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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손 잡을 수 있을까. 합당 논의를 둘러싸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남윤호 기자 |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조국혁신당과 더불어민주당이 한솥밥을 먹을 수 있을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깜짝 합당' 제안 이후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 가운데, 6·3 지방선거 전 성사 가능성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 제안에 조국혁신당과 민주당 내부에서는 연일 합당에 대한 찬반 논의가 오가고 있다. 민주당이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장례 기간을 '애도 기간'으로 정해 합당 논의도 함께 중단되면서, 실제 합당에 이르기까지는 상당 부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흡수 합당'을 기본 전제로 두는 민주당과 "정치적 DNA를 보존·확대해야 한다"는 혁신당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합당' 시나리오가 나온다.
◆민주당 안대로 두 달 내 흡수 합당?…'가능성' 열려 있어
민주당 내에서는 늦어도 두 달 내, 즉 3월 안에는 결론을 내야 한다는 '데드라인'이 거론되고 있다. 공직자 사퇴 시한이 오는 3월 5일인 만큼 전날인 4일은 합당 논의를 마쳐야 한다는 것이다. 예비후보 등록이 2~3월에 이뤄질 예정이어서 그사이에는 합당 과정을 마쳐야 실질적인 단일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제9회 지방선거 일정에 따르면 시·도지사·교육감은 2월 3일, 기초단체장·광역·기초의원은 2월 20일, 군 단위는 3월 22일부터 예비후보 등록이 가능하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전날(25일) 기자 간담회에서 "지방선거 일정상 지금 논의해야만 지방선거 스케쥴을 함께 치러 나갈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조 총장은 혁신당 일각의 우려에 대해 "민주당 70년 역사에는 수많은 정치세력의 DNA가 새겨져 있다"며 "민주당의 큰 생명체 내에 혁신당의 DNA가 잘 섞일 것이다"라고 공언했다.
혁신당도 지방선거 전 합당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여당 대표의 제안인 만큼 중대하게 숙고하겠다는 입장이다. 조국혁신당은 24일 긴급 의원총회와 26일 당무위원회를 소집해 당내 의견 수렴을 빠르게 진행했다. 서왕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정치적 DNA가 훼손되지 않고 오히려 더 거대하게 증폭될 수 있는 길이라면, 그것이 국민께 희망을 제시하는 길이라면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치열하게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합당 제안 소식을 정 대표의 발표를 계기로 알게 된 혁신당 소속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합당이 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하면서도 "지방선거에 나갈 예정이었던 사람들이 억울하지 않게 공천 관련해 합의를 잘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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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혁신당은 더불어민주당이 띄운 '합당' 제안에 당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왼쪽)와 서왕진 원내대표. /배정한 기자 |
◆논의 지지부진에 협의 결렬…先 선거 연대 後 합당 가능성도
최종적으로 지선 전 합당이 결렬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민주당 내부의 격렬한 반대 움직임으로 인해 마지노선인 두 달 안으로 결론을 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공직자 사퇴 시한이 3월 5일인 만큼 4일을 '합당 데드라인'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당이 여당의 '흡수 합당론'과 일방적인 타임라인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면서 합당 성사 여부가 안갯속으로 들어갔다. 서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조 총장의 발언은 당명 고수 의견과 함께 흡수합당론으로 해석되고 있다"며 "본격적인 통합 논의 시작도 전에 이러한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박병언 대변인도 이날 당무위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가치 연합과 같은 상징적인 부분 이야기하지 않고 당내 지분 등을 운운했던 부분은 합당 제안을 한 민주당 입장에서 매우 부적절했다"며 "차후에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또 "민주당 사무총장이 2개월 안에 (합당하겠다고) 타임라인을 발표한 것 자체가 (합당) 파트너가 있는 관계인데 적절하지 않다는 (당내) 비판이 있었다"며 "예비후보 등록일 다가오고 있는데 이를 고려하면 마냥 길게 갈 수는 없는 논의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고 했다.
두 달여밖에 남지 않은 만큼 빠른 의사 결정이 필요하지만, 양당 간 논의가 지지부진하면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정 대표의 합당 제안에 공개적인 반대 의견을 제기되고 있고, 혁신당 내부에서도 격렬한 찬반 논의가 오가고 있다. 이에 혁신당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논의를 너무 길게 끌다가 지방선거 앞두고 이도 저도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경우 선거 연대부터 먼저 다지고 이후 합당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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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더불어민주당과의 합당 논의에 '키'를 쥐었다. /남윤호 기자 |
◆최악의 경우의 수까지 고려해야…조국 대표에게 쥐어진 '키'
혁신당은 민주당이 당내 반대 여론에 밀려 합당을 '철회'하는 방안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조 대표는 이날 당무위원회에 참석한 32명의 당무위원에게 "가슴 속의 말을 직설적으로 해달라"고 요청했고, 이날 참석한 당무위원 전원이 민주당 합당 관련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는 거대 집권 여당보다는 아무래도 구성이 작은 혁신당이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고 한다. "어떤 경우엔 (민주당에서) 철회될 수 있는 제안 때문에 혁신당이 너무 많이 휘둘려선 안 된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혁신당은 민주당 제안의 저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해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바라볼지 혹은 부정적으로 바라볼지에 대한 정무적 판단도 고심 중이다.
혁신당 지도부 관계자는 "우리가 합당에 동의했는데도 민주당이 이후 제안을 철회한다면 우리로선 난감할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 내부 논의 흐름을 지켜본 뒤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국 대표의 결단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국 대표가 '키'를 잡아 민주당 합당 관련 논의를 마무리 지을 전망이다. 혁신당은 이날 당무위에서 민주당이 제안한 합당 관련 협의에 대한 전권을 조국 대표에게 일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