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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부터 이준석까지…'토론 러브콜' 왜? Only
한동훈, 이재명 사법리스크 '노림수'…이재명 "대통령과 대화 먼저" 이준석, 한동훈 끌어 존재감 '부각'

한동훈, 이재명 사법리스크 '노림수'…이재명 "대통령과 대화 먼저"
이준석, 한동훈 끌어 존재감 '부각'


총선을 30여일 앞둔 상황에서 여야 대표 간 토론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여야 각당의 유불리가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배정한·남용희 기자
총선을 30여일 앞둔 상황에서 여야 대표 간 '토론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여야 각당의 유불리가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배정한·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공개 토론을 제안한 데 이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까지 동참의 뜻을 밝혔다. 총선을 30여일 앞둔 상황에서 여야 각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여야 대표간 토론의 불씨를 지핀 쪽은 한 위원장이다. 지난달 29일 국민의힘은 공지를 통해 여러 방송사로부터 한 위원장과 이 대표의 1대1 토론요청이 있었다며 '한 위원장은 토론에 응하겠다는 답변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지난 4일과 5일에는 한 위원장이 직접 "이 대표가 토론 잘하는 분으로 알려져 있고, 민주당도 자평해왔지 않나. 피할 이유가 없다"라며 "민의를 두고 경쟁하는 총선 국면으로 당연히 저와 토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토론 주제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거대 양당의 총선을 이끄는 대표끼리 다양한 주제로 토론해 국민의 선택을 받자는 논리다. 국민의힘 관계자 <더팩트>와 통화에서 "총선을 앞두고 두 정당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국민 앞에 소상하게 설명할 수 있는 기회"라며 "사회, 국방, 외교, 경제, 도덕성 등으로 나눠 국민들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들을 망라하는 토론이 돼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 위원장의 노림수는 민주당과의 선명성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통상 유권자의 표심이 후보자의 공약이나 정책 비전에 앞서 도덕성에 좌우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토론이 성사될 경우 한 위원장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법무부 장관 재직 당시 국회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이유서를 통해 그의 범죄사실 요지를 조목조목 언급한 바 있다. 이 대표의 약점을 세세하게 인지하고 있는 만큼 생방송 토론회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역시 마찬가지다.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친명(친이재명)횡재 비명(비이재명)횡사' 논란도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 친명계 전략공천에 따른 비명계 좌절이 거듭되면서 탈당 후폭풍이 감지되는 것과 관련해 한 위원장이 이 대표 리더십을 실시간으로 저격할 것이란 관측이다. 동시에 한 위원장은 여당 공천이 민주당 공천에 비해 잡음이 적다는 점을 거론하며 형평성을 강조할 공산이 크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대화가 먼저라며 한 위원장의 토론 제안을 거절했다. 총선 전선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배정한 기자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대화가 먼저라며 한 위원장의 토론 제안을 거절했다. 총선 전선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배정한 기자

이 대표는 한 위원장의 공개 토론 제안에 대해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대화가 먼저"라고 거부했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대통령이 취임하고 제가 야당 대표로 취임한 이후에 국정을 놓고 대통령과 단 한 차례도 만나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신이 제1야당 대표라는 점을 내세우며 대통령과의 대화가 전제돼야 한 위원장과도 마주 앉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을 끌어들인 건 민주당의 총선 슬로건인 '윤석열 정부 심판'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제1야당의 상대는 단순히 여당이 아니라 윤 대통령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총선 전선'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대화가 이뤄지지 않을 것을 염두에 두고 전략적으로 거부했다는 시각도 있다.

정치권에선 토론 주제에 제한이 없는 만큼 이 대표의 토론 거부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등을 지낸 이 대표가 외교, 안보, 경제, 민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검사 출신인 한 위원장을 상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한 위원장에게 토론을 요구하며 '여야 공개 토론 공방'에 합류했다. 이 대표의 토론 제안은 침체기에 빠진 개혁신당 지지율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위원장과의 토론 성사 여부를 떠나 여론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 방점을 뒀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가 토론을 받지 않을 것을 알고 이를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한 위원장이 의도적으로 (저를) 무시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한 위원장이 (저에게) 토론한다고 그러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한 위원장을 겨냥해 "센 타자라 그러는데 방망이 절대 안 잡는 타자가 하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또 한 위원장에게 토론을 제안하기 전날 경기 화성을 출마 선언에서 "경기 남부에 진심을 다해 선거를 치러볼 생각이 있다면 한 위원장이 나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총선을 앞두고 여론 결집을 위해 각자의 유불리가 작용한 것"이라며 "한 위원장 입장에서는 자신의 격을 야당 대표와 동급으로 올릴 수 있는 기회이고, 이 대표의 진부한 이미지와 차별화에 나설 수 있는 화법으로 국민의 관심을 모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대표는 사법리스크 부담이 있기에 '잘해야 본전'으로 자신의 상대는 윤 대통령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윤석열 정부 심판이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며 "이준석 대표는 한 위원장을 통해 당 지지율 반등과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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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3.06 10:00 입력 : 2024.03.06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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