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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이른바 '사법개혁 3법'에 대해 우려를 표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사법개혁에 대한 저항군 우두머리 역할을 하는 것이냐"며 사퇴를 촉구했다. 사진은 정 대표가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반도평화신전략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국회=정채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파상공세를 퍼붓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사건 파기환송에 대한 책임론을 앞세워 사퇴를 압박하는 모양새지만, 속내는 사법개혁의 위헌성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일종의 '시선 돌리기'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희대 사법부가 사법 불신의 원흉"이라며 조 대법원장을 향한 직격탄을 날렸다. 정 대표는 특히 "12·3 비상계엄, 서부지법 폭동 때의 태도, 대통령 후보도 입맛에 맞게 바꿔치기할 수 있다는 오만함이 불러온 자업자득"이라며 즉시 퇴진을 촉구했다.
정 대표의 이러한 공세는 법왜곡죄, 재판소원제, 대법관 증원법을 뜻하는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이 줄줄이 통과된 직후 보인 조 대법원장의 태도가 도화선이 됐다.
조 대법원장은 사법개혁 3법의 본회의 통과를 두고 "국민에게 해가 되는 내용은 없는지 마지막까지 심사숙고해 달라"며 간곡히 부탁했다. 이를 두고 정 대표가 "지금 사법개혁에 대한 저항군 우두머리 역할을 하는 것이냐"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조 대법원장의 사퇴가 당내 기류로 확산됐다.
하지만 민주당의 이러한 퇴진 압박을 두고 사법개혁 3법에 대한 내부적 우려가 투영된 '방어기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법왜곡죄의 경우 본회의에 상정된 법안이 표결되기 직전 수정안이 발의됐다. 수정안은 기존 법안에 담긴 법왜곡죄의 적용 범위를 민사·행정·가사 등 '모든 사건'에서 '형사 사건'으로 한정해 법령의 의도적 잘못 적용을 보다 구체화했다. 당초 법제사법위원회가 통과시킨 법왜곡죄의 내용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위헌 우려가 나오면서 불명확성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위헌 가능성이 있다는 외부의 시각을 의식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정청래 대표가 계속해서 조 대법원장을 타깃으로 두는 것은 지지층을 결속시켜 개혁의 동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이라며 "명확한 대상이 있어야 분노가 사라지지 않고 동력이 유지되는 법이다. 사법개혁 우려에 대한 일종의 방어기제가 작동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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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희대 대법원장은 사법개혁 3법이 본회의를 통과하자 "국민에게 해가 되는 내용은 없는지 마지막까지 심사숙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은 조 대법원장이 지난 1월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시무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 /대법원 제공 |
조 대법원장 역시 사퇴 의사는 없어 보인다.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사법개혁 입법 강행에 대한 반발로 물러난 마당에 대법원장까지 사퇴할 경우 사법부가 입법부에 무릎을 꿇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사법권 독립이라는 최후의 보루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정치적 공세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정 대표는 조 대법원장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탄핵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국회에서 '조희대 탄핵의 시급성'이라는 주제의 공청회를 열고 정 대표의 탄핵 발언에 불을 지폈다. 공청회에 참석한 이들은 조 대법원장을 '중대 특수 범죄자', '내란범'으로 규정하고 탄핵 필요성을 강조했다. 결국 정 대표는 6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원총회를 통해 의견 수렴 절차를 밟겠다"며 조 대법원장 탄핵안에 대한 논의를 공식화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대법원장 탄핵에 대한 신중론이 지배적이다. 실제 대법원장 탄핵 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전례가 없을뿐더러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리한 탄핵 추진은 중도층 이탈이라는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삼권분립 원칙에 위배된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지난 5일 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개인적 주장의 차원이고 당 차원에서 탄핵을 논의하거나 이런 단계까지는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에 "대법원장 탄핵은 당에 너무 큰 부담"이라며 "탄핵보다는 지방선거에 화력을 집중해 개혁의 정당성을 증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지난해 5월 대법원이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조 대법원장 탄핵을 한 차례 논의한 바 있다. 이 같은 전례가 있는 만큼 당내에서는 탄핵 논의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민주당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지난 대선 당시 의원총회에서 탄핵에 대한 치열한 논의를 하고 여기까지 온 것"이라며 "현재 탄핵에 대한 당내 목소리는 크지 않다.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최 평론가도 "선거를 앞두고 단일 대오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실제 탄핵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로 풀어야 할 일에 탄핵이라는 무도한 칼을 휘둘러 헌재로 가는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사법개혁 3법을 의결했다. '법왜곡죄'와 '재판소원제'는 공포 즉시 시행되며 '대법관 증원법'은 공포 후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8년부터 매년 4명씩 단계적으로 대법관을 늘리는 방식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chaezero@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