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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험지 찾은 한동훈 향한 '냉정과 열정사이' Only
수도권 험지 경기 안양 찾아 지지 호소 "이종섭·황상무 해결...민심 따르겠다"

수도권 험지 경기 안양 찾아 지지 호소
"이종섭·황상무 해결...민심 따르겠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20일 경기 안양시 관양시장을 방문해 상인 및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최돈익(만안)·임재훈(동안갑)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안양은 21대 총선에서 3개 선거구(만안·동안갑·동안을)를 모두 민주당에 내준 여당의 험지다. /배정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20일 경기 안양시 관양시장을 방문해 상인 및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최돈익(만안)·임재훈(동안갑)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안양은 21대 총선에서 3개 선거구(만안·동안갑·동안을)를 모두 민주당에 내준 여당의 험지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안양=조성은 기자] "한동훈이 잘하는진 모르겠지만 윤석열은 정말 못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환호 뒤에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냉소가 따라붙었다. 한 위원장이 지나간 자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평소처럼 돌아갔다. 시장에서 멀어질수록 분위기는 서늘해졌다. 차갑게 얼어붙은 민심은 쉽사리 곁을 내주지 않는 듯했다. 여당에 대한 질문에 시민들은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내놨다. 최근 수도권 민심이 나빠졌다는 이야기가 피부에 와닿았다.

20일 <더팩트>가 경기 안양에서 만난 시민들은 이번 총선에 여당의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보수 성향이라 밝힌 시민도 "여기서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여기'는 안양시 만안구였다. 독립 선거구가 된 지난 16대 총선부터 내리 민주당 계열 정당이 차지한 곳이다. 만안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안양 지역구 3곳(동안갑·을, 만안) 모두 민주당에 내줬다.

안양중앙시장 인근에서 만난 A 씨(70대)는 국민의힘 지지자라고 밝혔다. 그는 "한 위원장이 아주 잘하고 있다"며 "꼭 승리해서 1기 신도시 특별법 등이 추진돼야 한다"고 밀했다. 그러면서도 "무조건 민주당만 찍는 사람들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야당의 공세가 심하다"면서도 "대통령실이 잘 대응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김건희 여사 논란 같은 건 처음부터 안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보수 성향'이라고 밝힌 시민들은 '도피성 출국' 논란의 이종섭 주호주대사와 '회칼 테러 발언' 논란의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에 대해서도 아쉬워했다. 시민 B 씨(70대)는 "대통령실의 말이 맞다. 야당의 공세"라면서도 "좀 더 빨리 해결됐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사와 황 수석 일은 한 위원장과 국민의힘이 잘 나서서 해결했다"며 "대통령이 실수할 때는 여당이 바로잡아야 한다. 여당이 대통령을 잘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 C 씨(70대)는 "민주당은 이재명 지키기만 하다가 종북 세력과 손잡았다. 민생과 나라를 위해서 국민의힘이 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 잘한 게 많다. 의대정원 증원도 얼마나 뚝심있게 밀어붙이고 있나"면서도 "잘한다 싶으면 대통령실에서 안 좋은 일이 생긴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경기 안양시 만안구 중앙시장에서 임재훈 안양시 동안구갑 후보, 최돈익 안양시 만안구 후보와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경기 안양시 만안구 중앙시장에서 임재훈 안양시 동안구갑 후보, 최돈익 안양시 만안구 후보와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그러나 시장에서 멀어질수록 반응은 차가워졌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투표했다는 시민 D 씨(60대)는 "잘 좀 했으면 좋겠다"면서 "대통령이 선거에서 이길 생각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시민 E 씨(40대)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과 한 위원장에 대해 "매일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 욕하는 것 말고 기억나는 게 없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보다 나은 줄 알았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큰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며 "여당은 결국 대통령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이) 여기 와서 이럴 게 아니라 대통령을 좀 어떻게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시민 F 씨(50대)는 "대통령이 너무 못하지 않았나. 선거에서 심판해야 한다"며 "평소에 잘해야지 선거 다가온다고 이것저것 막 내밀어봤자 별로 믿음도 안 간다"고 했다. 아들이 군대에 있다는 그는 "해병대 채 상병 사건을 보면 남 일 같지 않다"며 "요즘 애들도 줄어드는데 나라가 애들 귀한 줄을 모른다"고 비판했다.

시민 G 씨(40대)는 민주당 당원이라고 밝히며 "반드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 H 씨(30대)는 "민주당 지지자는 아니지만 국민의힘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다. 뭐 하는지는 모르겠고 좋은 기사를 본 적도 없는 것 같다"며 "지인 중에 보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있지만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을 찍은 건 부끄러워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기 신도시 특별법에 대해서도 "관심 없다"고 답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20일 경기 안양시 관양시장을 방문해 상인 및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최돈익(만안)·임재훈(동안갑)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안양은 21대 총선에서 3개 선거구(만안·동안갑·동안을)를 모두 민주당에 내준 여당의 험지다. /배정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20일 경기 안양시 관양시장을 방문해 상인 및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최돈익(만안)·임재훈(동안갑)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안양은 21대 총선에서 3개 선거구(만안·동안갑·동안을)를 모두 민주당에 내준 여당의 험지다. /배정한 기자

이날 안양을 방문한 한 위원장은 이 대사 귀국과 황 수석 사퇴를 여러 차례 언급하며 "민심에 귀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지역 현안인 '1기 신도시 특별법' 추진을 약속하는 한편 민주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한 공세도 이어갔다.

한 위원장은 예정에 없던 안양 중앙시장을 방문해 안양시민과의 접촉을 늘렸다. 붉은색 야구점퍼를 입은 한 위원장은 수많은 인파에 둘러싸인 채 단상에 올라 "원래 없던 일정이었으나 여러분이 너무 보고 싶어 일정을 새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딱 한 마디만 하겠다. 저희는 민심을 따르겠다"며 "오로지 국민의 상식만 보고 간다. 국민에 대한 책임감만 가지고 국민이 걱정 안 하게 힘내겠다"고 했다. 동행한 최돈익(안양 만안)·임재훈(안양 동안갑) 후보에 대한 지지도 호소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한동훈'이라 적힌 손팻말을 들고 환호했다. 한 위원장은 거리 인사를 하며 시민과 '셀카 타임'도 잊지 않았다.

이날 한 위원장은 이 대사 귀국과 황 수석 사퇴를 여러 차례 언급하며 "해결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관양시장에서는 "일주일 동안 황 수석 문제라든지, 이 대사 문제로 여러분 많이 걱정하셨을 것이다. 그것 다 오늘 해결됐다"고, 이보다 앞서 초원어린이공원에서는 "최근에 있었던, 여러분이 실망하셨던 황상무 수석 문제라든가 이종섭 대사 문제, 저희가 결국 오늘 다 해결됐다는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거를 앞두고 국민 여러분의 민심에 더 귀 기울이고, 더 겸손한 자세를 보이는 것만이 우리 책임을 다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1기 신도시 특별법' 등 지역 맞춤 공약을 내세우는 한편 민주당에 대한 공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국민의 안전과 생활을 충분히 생각해서 재건축·재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세력"이라며 "반대로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은 그걸 반대하는 세력"이라고 비교했다. 또 "저희는 경기를 포함한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행정구역 개편을 적극 추진하려는 사람들"이라며 "민주당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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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21 00:00 입력 : 2024.03.21 0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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