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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소청법·중수청법(중대범죄수사청법)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이를 '검찰개혁의 꿈을 꾼 지 24년 만의 결실'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국회=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국회=정채영 기자] 2026년 3월 21일은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 날이다. 공소청법·중수청법(중대범죄수사청법)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으며 사실상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권 분리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더팩트>와 만난 박 의원은 이번 법안 통과를 2002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강연을 듣고 검찰개혁의 꿈을 꾼 지 24년 만의 결실이라고 표현했다.
검찰개혁은 박 의원의 정계 입문의 계기이기도 하다. 때는 그가 노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합류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9년 차 판사였던 그는 검찰개혁을 역설하던 그의 모습에 전율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박 의원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24년간 이 문제에 집착해 왔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당선은 결국 그가 법복을 벗고 국회로 발걸음하게 했다. 박 의원의 아내는 3일을 굶었지만, 그는 끝내 4선 의원으로 서며 집념의 정치인으로 거듭났다.
사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법무부 장관으로서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박 의원은 당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검찰청법 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발생한 전략적 실책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당시 개정안은 검사의 직접 수사 범위를 '부패·경제범죄 중'으로 한정하려 했으나, 여야 협상 과정에서 '등'으로 타협됐다. 박 의원은 "그 '등' 자 하나가 결국 윤석열 정부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체제에서 수사권을 원상 복구시키는 빌미가 됐다"며 "결과적으로 수사·기소 분리에 철저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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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개혁법안이 통과된 것을 두고 수사 개시권과 종결권을 완전히 '제로(0)'로 만든 것은 엄청난 역사적 변혁"이라고 말했다. /남윤호 기자 |
과거 검수완박 당시 집단행동을 일삼던 검찰이 잠잠해진 배경에 대해 박 의원은 "빛의 혁명 이후 자기들의 수괴였던 윤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과정을 목격했고, 집단행동을 하려 해도 국민 여론에 의해 완전히 진압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 검사들이 조용한 것은 정부안에 만족해서가 아니라, 이재명 정부의 높은 지지율과 엄중한 여론 앞에 소위 말해 '쪽을 못 쓰는' 분위기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봤다. 믿는 구석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그래서 박 의원은 이재명 정부가 보여준 개혁의 속도와 강도에 더 깊이 감탄할 수밖에 없다. 그는 "이재명 정부는 집권 초기에 전광석화처럼 대통령의 결단으로 검찰청을 폐지했다"며 "수사 개시권과 종결권을 완전히 '제로(0)'로 만든 것은 엄청난 역사적 변혁"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눈에 이 대통령은 노 대통령의 '현신'이었다.
검찰 개혁은 큰 산을 넘었지만, 박 의원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보완수사권'이라는 제도를 어떻게 설계할지 정밀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보완수사요구권은 남겨두고, 공소시효가 임박했음에도 경찰이 보충 수사 요구를 이행하지 않는 등의 극히 예외적인 사안에 한해서는 보완수사를 인정해야 한다"며 "누가 보더라도 명확하게 해석될 수 있도록 법률을 아주 디테일하게 다듬어야 검찰주의의 부활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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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전·충남 통합 무산을 두고 "통합만 되면 4년간 20조 원 규모의 사업성 예산을 확보해 대전·충남의 경제 규모를 100조 원 이상으로 키울 수 있었다"며 이른바 '메가시티 전략' 필기를 꺼내 보였다. /남윤호 기자 |
검찰개혁이라는 대변혁 앞에서도 박 의원의 표정은 마냥 밝지 않다. 동시에 또 다른 6년의 설계도가 잠시 멈췄기 때문이다. 대전·충남 통합 시장 출마를 준비하며 삭발까지 감행했지만, 결국 무산된 통합 논의 앞에 출마 의사를 철회했다. 그는 "머리 깎고 절에 들어가 깨우침을 얻고 나와야 하는데, 중간에 그냥 하산한 느낌"이라며 "천근만근의 아쉬움"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에게 이번 통합 무산은 단순한 선거 불출마 그 이상의 의미다. 그는 인터뷰 도중 6년 전 직접 작성했다는 '메가시티 전략'을 꺼내 보였다. 대전의 카이스트와 인재, 충남의 산업 기반을 결합해 미국의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GAFA) 같은 기업이 탄생할 토양인 '충청판 실리콘밸리'를 만들겠다는 원대한 청사진이었다. 박 의원은 "통합만 되면 4년간 20조 원 규모의 사업성 예산을 확보해 대전·충남의 경제 규모를 100조 원 이상으로 키울 수 있었다"며 "국민의힘이 선거 구도를 흔들기 위해 '선거용 카드'로 통합을 꺼냈다가 정작 자신들의 입지가 좁아지자 몽니를 부리는 행태에 시도민이 누릴 공익적 혜택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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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팩트와 인터뷰에 앞서 대전 엑스포의 마스코트 '꿈돌이'를 들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
비록 이번 6.3 지방선거에서의 통합은 수포가 됐지만, 그는 2028년 총선 전 재추진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박 의원은 "누가 자기 임기를 중간에 그만두고 통합하자고 하겠나. 나는 그런 살신성인의 각오가 되어 있었다"며 "앞으로 나올 후보들도 사익을 접고 70% 이상의 시도민 동의를 끌어낼 의지가 있다면 2028년에는 반드시 통합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개혁이라는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이뤄낸 집념의 승부사 박범계 의원은 이제 충청의 미래를 바꿀 '행정 통합'이라는 여정을 위해 다시 신발 끈을 묶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