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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미애 전 법제사법위원장이 경기도지사 출마로 사임한 가운데, 차기 법사위원장 인선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정회를 선언한 뒤 이석하고 있는 추 전 위원장. /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상임위원장 독식 방침을 거듭 밝히면서 차기 법제사법위원장 인선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22대 국회 전반기 기준 상설 특위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제외한 17개 상임위원회 가운데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를 포함해 10곳, 국민의힘은 7곳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 대표는 이에 더해 민주당이 "집권여당의 책임과 국민에 대한 도리를 다하기 위해 상임위원장을 모두 맡아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이번 쟁점의 핵심은 단연 법사위원장이다. 법사위는 다른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들이 본회의로 가기 전 체계·자구 심사를 거치는 마지막 관문이다. 사실상 국회 입법 과정에서 절대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는 쟁점 법안의 처리 속도와 수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법사위원장은 단순한 상임위원장 한 석 이상의 정치적 무게를 갖는다. 최근 추미애 의원이 경기도지사 출마를 위해 법사위원장직을 사임하면서, 법사위원장 인선은 더욱 주목받는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 대표가 상임위원장 독식 방침을 거듭 밝히면서 실제 추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노무현 정신을 부정하고 민주화 성취에 침을 뱉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민주당을 향해 법사위원장 자리를 양보하라고 압박했다.
송 원내대표는 "참여정부 당시 최고의 정치개혁은 17대 국회 구성에서 국회의장은 제1당이 가져가고 법사위원장은 제2당이 가져가는 전통을 만든 것"이라며 "법사위원장직 반환을 거부하고 있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태는 노무현 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며 상임위원장 100% 독점을 의논한 것은 국민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87년 민주화의 성취에 침을 뱉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법사위원장직은 즉각 국민의힘에 반환해야 한다. 그것이 국회·국가 정상화의 출발"이라고 적으며 가세에 나섰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실제로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전석 확보를 밀어붙일 경우 강경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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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전석 확보를 추진할 경우 강경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4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2026 국회정각회 신춘법회'에 참석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남용희 기자 |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반발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반환 여부'가 아닌 '누가 차기 법사위원장을 맡느냐'에 관심이 더 쏠려 있다는 전언이다. 원내 지도부 역시 후임 법사위원장 선임을 우선순위에 두고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본회의 일정과 연계해 추 위원장의 사임이 31일 처리되면, 지방선거 출마로 자리를 비우는 다른 상임위원장 문제와 함께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후임 인선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인선이 향후 민주당의 법사위 운영 기조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개혁 입법의 상징성을 이어갈 '강성 카드'를 택할지, 민생 처리와 협상력을 앞세운 '균형형 카드'를 택할지에 따라 정청래 체제의 국회 운영 기조도 보다 선명해질 전망이다.
한 법사위 출신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강성 당원들만 쫓는 이가 아닌 점잖은 사람이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법사위를 '강경 투쟁의 전면'으로만 끌고 갈 인물보다는, 당내외 메시지 관리와 법안 조율 능력을 함께 갖춘 인사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법사위를 개인 정치나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는 일부 의원들에 대한 지적이 제기돼 온 만큼, 이를 의식한 발언으로 읽힌다.
개혁 입법들이 일단락된 만큼, 이제는 민생 현안을 제때 처리할 실무형 인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충청권을 지역구로 둔 한 초선 의원은 "개혁 법안은 해결했으니 이제는 민생 법안을 속도감 있게 처리할 사람이 맡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bongouss@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