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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창당에 민주당 '빠른 손절'?…'처럼회'도 조용 Only
'선거연합' 가능성 제기했던 '처럼회' 의원들, 조국 창당엔 침묵 "조국, 진보 진영 선거 참여 이끌 수도" 장밋빛 전망도

'선거연합' 가능성 제기했던 '처럼회' 의원들, 조국 창당엔 침묵
"조국, 진보 진영 선거 참여 이끌 수도" 장밋빛 전망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검찰 독재와 싸우겠다며 13일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총선을 앞두고 조 전 장관이 합류하는 것이 악영향을 미칠까 거리두기에 나선 모습이다. /서예원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검찰 독재'와 싸우겠다며 13일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총선을 앞두고 조 전 장관이 합류하는 것이 악영향을 미칠까 거리두기에 나선 모습이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신당 창당을 선언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거리를 두고 있다. 조 전 장관의 창당 행보에 연합비례정당 연대는 없을 것이라며 '조국의 강' 건너기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특히 과거 조 전 장관을 적극 지지했던 민주당 초선 의원모임 '처럼회'를 포함해 당내 의원들도 조국 신당과 관련해 침묵하고 있다. 자녀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항소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조 전 장관의 리스크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조 전 장관은 13일 부산에서 신당 창당을 선언한 데 이어 14일 광주를 찾아 정치 행보를 이어갔다. 조 전 장관은 이날 "뚜벅뚜벅 제 길을 가겠다"라며 "민주당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야권 통합 비례정당을 추진 중인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절체절명의 역사적 선거에서 조 전 장관의 독자적 창당은 결코 국민의 승리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불필요한 논란과 갈등, 집요한 공격만 양산할 것"이라며 조 전 장관과의 연대 가능성을 부인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조 전 장관은 "박 의원이나 민주당 지도부나 저와 같은 점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윤석열 독재정권을 물리치는 것과 민생과 경제를 회복하는 것에 대해서는 마음이 같을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타 정당으로 총선에 나서더라도 '정권심판론'이라는 큰 틀 안에서 민주당과 자신은 결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 선언에 민주당은 쥐 죽은 듯 조용한 분위기다. 조 전 장관이 선거에 뛰어들며 민주당에 '내로남불' 이미지를 덧씌워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여권은 민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선택해 2심 실형을 받은 조 전 장관의 출마 길을 열어준 셈이라며 싸잡아 비판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을 두고 응원의 뜻을 밝힌 민주당 의원은 정청래 최고위원이 유일하다. 사진은 조 전 장관. /장윤석 기자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을 두고 응원의 뜻을 밝힌 민주당 의원은 정청래 최고위원이 유일하다. 사진은 조 전 장관. /장윤석 기자

한 중진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조 전 장관이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놓고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것이 민주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일"이라며 "민주당 입장에서는 조용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유일하게 정청래 최고위원이 향후 조 전 장관과의 연대 의사를 열어뒀다. 그는 13일 자신의 SNS에 "현실 정치 참여 선언의 결단과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그동안 온갖 고초를 잘 견뎌왔다. 어떤 모양으로 같이 할지는 모르겠으나 정권 심판의 큰 바다에서 함께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따로 또 같이"라고 말했다.

당내 강경 초선 모임인 '처럼회'(최강욱(전)·김남국(탈당)·김의겸·김용민·민형배·양이원영·이수진(동작)·장경태·민병덕·김승원 등)도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 선언에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처럼회는 '검찰개혁' 관련 공부 모임으로 시작됐다. 이들 중 일부는 그간 '검찰 독재'의 피해자라고 강조하며 조 전 장관을 향한 각별한 지지를 보내왔다. 지난해 말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설이 제기될 때도 김용민·민형배 의원 등은 선거연합을 언급하며 민주당과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둔 바 있다. 그러나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 선언 이후 처럼회 소속 의원들의 개인 SNS를 포함해 공식 석상에서 이들이 조 전 장관의 신당과 관련한 의견을 직접적으로 낸 적은 없다. 다만 민 의원은 조 전 장관의 광주 5·18민주묘지 참배에 함께 했다.

친명계를 비롯한 당 지도부도 조 전 장관의 출마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하며 구분 짓기에 나섰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정권심판론'을 강조하는 만큼,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부 요소들은 최대한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명 좌장 정성호 의원은 조 전 장관을 두고 신당 창당이 바람직한지 다시 생각해보라며 민주당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사진은 정 의원과 이재명 대표. /남용희 기자
'친명 좌장' 정성호 의원은 조 전 장관을 두고 신당 창당이 바람직한지 다시 생각해보라며 민주당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사진은 정 의원과 이재명 대표. /남용희 기자

정성호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 출연해 조 전 장관을 향해 "출마할 자유가 있고 정당 설립의 자유도 있지만 과연 본인이 정당 설립으로 출마하는 게 바람직한지 고민해 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대변인도 SBS 라디오에서 "민주당 입장에서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인데, 조 전 장관이 같이 전선을 형성한다면 유권자 입장에서는 복잡할 수 있다"며 "문재인 정권 심판이나 조 전 장관이 (총선의) 새로운 이슈로 또 부각된다면 전선 자체가 흐트러질 수가 있다. 단일전선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조 전 장관의 출마가 민주 진영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에서는 (선거 악영향 등) 불똥이 튈까 봐 우려하고 있지만, 조 전 장관이 (선거에 참여해) 자기 나름의 밭을 일구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라며 "조 전 장관처럼 팬덤이 있는 사람이 선거에 나와서 움직여지면 전반적인 선거 분위기는 진보 쪽으로 오히려 살아나지 않겠나. 정치 참여 면에서는 우리 쪽에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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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2.15 00:00 입력 : 2024.02.15 0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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