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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밖 한반도⑤] 홍경의 "北 김정은 집권 후 조총련 혼란…세대교체는 연출" Only
[인터뷰] "北의 13가지 지시 중 일부 수정" 노동당서 의장·부의장·국장 인사권 가져 통일 논의에 "北 주민들 위해서라도 필요"

[인터뷰] "北의 13가지 지시 중 일부 수정"
노동당서 의장·부의장·국장 인사권 가져
통일 논의에 "北 주민들 위해서라도 필요"


북한인권단체 Free2move의 홍경의 공동대표가 지난달 20일 오후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사카=서예원 기자
북한인권단체 Free2move의 홍경의 공동대표가 지난달 20일 오후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사카=서예원 기자

북한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군사적 긴장, 비핵화 협상이라는 틀 속에서 종종 한반도 내부에만 머물러 있다. <더팩트>는 '국경 밖 한반도' 시리즈를 통해 한반도 바깥의 현장에서 포착한 북한의 모습을 조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 협력의 실질적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오사카(일본)=정소영 기자]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는 1955년 결성 이후 북한 조선노동당 지도 아래 성장하며 재일동포 사회에서 북한의 핵심 외곽 기반으로 기능했다. 하지만 일본인 납치 문제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등으로 일본 내 북한에 대한 비난이 악화되면서 쇠퇴의 길을 걸었다.

그럼에도 조총련은 북한과의 지시·명령 체계를 유지한 채 존재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체제 이후 조총련의 위상과 역할 변화는 북한의 대남 노선과 관리 방식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단서로, 재일동포 사회와 한반도 정세를 이해하는 데 참고할 만한 지점이라는 평가다.

<더팩트>는 지난달 20일 일본 오사카에서 과거 조총련에서 간부로 활동했던 홍경의 Free2move 공동대표를 만나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조총련의 변화와 재일동포 사회에서 조총련이 갖는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홍 대표와의 일문일답.

홍경의 Free2move 공동대표는 지난달 20일 오후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후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 기능이 크게 위축됐다면서 평화통일 활동을 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와 조총련 내부에서 혼란이 생겼다고 밝혔다. /서예원 기자
홍경의 Free2move 공동대표는 지난달 20일 오후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후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 기능이 크게 위축됐다"면서 "평화통일 활동을 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와 조총련 내부에서 혼란이 생겼다"고 밝혔다. /서예원 기자

-김 위원장 집권 후 조총련에 변화가 있다면.

원래 북한 조선노동당에 통일전선부(통전부)가 있었다. 조총련 활동가들은 통전부를 ‘총련지도과’라고 불렀다. 김 위원장이 집권한 뒤 통전부 기능이 크게 축소됐다. 2023년 12월 김 위원장이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발표한 이후다. 당시에는 통전부를 없앤다는 이야기까지 돌았던 적도 있었다. 이후 2024년 조총련은 평화통일협회를 해산시켰다. 또 같은 해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이 일본에서 경기를 치렀을 당시, 북한에서 온 노동당 관계자가 조총련을 찾아 이른바 '13개 활동 방침'을 전달했다. 평화통일이나 한민족 관련 활동을 하지 말라는 등의 내용이었는데, 이로 인해 내부에서는 혼란이 생긴 것으로 안다. 특히 조총련 활동가로 불리는 활동가(일꾼)들 사이의 갈등이 심했다고 들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조총련이 중앙위원회를 열어 13가지 지시 내용 가운데 일부를 수정해 7가지로 줄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다만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 현재 조총련과 북한 관계는 어떤가.

조총련은 여전히 북한에 존속하고 있고 본질적인 구조도 변하지 않았다. 조총련을 지도·관리하는 노동당 내 관련 부서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북한과 조총련의 지배 관계, 북한으로부터 내려오는 지시·명령 체계는 현재까지도 변함없이 작동하고 있다.

