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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할 마지막 기회를 걷어찼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진은 장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전 대통령 무기징역 선고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국회=김수민·김시형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할 마지막 기회를 걷어찼다. 당내 빗발치는 '절윤'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하면서다.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윤어게인' 세력과의 결속을 택하면서 '중도 외연 확장'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20일 장 대표는 '절윤'을 주장하는 이들을 '분열 세력'으로 규정하며 윤어게인 세력과의 동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돼 안타깝고 참담하다"며 "아직 1심인 만큼 무죄 추정의 원칙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내 빗발치는 절연 요구에 대해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장 대표가 사법부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윤 전 대통령과 선을 긋지 않은 표면적 이유는 '보수 통합'이다. 그는 "이미 여러 차례 사과의 입장을 발표했고 변화와 혁신의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며 "사과와 절연 주장을 반복하는 건 당에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덧셈 정치'와 '외연 확장'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당내 반대파를 향한 강력한 경고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이름을 이용하는 세력, 대통령과의 절연을 앞세워 당을 갈라치는 세력, 단호하게 절연해야 하는 대상은 오히려 이들"이라는 발언은 당내 쇄신파의 입을 막겠다는 선전포고와 다름없다는 것이다.
장 대표가 사법부의 중형 선고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이라는 카드를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강성 당원 중심의 지지 기반'에 있다. 윤어게인의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당선된 장 대표로서 당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핵심 동력인 그들을 등질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도리어 이재명 대통령의 '헌법 84조(불소추특권)' 논란을 끌어들여 사법적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역공을 선택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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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도층의 대거 이탈을 우려하는 당내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장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무기징역 선고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이동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
당내에서는 거센 반발이 나온다. 중도층의 대거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무기징역’이라는 사법부 판단조차 외면하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는 수도권과 청년층 표심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종전의 태도에서 조금도 변하지 않은 데다가 더 나간 장 대표의 태도에 어이가 없다. 이게 서로 갈라서자는 이야기가 아니고서야 무엇인가"라며 "정치라는 건 상황이 바뀌면 민심을 수용해 유연하게 가야 한다"고 꼬집었다.
다른 수도권 의원도 통화에서 "지방선거를 위해서라도 정리하고 넘어가야 하는 타이밍이었다"며 "너무 답답하고 선거 걱정이 많이 된다"고 털어놨다. 한 초선 의원은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에는 사법개혁 법안으로 불복하는 민주당과 달리 우리 당은 보수정당으로서 지금껏 모든 판결에 존중해 왔다"며 "이번에도 존중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책임있는 당시 여당으로서 반성과 함께 앞으로 어떻게 잘할 것인지에 집중해야 했다"고 말했다.
반발을 넘어 '장 대표를 절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상황이다. 김재섭 의원은 20일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 대표가 저런 식으로 이야기하는데 어떻게 일부를 제외한 보수 진영의 유권자들이 지지할 수 있겠나"라며 "절연의 대상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장동혁 대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동훈 전 대표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보수 재건을 위해 장동혁을 끊어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보수가 죽는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극심한 계파 갈등의 늪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커졌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출마자와 수도권·소장파 중심으로 장 대표를 향한 반발이 거세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엄경영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극단적인 유튜브 정치의 행태로는 서울시장 수성도 어려울 수 있다"며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3월이 지나면 당선 가능성이 점차 멀어지면서 '사퇴하라'며 불만들이 터져 나올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