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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政談<상>] 선수가 뭐길래…살벌한 '추나 대전' Only
김정은 딸 주애, 방중 동행…후계 구도 '아리송' 민주당, 중수청 소관 부처 두고 막판 우왕좌왕

김정은 딸 주애, 방중 동행…후계 구도 '아리송'
민주당, 중수청 소관 부처 두고 막판 우왕좌왕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6선 추미애(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법사위 야당 간사로 내정된 5선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여러 차례 아슬아슬한 신경전을 벌였다. /더팩트 DB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6선 추미애(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법사위 야당 간사로 내정된 5선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여러 차례 아슬아슬한 신경전을 벌였다. /더팩트 DB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정기국회 시계가 흐르는 가운데 곳곳에서 '폭음'이 들렸다. 국민의힘은 특검의 전방위 압수수색에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그러는 중 더불어민주당은 각종 개혁 입법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근 본회의장에서 한복과 상복이 뒤섞이는 이례적인 장면도 연출됐다. 상임위원회 중에선 유독 본회의 직전 최종 관문인 법제사법위원회가 시끄럽다. 이른바 '추나대전'. 위원장인 추미애 의원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강하게 충돌했다. 특히 나 의원의 '초선 무시' 발언 후폭풍이 거세다. 급기야 두 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안까지 국회에 접수됐다. 조국혁신당은 당내 성비위 사건 논란에 대해 고개를 숙였지만 '뒷북' 사과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제와 민생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여기는 모습이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기념행사 참석을 계기로 다자외교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던 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전통적 우호관계를 발전시키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제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밀착하는 북중러를 예의주시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방중길에 동행했던 김 위원장의 딸 주애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북한 후계 구도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여야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 선임을 두고 맞붙었다. 사진은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검찰개혁 공청회에 참석한 모습. 오른쪽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배정한 기자
여야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 선임을 두고 맞붙었다. 사진은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검찰개혁 공청회에 참석한 모습. 오른쪽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배정한 기자

▲"초선은 앉아" "5선씩이나"…감정싸움으로 얼룩진 법사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의 여야 공방이 치열하다고?

-응. 법사위에서는 하루가 멀다고 여야가 맞붙고 있어. 주로 정쟁 법안을 다루는 상임위인 만큼 원래도 갈등이 많았지만 요즘 그 빈도가 늘고 수위도 높아졌어. 문제가 되는 건 야당 간사 선임 안건이야.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인 6선의 추미애 민주당 의원에 대한 맞불 카드로 5선의 나경원 의원을 간사로 내정했어. 그런데 범여권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선출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야.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초선 의원은 가만히 앉아 있어"라는 나 의원의 말 한마디가 불러온 파장은 생각보다 컸어. 지난 2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이 나 의원을 두고 "내란 옹호자"라며 간사뿐 아니라 법사위원으로서도 자격이 없다고 반대하는 과정에서 나 의원은 박은정 혁신당 의원을 겨냥해 "초선 의원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 어디서 지금"이라고 윽박질렀어. 박 의원과 민주당 의원들은 크게 화내며 사과를 요구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또 한 번 아수라장이 됐어. 의미 있는 의견 교환은 없이 감정만 뒤섞인 고함만 주고받은 거야.

여야는 기싸움 끝에 서로 추 위원장과 나 의원에 대한 징계 요구안을 각각 제출했다. 사진은 4일 국회 법사위에서 국민의힘이 추미애 위원장을 규탄하며 내건 야당 간사 박탈! 발언권 박탈! 팻말. /배정한 기자
여야는 기싸움 끝에 서로 추 위원장과 나 의원에 대한 징계 요구안을 각각 제출했다. 사진은 4일 국회 법사위에서 국민의힘이 추미애 위원장을 규탄하며 내건 '야당 간사 박탈! 발언권 박탈!' 팻말. /배정한 기자

-추 위원장과 나 의원 둘 사이 기싸움도 장난 아니던데?

-맞아. 4일 나 의원이 간사 선임부터 하라고 요구하며 "1반 반장을 뽑는데 왜 2번 반원들이 뭐라고 하나"고 따져 묻자 추 위원장은 "의제에서 벗어난 발언은 이따가 하라. 5선씩이나 되면서 주제를 벗어났다는 것을 구분도 못 하나"라고 지적했어. 그러자 나 의원은 발언을 취소하라며 항의했어. 이 유치한 말싸움으로 결국 양쪽 모두 '제소 엔딩'을 맞았어. 먼저 민주당, 혁신당, 진보당 등 범여권은 4일 나 의원의 발언이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국회에 징계 요구안을 제출했어. 국민의힘도 추 위원장의 법사위 회의 운영을 독단적이라고 비판하며 5일 징계안을 냈어. 왜 그에 따른 피로감과 수치심은 국민 몫인지 모르겠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년 만의 중국 방문에서 딸 주애를 대동했다. 다만 주애는 김 위원장의 54시간 중국 체류 기간 딱 한 번 등장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지난 2일 중국 베이징역에 도착해 전용열차에서 내리는 순간 포착된 주애의 모습(빨간 원). /베이징=신화.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년 만의 중국 방문에서 딸 주애를 대동했다. 다만 주애는 김 위원장의 54시간 중국 체류 기간 딱 한 번 등장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지난 2일 중국 베이징역에 도착해 전용열차에서 내리는 순간 포착된 주애의 모습(빨간 원). /베이징=신화. 뉴시스

◆김정은 방중 동행 '주애'…화려한 등장 속 잠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일정에 딸 주애가 등장했지?

