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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하며 설명하고 있다. /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
[더팩트ㅣ경주=이헌일·김정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핵추진 잠수함의 원료를 우리가 공급받을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결단해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가진 확대오찬회담 모두발언에서 "전에 충분히, 자세히 설명을 못해서 약간의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핵무기를 적재한 잠수함을 만들게 해달라는게 아니다"며 "디젤 잠수함이 잠항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잠수함 추적활동에 제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핵)연료 공급을 허용해주면, 우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해 한반도 동해, 서해의 해역 방어활동을 하면 미군의 부담도 많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이미 지지해준 것으로 이해하지만, 사용 후 핵연료의 재처리나 우라늄 농축 부분에 대해 실질적인 협의가 진척될 수 있도록 지시해주면 좀 더 빠른 속도로 그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대화 노력과 함께 '피스메이커'로서의 역할을 부각했다.
이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진심을 아직 제대로 다 수용하지 못해서 불발되긴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회담을 요청하고, 언제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한 건 그 자체만으로도 한반도에 상당한 평화의 온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것이 또 하나의 씨앗이 돼서 한반도에 거대한 평화의 물결을 만드는 단초가 될 것"이라며 "큰 기대를 갖고 트럼프 대통령의 앞으로의 활동을 지켜보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정말 놀라운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9개월 됐는데 지금까지 전 세계 8곳 분쟁지역에 평화를 가져왔다"며 "정말로 피스메이커 역할을 잘하고 있다. 거의 한 달에 한 번씩 많은 사람이 죽거나 대량 파괴가 이뤄질 수 있는 큰 문제들을 잘 해결하고 있다"고 치켜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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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
아울러 "그 위대한 역량으로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내면 트럼프 대통령도 세계사적으로 큰 일을 이루는 거지만 대한민국 국민들로서도 정말 오래된 큰 문제를 해결하는 큰 성과가 될 것"이라며 "전 세계, 그리고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주면, 제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정하는 '페이스메이커'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통상 협상과 관련해서는 미국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는 점을 짚으며 "대한민국도 대미 투자 및 구매 확대를 통해 미국 제조업 부흥을 지원하고, 조선 협력도 적극적으로 해 나가겠다. 그게 대한민국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미국의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아주 오래된 한미동맹을 실질화하고 심화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위비와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한미 관계는 동맹의 현대화,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도 방위비 증액, 방위산업 발전을 통해 자체적 방위 역량을 대폭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도 군사력 5위로 인정되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그렇게 부족하지는 않지만, 미국의 방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한민국의 방위 산업에 대한 지원과 방위비 증액을 확실히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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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서밋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EC 2025 KOREA & 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는 공식적으로는 아직 휴전 상태지만 이 상태도 해결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우린 여러 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해 온 적이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과는 시간을 조율하지 못했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내일 방한할 예정"이라며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김 위원장 등 모든 분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며 "상식이라는 표현을 좋아하는데, 상식적으로 봤을때 해결하는 것이 옳고,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인내심 갖고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되겠지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조선업 협력과 관련해서는 "조선분야에서 한국이 매우 뛰어나서 우리와 협력하고 있다"며 "필라델피아 조선소 및 다른 여러 장소에서 한국과 손잡고 조선 분야를 부흥시켜 매우 짧은 시간 내에 최고로 다시 일궈 볼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입국해 APEC CEO서밋 특별연설을 한 뒤 회담장인 국립경주박물관에 2시 13분쯤 도착했다. 전통 취타대의 선도·호위 속에 입장한 트럼프 대통령을 이 대통령이 천년미소관 앞에서 맞이했다.
이어 양 정상은 방명록 작성, 의장대 사열, 무궁화대훈장 서훈, 전시 관람 등을 진행했다. 특히 미국 대통령이 무궁화대훈장을 받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양 측은 2시 39분 오찬을 겸한 회담에 돌입했다. 이번 회담은 양국 핵심 각료가 배석한 가운데 무역·투자 및 경제안보 협력, 동맹 현대화, 한반도 평화를 포함한 한미동맹의 전방위적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hone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