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겨눈 3대 특검 수사가 국민의힘을 전방위로 압박하며 더불어민주당은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유리한 국면을 맞았다. 민주당은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특검 대응 전담조직까지 가동하며 총력전에 나섰지만, 강선우 의원 사퇴에 이어 최동혁 인사혁신처장 논란까지 겹치며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겨눈 3대 특검 수사가 국민의힘을 전방위로 압박하며 더불어민주당은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유리한 국면을 맞았다. 민주당은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특검 대응 전담조직까지 가동하며 총력전에 나섰지만, 강선우 의원 사퇴에 이어 최동혁 인사혁신처장 논란까지 겹치며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수사 국면의 수혜를 기대하면서도 마냥 웃지 못하는 복잡한 셈법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30일 국회 본청에서 '3대 특검 종합대응 특별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에 돌입했다. 특위는 내란특검, 김건희 특검, 해병대원 특검 등 이른바 '3대 특검'을 지원하고 공익제보 신고 및 제보자 보호, 국회 입법 지원 등 실무를 총괄하게 된다. 김건희 특검이 윤상현 의원 조사, 이준석 대표 압수수색,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청구로 수사 강도를 높이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수사 정국의 주도권을 확실히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전현희 수석 최고위원은 특위 총괄위원장과 김건희 특검 TF 위원장을 맡는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내란특검TF와 해병대원 특검TF를 이끌고, 백혜련 의원은 제보센터장을 맡았다. 전 위원장은 "특위는 특검 수사가 차질 없이 이뤄져 윤석열 정권이 무너뜨린 헌정질서와 사법정의를 바로 세우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고, 김병주 위원장도 "특검 수사가 진실을 밝히고 올바른 방향으로 흔들림 없이 진행되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공세 국면에도 그림자는 짙다. 강선우 의원 사태가 대표적이다. 강 의원의 장관 후보자직 사퇴 과정에서 드러난 당의 늦은 대응이 민심의 불신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최근 최동혁 처장을 둘러싼 계속된 논란도 민주당에는 정치적 부담이다. 논란이 끊이질 않는데도 민주당이 명확한 입장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
| 김건희 특검이 윤상현 의원 조사, 이준석 대표 압수수색,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청구로 수사 강도를 높이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수사 정국의 주도권을 확실히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사진은 지난 27일 윤 의원이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는 모습. /남용희 기자 |
정치권은 이같은 민주당의 처지를 '양날의 검'에 비유한다. 윤 전 대통령을 겨냥한 특검이 국민의힘을 옥죄는 것은 민주당에 명백한 기회지만, 지지율이 뚜렷이 오르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여론이 민주당으로 향하기보다 무당층으로 흘러가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24~25일 실시한 7월 4주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50.8%로 전주와 같았다. 56.2%를 기록했던 7월 2주차 조사에 비해 5.4%P가 하락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29.0%로 7월 2주차 24.3%에 비해 4.7%P가 상승했다. 무당층은 9.3%로 집계됐는데 7월 3주차(8.6%)에 비해 소폭 늘었다.
특히 민주당의 핵심 기반인 광주·전라 지역 지지율 하락이 눈에 띈다. 7월 3주차 조사를 살펴보면 광주·전라에서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72.3%였는데, 이번 조사에선 67.2%로 5.1%P 떨어졌다.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28~29일 실시한 정기조사에서도 민주당은 47.8%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인 7월 3주차(49.1%)에 비해 1.3%P 하락했다. 무당층은 15.0%를 기록, 지난 조사보다 2.0%P 상승해 7월 실시된 세 차례 정기조사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KSOI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단순한 일시적 조정으로 넘기기 어렵다고 본다. 민주당이 강 의원 사퇴 국면에서 보여준 더딘 의사결정, 그리고 최동혁 처장 논란에서 드러난 행태가 당의 리스크 관리 능력에 의문을 키웠다는 것이다. 당내에서도 "결정이 너무 늦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던 만큼, 수사 정국의 주도권을 잡아도 내부 문제를 제때 봉합하지 못하면 결국 부정적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경고다.
![]() |
| 8월2일 새 당대표 선출을 앞두고 민주당이 균형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여당이 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동시에 민심을 대변하는 '레드팀' 역할을 일정 부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진은 정청래, 박찬대 당대표 후보들이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참석해 인사하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최근 민주당의 모습을 보면 (특검 수사에 대한) 반사이익을 수용할 만한 요인이 없어보인다"며 "강 의원이나 최 처장 등 인사 문제에 대해 적기에 대응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정일체를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오히려 집단사고의 함정에 빠진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8월2일 새 당대표 선출을 앞두고 민주당이 균형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여당이 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동시에 민심을 대변하는 '레드팀' 역할을 일정 부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실과 지나치게 일체화된 모습을 보이면 정권의 부담까지 떠안을 수 있다"며 긴장과 견제의 거리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민주당에 특검 정국은 기회이자 위험이 공존하는 양날의 검이다. 내부 균열 관리에 실패하면 정치적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크다. 민주당이 특검 공세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내부 혼선을 정리하고 국민의힘에서 이탈한 민심을 아우르는 포용력을 보여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최 평론가는 "지금이라도 민주당이 민심의 창구로서 긴장과 균형감을 유지하며 떠도는 민심을 수렴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 조사는 ARS 방식으로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4.6%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KSOI 조사도 ARS 방식으로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응답률은 5.5%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sejungki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