-조총련 조직체계는 어떻게 구성돼 있나

조총련의 중앙 본부는 도쿄에 있고 그 아래에 각 지역별로 지방본부가 있다. 일본의 47개 도도부현마다 지방본부가 설치돼 있고 지방본부 산하에 조총련 지부 조직이 존재한다. 지부 아래에는 말단 조직으로 분회가 있는데, 이는 동네 단위의 주민자치회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조직이다.

-조총련 간부 인사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간부가 사망해야 교체가 되는 구조인가.

조총련 내부에서는 3년에 한 번씩 최고의결기구인 전체대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인사 이동, 간부와 당원 선출, 사업 보고, 활동 보고, 재정 결산 등 일반적인 법인이나 조직 단체와 비슷한 절차가 진행된다. 형식만 보면 정상적인 조직 운영 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실질적인 인사권은 북한 노동당이 쥐고 있다. 조총련 중앙본부의 의장·부의장·국장까지는 노동당이 직접 인사권을 행사한다. 의장·부의장·국장은 각 지방본부에 대한 인사권을 갖는다. 여성동맹, 청년동맹 같은 산하 단체들의 인사권은 중앙본부가 쥐고 있다. 전체대회는 형식적인 절차에 가깝다. 참석자는 주로 조총련의 일꾼들이고, 한 번씩 조선대학교 학생들이 참석한다. 회의에서는 투표 같은 절차가 없고 안건이 올라오면 그대로 발표되고 박수친다. 질문이 나오면 의장이 '질문은 나중에 서면으로 제출하라'고 하고, 현장에서 토론이나 논의가 오가는 구조는 아니다.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지부. /서예원 기자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지부. /서예원 기자

-조총련 활동가들에게 일반적인 의미의 월급 같은 개념이 있나.

과거에 북한에서 조총련으로 내려왔던 자금은 한국 원화로 환산하면 대략 10억 원 정도였다. 하지만 이 돈은 조총련 간부들의 월급이 아닌 (조선학교) 장학금 같은 것들로 주로 쓰였다. 조총련 일꾼들 중에는 월급을 받지 않는 이들이 좀 있다.

-혹시 조총련 내부 세대교체 가능성은.

현재 조총련 의장인 허종만은 나이가 90세에 가까워 시력이 거의 없고 신체적으로는 많이 쇠약해진 상태다. 다만 정신은 또렷해 실질적인 판단 능력은 유지하고 있다. 제1부의장인 박구호는 60대로, 북한에서 형식적으로 차기 후계자 세대교체를 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세대교체의 외형을 갖추는 수준에 가깝다. 실권은 여전히 허 의장이 쥐고 있다고 봐야 한다.

-재일동포 사회에서 조총련의 영향력이 궁금하다.

1970~80년대에 비하면 현재 조총련의 영향력은 크게 약화됐다. 다만 조총련 계열 조선학교가 존재하는 만큼, 이곳을 졸업한 사람들 사이의 네트워크는 지금도 매우 탄탄하다. 이런 부분에서는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질적·양적 기반이 견고하다. 다만 이 네트워크가 곧바로 북한이나 조총련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조선학교 출신들 중 친구·동창·선후배로 이어진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관계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고, 정치적 입장과 무관하게 교류를 지속하기도 한다. 재일교포 사회에서 조직력과 인적 네트워크라는 측면만 놓고 볼 때 비교적 탄탄히 내부 기반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현재 재일동포 사회에서 조총련이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인적 기반은 어느 정도 규모라고 보나.

현재 재일교포 인구는 약 4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약 27만 명이 특별영주자로, 식민지 시기부터 일본에 거주해 온 사람들이다. 이 특별영주자 27만 명 중에서 조선적으로 분류되는 사람은 약 2만 명 정도에 불과하다. 조선적이라고 해서 모두가 조총련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경향적으로 보면 조선적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 조총련의 영향을 받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 다만 규모 자체는 2만여 명 수준에 그친다. 숫자로만 보면 조총련이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기반은 재일교포 사회 전체에서 매우 제한적인 규모라고 볼 수 있다.