-맞아. 김 위원장은 지난 2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중했어. 현지 시간으로 오후 4시께 중국 베이징역에 전용열차를 타고 등장했는데, 그 뒤로 딸 주애의 모습이 보였지. 주애는 김 위원장 다음으로 '의전 서열 2위'의 위엄(?)을 뽐냈어. 김 위원장이 영접을 나온 중국 인사들과 대화를 나눌 때 바로 뒤에 있었거든. 최선희 외무상 등은 주애보다 뒤에 있었어.

-북한도 주애의 동행을 주민들에게 알렸어.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의 방중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도 주애가 함께 있는 사진도 실었거든. 주애가 명실상부한 김 위원장의 후계자라는 점을 강조한 게 아닐까 싶어. 국내 언론뿐 아니라 외신들도 주애의 행보에 깊은 관심을 보이면서 북한 후계 구도에 관한 내용을 속속 다뤘지.

김 위원장이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서 주애를 데리고 올 가능성에 관심이 모였지만 실현되지는 않았다.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김 위원장. /베이징=AP. 뉴시스
김 위원장이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서 주애를 데리고 올 가능성에 관심이 모였지만 실현되지는 않았다.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김 위원장. /베이징=AP. 뉴시스

-그런데 주애의 모습을 더는 볼 수 없었다고?

-응. 먼저 김 위원장이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주애를 데리고 올 지 관심이 모였어. 하지만 김 위원장은 홀로 등장했지.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첫 다자외교 데뷔 무대이자 북중러 연대를 부각하는 자리에서 굳이 주애를 동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이라고 평가해. 시선이 주애로 쏠리는 걸 사전에 차단한 셈이지. 하지만 김 위원장이 4일 귀국길에 오를 때까지 주애는 아예 포착되지 않았어.

-그래서인지 주애가 김 위원장의 후계일지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해석이 나와. 주애가 김 위원장의 다른 일정에 함께했다면 의미가 부여되겠지만 그럴만한 근거는 없었다는 거지. 주애의 이번 방중은 외교 수업 내지는 견문을 넓히는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분석도 있어. 주애는 정말 김 위원장의 후계자일까, 아니면 숨겨진 진짜 후계자가 있는 걸까.

민주당은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정청래 민주당 대표. /배정한 기자
민주당은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정청래 민주당 대표. /배정한 기자

◆"NCND"부터 '원보이스'까지…與, 검찰개혁 막판 우왕좌왕?

-민주당이 오는 25일 검찰청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처리를 예고한 가운데, 가장 큰 쟁점이었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소관 부처를 두고 이번 주 막판 우왕좌왕을 벌였다고?

-맞아. 중수청 소관 부처를 논하기 위해 민주당 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인 지난 3일 오전,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의 당정협의 직후 '중수청이 행안부 산하로 가닥이 잡혔느냐'는 질의에 "NCND(긍정도 부정도 아니다)"라고 답했어.

-이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민주당 의원 대다수는 '행안부 산하'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어. 전날인 2일 김병기 원내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행안부 산하가) 주된 의견이라는 데엔 반대 의견도 있을 것 같다"고 밝혀왔던 만큼 당내 이견이 존재할 줄 알았는데, 결국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한 '강경파'들 의견대로 정리된 셈이지.

-그러자 현장에 있던 취재진은 "법무부 산하에 두자는 의견은 한 명도 내지 않았느냐"고 재차 묻기도 했어. 이에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어떤 의원도 법무부 안에 두자는 의견을 말하지 않았다"고 분명히 했어. 이 외에도 이날 조직개편안 조율 등을 위해 의총 직후 대통령실과 원내지도부 간 만찬이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는데,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의총 중간에 만나 "오늘 만찬 없다"고 정리에 나서기도 했어.

-보완수사권 문제 등 다른 세부 쟁점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해. 법안 통과를 못 박은 시한까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지나치게 쟁점을 확대하면 개혁 동력 악화 부담을 고려한 분위기야.

-의총 중간에 취재진과 만난 서영교 의원은 "보완수사권 얘기를 한 의원들은 없었다"며 "큰 틀 안에서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어. 결국 '원보이스'로 중수청 소관 부처를 정리한 민주당은 오는 7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최종 조율해 당론으로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야.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김수민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송호영 기자

☞<하>편에 계속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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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9.06 00:00 입력 : 2025.09.06 0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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