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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입법조사처가 설립 19주년을 맞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사진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기념 떡을 이관후 국회입법조사처장, 우수의원 등에게 나눠주는 모습. /국회=이하린 기자 |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국회 입법·정책 '싱크탱크'를 담당하는 국회 입법조사처가 올해로 설립 19년을 맞은 가운데, 18일 열린 기념식에서 입법조사처장부터 국회의장, 공로상을 받은 국회의원들까지 "미안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관후 국회 입법조사처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회 입법조사처 19주년 기념식'에서 최근 입법조사처가 추진한 주요 성과들을 소개하며 구성원의 노고를 언급했다. 그는 산불 대응 특별보고서, 다차원 불평등 연구, 상임위원회 계류·표류 법안 점검 보고서 등 입법조사처가 국회의 입법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이 처장은 "모든 성과가 각자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매진해 온 가족 여러분들이 고생해 준 덕분"이라며 "이전보다 훨씬 과정한 업무를 감당해준 직원들에게 고맙고 감사하다. 정말 미안한 마음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리 받아본) 초고에 이미 '미안하다'고 써놨더라"며 "초고에 있는 내용이지만 저도 정말 미안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여 현장에선 웃음이 터졌다.
이 처장은 내년 입법조사처 설립 20주년을 앞두고 있지만 정원이 10년째 그대로라며 인력 확충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AI, 기후 등 전문 분야를 확충해야 하는데 10년째 TO가 없어서 못 하고 있다"며 "입법조사처와 예산정책처를 합쳐도 KDI 규모보다 작다"고 토로했다. 이어 "어려운 여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과로와 야근해 가면서 국정 전 분야의 여러 현안을 치열하게 분석해 든든하게 의정활동 지원을 계속 잘하겠다"고 밝혔다.
우 의장도 이날 우수의원 공로패를 수여한 뒤 "처장 이야기를 들어보니 열심히 하는데 인력도 못 놀려주고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놓아서 나한테 미안하다고 하라는 것 같다"며 "미안합니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이 이어졌다.
우 의장은 입법조사처의 성과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현안에 대해 신속하게 분석하고 선제·능동적으로 의제를 발굴해 주요 국가적 과제를 국회와 연결하는 정책 거버넌스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12·3 비상계엄 이후 발생한 여러 현안에 대해 국회가 대응하는 과정에서 입법조사처가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우 의장은 "비상계엄 이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들이 숱하게 벌어졌는데 하나하나 대응하기가 굉장히 힘들었다. 두루두루 의견을 수렴하고 안정적으로 관리를 잘했단 칭찬이 많다"면서도 입법조사처에 공을 돌렸다.
그는 "그 중심에 입법조사처의 노력이 아주 컸다"며 "비어 있는 헌법의 빈틈을 잘 해석해 준 것도 국회가 한 일이고, 그 중심에 입법조사처가 있었다"고 짚었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 의결정족수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쟁점에 대해 입법조사처가 제시한 해석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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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원식 국회의장이 18일 열린 국회입법조사처 설립 19주년 기념식에서 우수의원에게 표창과 부상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은 우 의장(왼쪽)과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 /이하린 기자 |
이날 행사에는 입법조사처 우수의원 표창도 진행됐다. 허영·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예지·김대식 국민의힘 의원,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이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진 의원은 이날 다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우수 의원들의 입에서도 "미안하다"는 발언이 이어졌다. 지난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를 맡았던 허영 의원은 "예산을 늘리는 데 어떻게든 역할을 하겠다"고 했고, 김대식 의원도 "국회를 선진화하는 데에 혁혁한 공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지금 예결산 소위를 맡고 있는데 조금 더 빨리 상을 주셨으면…정말 죄송하고 제가 미안하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예지 의원은 "그동안 굉장히 귀찮을 수 있을만큼 자료를 요청했었다"며 "괴롭히는 사람의 한 사람으로서 저도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래 1~2년 사이에 보고서 질이 굉장히 좋아졌고 회답의 농도가 짙어져 왜 그럴까 했더니 이관후 처장님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며 "국회의원 임기가 2년 남았는데 처장님이 함께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행사 말미엔 기념 떡 케이크를 자르고 참석자들과 이를 나눠 먹는 시간도 가졌다. 우 의장이 직접 떡을 잘라 의원들에게 전달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한편, 입법조사처는 2007년 공식 출범한 국회의 전문적인 입법·정책 조사분석 기관이다. 국정 전 분야를 아우르는 국내 유일의 전문 연구기관으로서, 국회의원들의 입법·정책 활동을 지원하는 보고서 작성과 입법조사 회답 등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