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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美 호르무즈 파병 압박에 전략적 모호성…"답변 곤란" Only
조현 "파병 논의 여부 답변하기 곤란해" 트럼프 압박 메시지 이후 외교장관 통화 "韓 입장 내기 애매…파병 쉽지 않을 것"

조현 "파병 논의 여부 답변하기 곤란해"
트럼프 압박 메시지 이후 외교장관 통화
"韓 입장 내기 애매…파병 쉽지 않을 것"


조현 외교부 장관은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의 중동 파병 요청이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 있었는지에 대해 미국 측과 긴밀한 협의를 해오는 과정에서 요청이라고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회=남용희 기자
조현 외교부 장관은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의 중동 파병 요청이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 있었는지에 대해 "미국 측과 긴밀한 협의를 해오는 과정에서 요청이라고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회=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김정수·정소영 기자] 미국이 한국에 대한 '호르무즈 파병' 압박 수위를 점차 높이면서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미국의 파병 요청 여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모호성을 유지하며 전략적 입지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의 중동 파병 요청이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 있었는지에 대해 "미국 측과 긴밀한 협의를 해오는 과정에서 요청이라고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파병 그 자체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지는 현재 답변하기 참 곤란하다"고도 말했다.

아울러 조 장관은 전날 있었던 한미 외교장관 통화 내용을 소개하며 "미국으로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과 항행의 자유의 중요성, 또 여러 국가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우리 정부에 직접적인 파병 요청을 하지 않았지만, 양국 논의 과정에서 관련한 메시지가 오가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조 장관은 이어진 답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많은 국가들이 군함을 파견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에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일본, 독일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모든 나라들을 방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를 도와야 한다"며 이에 적극적이지 않는 나라들을 곧 발표하겠다고도 했다. 동맹 관계를 명분으로 미국의 이란 전쟁에 군사적 협력을 요청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파병 메시지에 한국을 두 차례 언급하면서 파병 압박이 현실화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우리 헌법과 국제 규범에 합치하는 방향으로 대응 방안을 모색해 나겠다고 밝혔다. /AP,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파병 메시지에 한국을 두 차례 언급하면서 파병 압박이 현실화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우리 헌법과 국제 규범에 합치하는 방향으로 대응 방안을 모색해 나겠다"고 밝혔다. /AP,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한국이 두 차례나 언급되면서 중동 파병 압박이 현실화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첫 메시지 이후 한미 외교장관 통화가 이뤄졌다는 점도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는다. 조 장관은 오는 25~27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외교장관 확대회의를 계기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가질 예정인데, 이 자리에서도 파병과 관련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배경에는 현실적 제약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미 동맹뿐 아니라 이란과의 관계, 파병의 정당성과 절차적 문제, 국민 여론 등 복합적인 요소가 얽혀있어서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거론한 5개국은 어느 시점에 파병하겠다고 밝히지 않았다"며 "영국 등 우방국도 반응하지 않아 우리가 입장을 내기에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해부대를 활용한다 하더라도 장비 등이 제한적이라 전쟁 방어 능력에 역할이 충분하지 않다"며 "직접 파병도 국민 정서가 복잡해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김태형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의 전쟁에 우리가 말려 들어가는 상황이 될 수 있어 한국에 외교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미국이 위협받고 있다면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미국이 자초한 것이기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의 중동 파병과 관련해 헌법과 국제 규범을 기초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측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여러 요소와 정세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면밀하고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며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우리 헌법과 국제 규범에 합치하는 방향으로 대응 방안을 모색해 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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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7 17:12 입력 : 2026.03.17 17: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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