홍경의 Free2move 공동대표는 지난달 20일 오후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북한이 재일동포를 ‘공화국의 해외공민’으로 규정하며 끌어안으려는 기조는 일관되게 유지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예원 기자
홍경의 Free2move 공동대표는 지난달 20일 오후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북한이 재일동포를 ‘공화국의 해외공민’으로 규정하며 끌어안으려는 기조는 일관되게 유지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예원 기자

-현재 북한이 재일동포를 끌어안으려는 움직임이 있나.

새로운 움직임을 보인다기보다는 재일동포를 '공화국의 해외공민'으로 규정하며 끌어안으려는 기조는 일관되게 유지되는 것 같다. 물론 영향력은 과거에 비해 크게 약해진 상태다. 그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먼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일본인 납치를 인정한 사건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로 인해 재일동포 사회 전반에 큰 실망과 불신이 확산됐다. 김정일 위원장이 후계자로 등장했을 때도 사회주의 체제에서 세습이 가능하냐는 문제제기가 나오면서 조총련과 거리를 두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여기에 김 위원장까지 또다시 세습으로 권력을 이어받으면서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라기보다 김 씨 왕조에 가깝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조총련에서 이탈하는 흐름이 강해졌다. 하지만 과거 북송사업으로 약 9만 4000명이 북한으로 건너가면서 북한에 가족이나 친척을 둔 재일동포들이 아직 일본에 존재한다. 이들 중 일부는 마음으로는 동의하지 않더라도 가족 문제 등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북한이나 조총련의 눈치를 보며 관계를 유지한다.

-김 위원장이 조총련을 포기할 가능성은.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조총련은 노동당의 일본 지부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쉽게 놓을 수 없다. 예외적인 상황은 있다. 만약 북한과 일본이 국교 정상화를 이루게 되면 대사관과 영사관이 공식적으로 설치될 수 있으니 조총련의 위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구조에서는 조총련은 북한이 쉽게 포기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라고 본다.

-조총련계를 포함해 조선적·한국 국적·일본 국적이 뒤섞인 현재 재일동포 사회가 통일 논의를 이어갈 수 있는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보나.

민단이든 조총련이든 1세·2세 모두 조국의 통일을 자기 문제로 받아들였던 세대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통일이라는 문제 자체가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지고 있고, 자기 조국의 문제라는 감각이 옅어지고 있다. 재일교포 사회는 4~5세대가 자리 잡은 상태다. 이들에게는 한국도, 북한도 모두 외국에 가깝다. 그런 점에서 한국 정부가 재일동포를 대상으로 한 민족 교육을 더 적극적으로 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럼에도 통일이 왜 필요한지를 생각해보면 북한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 문제여서다. 그들은 '통일이 되면 지금보다 더 잘 먹고 살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품고 산다. 지금의 통일 준비는 세대와 국적을 넘어 북한 주민의 삶과 인권을 생각하는 공감과 연대의 형태로 재구성돼야 한다고 본다.

☞ 홍경의 Free2move 공동대표는 누구?

1959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홍 공동대표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일본에서 수학했다. 이후 조총련 상근 활동가로 약 20년간 근무하며 북한을 20차례 방문했다. 조총련 중앙본부에서는 재일교포 인권과 권리 옹호 업무를 담당했으며, 긴키인권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2004년 조총련 조직의 민주화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제명됐고, 당시 회장을 맡고 있던 긴키인권협회도 홍 공동대표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조총련 산하 단체에서 제명 처분을 받았다. 이후 (사)북송재일교포들의기억을기억하는회에서 6년간 이사를 지냈으며, 현재는 (사)Free2move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up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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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1.16 00:00 입력 : 2026.01.16 0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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