개헌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특히 이번 개헌론은 과거처럼 권력구조 개편 논쟁이 아니라, 정치 양극화 심화와 국정 마비 반복이라는 현실 문제에서 출발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행 권력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고 극단적 대치를 완화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 권한을 분산하고 국회와의 권력 균형을 재설계하는 한편, 여야 협의를 제도적으로 유도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방 소멸 위기에 대한 대응 역시 개헌 논의의 중요한 배경이다.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가 확대되고 지역 소멸 위기가 현실화되면서, 기존 중앙집권적 헌법 체계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4선 의원은 통화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하는 '지방 주도 성장'이 본격화되려면 헌법적 지방 분권 규정이 우선시돼야 한다"며 "지난 40년간 지방 소멸이 가속화된 것은 중앙집중적 헌법 구조의 한계다. 권력 구조를 당장 손대지 않더라도 지방을 살리기 위한 내용을 헌법에 반드시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19일 초당적 개헌 추진을 위한 연석회의를 열고 국민 의견 조사에서 비상계엄 통제 강화, 지역균형 발전 명시, 5·18 정신 헌법 수록에 대해 압도적인 공감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초당적 개헌추진을 위한 제정당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정한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19일 초당적 개헌 추진을 위한 연석회의를 열고 "국민 의견 조사에서 비상계엄 통제 강화, 지역균형 발전 명시, 5·18 정신 헌법 수록에 대해 압도적인 공감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초당적 개헌추진을 위한 제정당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정한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권력 통제 장치에 대한 문제의식이 커진 점도 개헌론 확산의 배경으로 꼽힌다. 계엄 선포 권한이 대통령에게 집중된 현행 헌법 구조상 이를 제어할 실질적 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소수정당 지도부는 통화에서 "의원들의 표결 자체를 할 수 없게 막을 경우 헌법에 규정된 48시간 내 계엄 해제 절차도 사실상 작동하기 어렵다"며 "당시 국민들이 체감한 공포가 계엄 통제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요한 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한국이 지난 40년 사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국가 규모와 사회 구조가 크게 달라졌다"며 "시대정신에 맞게 헌법이라는 옷도 바꿔 입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87년 헌법은 6·29 선언이라는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었지만, 오늘날에는 다원화된 사회와 기술 발전 속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민주화의 역사적 성취를 헌법에 온전히 담지 못한 점도 개헌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여러 번 좌초된 개헌 논의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언급되는 배경에는 현실적인 고려도 자리 잡고 있다. 개헌을 위해 필수적인 국민투표를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할 경우 비용 절감 효과는 물론, 국민적 관심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개헌 투표를 위한 데드라인이다. 6·3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 투표를 치르기 위해서는 개헌안이 내달 7일까지 발의돼야 한다. 이후 20일 이상의 공고 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5월 11일까지는 본회의 처리가 완료돼야 한다. 여기에 본회의에서 전체 의원 중 3분의 2인 197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현재 야당은 리더십 부재로 인해 개헌의 시급성을 따져볼 겨를조차 없는 '질서의 진공 상태'"라고 비판하며, 정치권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번 개헌 논의로 87년 체제를 넘지 못하면 같은 실패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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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30 00:00 입력 : 2026.03.30 0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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