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은 16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미국이 좀 변한 것 같다"며 "과거에 많은 동맹국이나 우방국들에 상당히 좋은 협력을 하던 그런 미국이 아니라는 걸 실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조현 외교부 장관은 16일 "미국이 좀 변한 것 같다"며 "과거에 많은 동맹국이나 우방국들에 상당히 좋은 협력을 하던 그런 미국이 아니라는 걸 실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조지아 구금 사태'와 관련한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조 장관은 이 의원이 '한국은 미국에 제일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드는데 미국이 너무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있다'는 지적에 "탈냉전 이후 30년이 지나고 국제 정세가 변하고 있었다"며 "유럽이나 미국이나 이민 문제로 몸살을 앓으면서 미국이 좀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조 장관은 조지아 사태가 한미동맹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오래 묵혀둔 비자 문제를 미 측이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나섰고, 우리도 강하게 이를 압박했기 때문에 앞으로 비자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관세 협상이 지지부진한 이유를 묻는 김건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엔 "미국 측이 제시한 것이 현재로서는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어떻게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낼 것인가를 협상의 초점으로 맞춰서 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국익을 지키고 한미 관계를 잘 이끌어 나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정부가 한미 관세 협상에서 합의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미국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관련 질의에 "협상 내용을 일일이 말씀드릴 수 없지만 그것도 제안한 여러 가지 내용 중에 하나라는 건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한국 외환보유액은 4163억달러 규모로 3500달러의 대미 투자가 이뤄진다면 외환 위기 가능성이 불거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무제한 통화스와프라는 안전장치를 고려한 셈이다. 통화스와프는 자국 화폐를 상대국에 맡긴 뒤 미리 정해둔 환율로 상대국 통화를 빌려오는 방식이다. 소위 '국가 간 마이너스 통장'이라고도 불린다.

조 장관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선 국회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형식을 떠나) 국민의 부담을 지는 내용이 있다면 당연히 국회에 와서 설명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며 "이를 미국 측에 분명히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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