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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내 한국인 취업사기·감금 피해와 관련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아주(아시아)반 소속 여야 의원들은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의 안이한 대응을 강하게 질타했다. 사진은 피해자 유해가 전날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송환된 모습. /뉴시스 |
[더팩트ㅣ김정수·정소영 기자] 캄보디아 내 한국인 취업사기·감금 피해와 관련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아주(아시아)반 소속 여야 의원들은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의 안이한 대응을 강하게 질타했다.
2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에선 주캄보디아·주베트남·주태국·주라오스 대사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국감에는 김석기 외통위원장을 포함해 윤후덕·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송언석·김기웅·인요한 국민의힘 의원,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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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온라인 사기에 가담해 구금된 한국인들이 지난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장윤석 기자 |
◆납치·감금 신고 100여 건 여전히 '미해결'
김현수 주캄보디아 대사대리는 "공관에 관련 신고자 수는 2023년 20명에 못 미쳤지만 2024년 220명, 올해는 8월 말 기준 이미 330명을 넘어서는 등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며 "대사관은 우리 국민이 감금 피해 신고 시 영사 조력을 제공하면서 캄보디아 당국에 신속한 대응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대사관에 접수된 납치·감금 신고 550여 건 중 450여 건이 해결됐다. 다만 100여 명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송언석 의원은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범죄를 추적해온 민간단체 ‘천마’를 언급하며 "대사관에 신고해도 아무런 조력을 못 받으니까 민간단체에 의존하게 될 수밖에 없다"며 "대사관에 들어오면 ‘근무시간 끝났다’ ‘정확한 위치를 알아야 조치를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국민 안전을 내팽개치니까 민간단체가 활동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홍기원 의원은 "범죄 피해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경찰 인력 파견, 고위 인사 파견 등 특별한 대응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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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이 실종 신고 통계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채 경찰영사 공백까지 겹치며 재외국민 보호 부실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은 서울 광화문 외교부 청사 전경. /임영무 기자 |
◆정리 안 된 신고 통계, 국감장 불참까지
아울러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이 실종 신고 통계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채 경찰영사 공백까지 겹치며 재외국민 보호 부실 논란이 불거졌다.
홍기원 의원은 ‘2년간 신고된 550건에 대해 신고 형태별로 분류하는 등 데이터화했냐’고 물었다.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 측이 대답하지 못하자 "한두 건의 신고도 엄청난 일인데 (수백 건의 신고가 있음에도) 분석도 하지 않았다"며 "이렇게 대응할 순 없다"고 힐난했다.
송언석 의원은 경찰영사를 상대로 "지난해 감금 관련 신고가 220건, 올해 8월까지 330건에 달한다"며 "9월과 10월 현재의 접수 건수는 어떻게 되느냐"고도 질의했다. 경찰 영사는 "8월까지 감금 신고 외 다른 유형의 신고가 어떻게 분류됐는지는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며 월별 신고 및 처리 현황에 대해 답변하지 못했다.
송언석 의원은 "신고를 접수할 때부터 감금·폭행 등 유형이 구분돼야 하는데, 10월 하순이 되도록 분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감에 지난 9월 부임한 경찰영사만 참석하고 지난해 10월 부임한 경찰 영사는 불참해 질타가 이어졌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경찰영사 중 한 명은 9월 부임, 나머지 한 명은 지난해 10월 (부임했다"며 "두 달밖에 있지 않은 사람한테 여기서 답변하라고 하는 게 맞느냐. 오래 근무한 인사가 상황을 알 텐데"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답하는 경찰영사가) 두 달 밖에 안 됐다고 해서 충격 받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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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민(앞줄 왼쪽부터) 주태국 대사, 김현수 주캄보디아 대사대리, 정영수 주라오스 대사가 2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주캄보디아대사관·주베트남대사관·주태국대사관·주라오스대사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 "인력 부족"
캄보디아 내 한국인 취업사기·감금 사건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에 대해 김현수 대사대리는 "저희가 부족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업무 분담에 따른 인력 증원을 요청했다. 그는 "온라인 스캠 관련 업무로 공관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3교대 근무가 가능하도록 경찰영사 6명, 한국인 행정 직원 4명, 현지 행정 직원 2명 수준으로 증원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남석현 경찰영사도 "(저희) 인원으로 하나하나 일일이 대응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에는 경찰영사 3명, 한국인 행정직원 2명 등이 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에서 국감을 진행한 국회 외통위 아주반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날 오후 캄보디아 현지 최대 범죄단지 중 하나였던 태자단지 시찰에 나선다. 이들은 시찰 후 캄보디아 내 한국인 취업사기·감금 사건에 대해 구체적 대응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