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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왼쪽)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쌍특검' 야권 공조에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쌍특검(통일교·공천헌금 의혹)' 관철을 두고 야권 공조에 균열 조짐이 보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단식이 '박근혜 전 대통령 권고'로 종료되면서 공동 투쟁을 준비해 온 개혁신당은 국민의힘만 쳐다보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박근혜 카드로 단식을 종결한 이유를 설명하라"며 국민의힘과의 특검 공조를 '조건부 유보'로 돌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그 속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개혁신당은 현 단계에서 국민의힘과 특검 공조를 이어갈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장 대표가 당무에 복귀하면서 한 전 대표의 징계를 둘러싼 국민의힘 내부 내홍 상황이 격화된 가운데, 특검 이슈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점도 이같은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자칫 이 대표가 한 전 대표 징계 국면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되면 개혁신당으로서도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장 대표는 정부와 여당에 쌍특검 통과를 촉구하며 단식에 나섰다가, 8일째 되던 날 박 전 대통령의 권고를 계기로 단식을 중단했다. 쌍특검은 국민의힘이 개혁신당과 협조해 공동 투쟁해 오던 사안이다. 이 대표는 단식 중단 바로 전 날인 지난 21일 단식 7일째인 장 대표를 찾아 특검 관련 야권 공조 의사를 재확인한 바 있다.
이 대표는 해외 일정까지 중도 취소하고 조기 귀국해 장 대표에 힘을 실어주려 했지만, 단식이 예상 밖의 방식으로 마무리되면서 쌍특검 투쟁은 전혀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실제 양당은 장 대표의 단식 장소를 청와대로 옮겨 이어가는 방안 등 추가 투쟁에 대한 아이디어도 논의했으나, 실행에 옮기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민의힘 내부 상황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별도 협의 없이 단식이 종료되면서 공조 계획이 불투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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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내홍이 커지면서 개혁신당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오른쪽)가 지난 21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 7일차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방문하고 있는 모습. /남용희 기자 |
개혁신당은 대여 강경 투쟁을 통해 특검법을 관철하겠다는 원칙에는 변함없지만 앞으로 투쟁의 과정과 공조 대상은 숙고하겠다는 태도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단식에 대한 공동 투쟁 방안을 논의하던 과정에서 박근혜를 출구 전략으로 해버리면 우리가 더 어떻게 하느냐"며 "우리한테 사전 협의도 한 바 없어서 당황스러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특검 공조에 대한 진정성을 국민의힘이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힘든 일은 우리가 도맡아 해왔는데, 국민의힘 내부 정치로 상황이 비화되면서 특검 공조가 크게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더 공조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내홍'이 끝날 때까지 공조를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7일 BBS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쌍특검은 국가적인 사안으로 야당이 협조할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도 "이를 모든 정치 상황을 한동훈 전 대표 중심으로 해석하는 시각들이 있다. 징계 문제가 정리될 때까지는 지켜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의 징계 문제가 정리되기 전까지는 국민의힘과의 쌍특검 공조를 보류하겠단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26일에도 "(국민의힘과) 공조할 사안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현이라는 특이한 형식으로 종결됐다"며 "오히려 그 실타래를 푸는 것은 국민의힘이 해야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공조를 이어가고 싶다면 어떤 개연성이고, 어떤 생각으로 (박 전 대통령 카드로 단식을) 종결한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치권에서는 개혁신당의 '거리두기'가 지선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속도 조절이라고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이준석 입장에서는 지금 국민의힘과 공조를 하는 게 '플러스알파'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지금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를 때까지 기다리며 (이 대표의) 몸값을 부풀리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개혁신당은 신생 정당으로 비교적 지역 기반이 약하고, 지지층이 '2030 남성' 등 특정 세대에 한정돼 지방선거의 확장성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정한 명분을 근거로 협상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개혁신당에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이 평론가는 "개혁신당이 몸값을 제대로 불리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힘의 손을 너무 빠르게 잡아줬다"며 "(특검 공조 전) 좀 더 '밀당'(밀고 당기기)을 했어야 한다. 지금은 뒤늦게 밀당을 하는데 이유나 맥락이 약하고 수가 보여 아쉽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