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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전 대표부터 배현진 의원까지 불과 한 달 사이 4명이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징계 대상에 올랐다. 사진은 장동혁 대표./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국회=김시형 기자] 국민의힘이 한동훈 전 대표와 김종혁 전 최고위원 제명에 이어 배현진 의원, 보수 유튜버 고성국 씨까지 최근 잇따라 징계 대상에 올리면서, 당 윤리위원회가 더 이상 질서를 관리하는 조정 기구가 아니라 당내 갈등의 한복판에 서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경진 전 의원이 서울시당 새 윤리위원장을 맡으면서 윤리위가 계파 간 '맞불 양상'의 무대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당 안팎에서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중앙윤리위에서는 한 전 대표와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중징계가 의결·확정됐고, 배 의원과 고 씨에 대해서는 각각 중앙윤리위와 서울시당 윤리위에서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다. 불과 한 달 사이 4명이 윤리위의 판단 대상에 오른 것이다.
윤리위는 당헌·당규와 윤리강령에 따라 당원의 해당 행위와 품위 손상 여부를 심사하는 독립 기구다. 이에 과거에는 민심과 현저히 괴리된 발언이나 사회적 논란을 촉발한 행위에 한해 제한적으로 작동해 왔다.
2020년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모욕하는 발언을 한 차명진 전 의원에 대해 제명 결정을 내렸고, 2019년에는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한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종명 의원에 대해서도 제명 처분을 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중징계를 기점으로 윤리위 기능과 위상이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2022년 7월 품위 유지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당원권 정지 중징계를 받았고, 윤리위 결정이 지도부 재편으로 이어지면서 징계 사유의 타당성보다 당 대표의 거취가 윤리위 판단을 통해 정리되는 구조 자체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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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 안팎에서는 이준석 전 대표 중징계를 기점으로 윤리위 기능과 위상이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2021년 7월 당시 이 전 대표와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 /더팩트 DB |
윤리위를 둘러싼 긴장은 계파 간 힘겨루기 양상으로도 번지고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배 의원이 최근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경진 전 의원을 서울시당 윤리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중앙윤리위 징계 국면에 대응해 시당 윤리위 인선을 통해 균형을 맞추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당 소장파 초·재선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이날 징계 일체 중단을 촉구했다. 간사를 맡은 이성권 의원은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 끊임없는 갈등과 배제, '숙청'이라는 표현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선거를 치를 수 있겠느냐"며 "윤리위에 제소한 인사들과 정치적 대화를 통해 철회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지도부가 정치적 지도력을 발휘해 징계가 철회 또는 중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윤리위가 어느 순간 정적 제거 수단처럼 인식되고 있다"며 "윤리위는 국민의 관점에서 명백한 해당 행위를 판단하는 기구이지 계파의 관점에서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윤리위가 갈등의 종착지가 아니라 출발점이 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정치화 논란을 불러온 윤리위원장부터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도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정치의 외주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윤리위가 정치적 의사결정 기구가 돼서는 안 된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 초선 의원은 "뺄셈 정치라고 비판하는 쪽 역시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갈등을 키우고 있다"며 "지방선거를 생각한다면 하루빨리 윤리위 문제를 매듭짓고, 이재명 정부의 실책을 비판하는 대안 정당의 모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