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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동한 춘천시장이 장모상 부고장에 본인 명의 은행 계좌번호를 기재해 공직자 윤리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육 시장이 지난 2020년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뉴시스 |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육동한 춘천시장이 장모상 부고장에 시장 명의로 은행 계좌번호를 적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현직 지자체장이 부고장에 개인 명의 계좌번호를 기재한 것 자체가 부적절할 뿐 아니라, 과거 민주당이 유사한 사안으로 국민의힘 소속 지자체장을 비판했던 것을 고려할 때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1일 <더팩트>가 입수한 육 시장 장모상 부고장에 따르면, 해당 부고장엔 육 시장 본인 명의 계좌 번호가 명시돼 있어 조의금을 송금할 수 있도록 했다. 부고장에는 발인 일시, 장지와 함께 "사랑하는 장모님 故김인옥 님께서 별세하셨기에 삼가 알려드립니다. 육동한 배상"이라는 문구가 담겨 있었다.
이어 "대학 4학년 때 서울 잠실 친구 집에서 처음 뵈었죠. 그때 예쁜 따님이 제 눈에 들어온 인연으로 44년을 함께했습니다. 장모님이시다"며 "긴 세월 엄청난 사랑을 제게 주셨던 장모님. 8월 17일 새벽 평안히 하늘나라에 들으셨다"고 했다. 이 부고장은 지인 단톡방 등에도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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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동한 춘천시장이 장모상에 본인 명의의 계좌번호가 기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윤 시장 측이 돌린 장모상 부고장. /독자 제공 |
문제는 부고장 하단에 '마음 보낼 곳'이라는 문구와 함께 육 시장 개인 명의의 은행 계좌번호가 명시돼 있었다는 점이다. 계좌주가 현직 지자체장 본인이라는 점에서 공직자로서의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춘천시청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시장 측에서 (계좌번호가 적힌) 부고장을 돌린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부의금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한다는 내용의 부고장을 기자나 지인에게 공식 배포했고, 이후 계좌번호를 요청하는 지인이 있어 이에 한해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불과 2년 전인 지난 2023년, 국민의힘 소속 이상호 태백시장의 모친상 부고장을 두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당시 이 시장이 불특정 다수에게 모바일 메신저로 모친상을 알리는 메시지를 보내며 계좌번호를 적시해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시민단체에 고발됐다.
민주당 강원도당은 당시 논평을 통해 "계좌번호가 포함된 모친상 부고장 발송은 적절하지 않다"며 "현직 시장이 시민들에게 무작위로 부고장을 발송한 것 자체가 문제일 뿐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법과 공무원 행동강령 제17조(경조사의 통지 제한)에 위배된다"고 강하게 비판했었다.
육 시장은 한양대 경제학과 재학 시절 제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평생을 공직에 몸담았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국무총리실 국무 차장을 지냈다. 제21대 총선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한 그는 2020년 1월 민주당에 입당해 출마를 선언했지만, 경선에 탈락했다.
이후 지난 2020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민주당 경선에서 이재수 당시 춘천시장을 꺾고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같은 해 6월 1일 치러진 본선에서 최성현 국민의힘 후보와 맞붙어 0.78P 차이의 접전 끝에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