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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政談<하>] "'개딸'과 헤어질까?"...통합 '키'는 이재명 손에 Only
박정희 추도식은 '정치적 추도식' 아니다? 소통관에 등장한 '완판맨'...김학용 의원

박정희 추도식은 '정치적 추도식' 아니다?
소통관에 등장한 '완판맨'...김학용 의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무에 복귀한 이후 비명계 의원들은 강성 팬덤과의 결별을 이 대표에게 다시 한번 요구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무에 복귀한 이후 비명계 의원들은 '강성 팬덤과의 결별'을 이 대표에게 다시 한번 요구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김정수 기자]

◆이재명 다음 숙제는 '개딸과의 결별'?…통합의 장에서 나온 '쓴소리'

-이번 주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내 통합을 외치면서 내년 총선 준비 모드에 돌입한 것 같네.

-이 대표는 지난 26일 전·현직 원내대표 오찬 겸 간담회를 열어 당내 중진들의 의견을 들었어. 간담회에는 원내대표를 지냈던 박홍근·김태년·홍영표·우상호·우원식·이인영·윤호중·박광온 의원 등이 참석했지.

-이 대표는 공개 발언에서 "분열은 필패고 단결은 필승이란 자세로 솔선수범하고 앞장서겠다"라며 당내 통합을 다짐했어. 간담회 이후 강선우 대변인은 비공개 간담회 내용에 관해 "당 대표와 지도부가 단합에 대해 노력을 더 경주할 것을 다시 한번 당부하는 자리였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선 첫 번째 조건도 마지막 조건도 단합이라는 것을 재확인했다"라고 말했어. 공개 발언 후 사진 촬영 때도 이 대표를 포함해 전 원내대표들은 서로 손을 맞잡고 웃으며 환한 모습이었지.

공개 발언 당시 이 대표와 전직 원내대표들은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지만 간담회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서예원 인턴기자
공개 발언 당시 이 대표와 전직 원내대표들은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지만 간담회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서예원 인턴기자

-그런데 간담회가 비공개되자 전 원내대표들은 이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남겼다고 하네. 홍영표 의원은 '(비명계) 의원들에 거의 테러에 가깝게 지지자들이 행동하는 것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당에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공격하는 데에 유튜브가 크게 작용하는 데, 문제가 되는 유튜브에는 지도부나 의원들이 안 나가야 한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어. 강성 지지층과 당 지도부가 거리를 둬야 한다는 말이었지. 이외에도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김남국 전 민주당 의원의 거액 가상화폐 의혹' 등에 당이 더 확실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충고도 있었다고 해.

-이 대표를 향해 '강성 팬덤과 결별'을 하라는 주문은 비명계 의원들의 공통 사항인 것 같네. 최근 강성 지지자들은 비명계 의원들이 해당 행위를 하고 있다며 지역 사무소에 비방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지.

-당 지도부가 강성 지지층과 '헤어질 결심'을 할지는 의문이네.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말자'라고 했지만, 정청래·서은숙 최고위원 등은 '당원들의 요청에 맡길 것'이라며 사실상 처벌 가능성을 남겨뒀거든. 한 친명계 의원도 "체포동의안 당시 의원들은 한탄을 넘어 분노를 표출했다. (해당 행위와 관련해서는) 당원들의 판단이 있을 것이고, 의원들은 거기 따라야 할 것"이라며 가결파 의원들 처벌과 관련해서 당내 분열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어. 이 대표가 '통합'을 외쳤지만, 계파 갈등은 총선 직전까지도 지속할 것이라는 당내 비관론도 여전한 것 같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것을 두고 보수 대통합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것을 두고 '보수 대통합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제공

◆'정치적 추도식' 안 간다던 尹, '박정희 추도식'에서 박근혜와 '악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6일 현직 대통령 최초로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했지?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지 두 시간여만이었지. 박근혜 전 대통령도 11년 만에 유족 대표로 참석했어.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보수 대통합'이라는 메시지를 건넨것으로 해석돼. 총선을 앞둔 시점인 데다 최근 박 전 대통령도 외부 활동을 시작했으니까.

-윤 대통령의 이번 행보가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해 보여. 대통령실도 그걸 모르지는 않았을 거야. 하지만 아쉽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대통령실은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도식 참석 여부에 "정치적인 집회 행사로 변경된 상황이라 이제는 대통령이 갈 수 없는 행사가 됐다"며 기존 불참의 뜻을 재차 밝혔어. 그렇다면 보수층이 결집하는 박정희 추도식은 비정치적이라고 생각했던 걸까. 아무래도 이태원 참사 추도식은 정부에 비판적이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 대통령실이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로 충격을 받았다고 전해지는데, 비판적인 목소리에 대한 대통령실의 태도는 여전한 듯해.

-최근 여론 추이를 보면 윤 대통령으로서는 보수결집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여. 보궐선거 패배 이후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보수 지지층 이탈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거든. 지난 20일 한국갤럽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에 비해 3%포인트 하락한 30%를 기록했는데, TK(대구·경북)에서 무려 13%포인트나 떨어졌거든.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대통령의 박정희 추도식에 참석은 앞서 이태원 참사 추도식을 정치적 집회라며 거부한 것과 비교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의 박정희 추도식에 참석은 앞서 이태원 참사 추도식을 "정치적 집회"라며 거부한 것과 비교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 제공

-다만 보수층 이탈이 보궐선거 패배로 인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야.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은 윤 대통령의 '찍어 누르는 듯한'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반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지. 중도층의 반감이 큰 이유이기도 해. 윤 대통령이 이런 기조를 유지한다면 중도층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모르겠네. 뭐, 보수층으로만 선거를 치르고 중도층은 아예 버렸다면 모를까.

-이날 추도식 현장에선 강경하고도 전통적인(?) 보수층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어. 행사를 주관한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은 추도사에서 전임 문재인 정부에 대해 "주사파 운동권 세력" "북한 김정은 비위 맞추기" 등 수위 높은 표현으로 맹비난했지. 추도식이 끝나고 빠져나가는 인요한 혁신위원장 뒤로는 "왜 5·18 먼저 가냐 XXX야"라는 등 욕설과 고성이 쏟아졌어. 술에 취한 한 참석자가 취재 중인 기자 2명을 폭행하기까지 했어.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취사선택해 듣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는 지적이 나와. 윤 대통령의 '국민 통합' 발언이 무색해질 정도랄까. 오는 31일 윤 대통령은 내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국민 통합 메시지를 낼 것 같은데,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지 잘 모르겠어.

-인 혁신위원장이 27일 첫 회의를 열고 1호 안건으로 당원권 정지 상태인 이준석 전 대표·홍준표 대구시장 등의 징계 해제 당 지도부에 건의했지. 그런데 사면 명단에 오른 홍준표 대구시장이 불만을 드러냈지?

-먼저 혁신위는 이날 당사에서 첫 회의를 열고 2시간여가량 대사면을 포함해 향후 혁신위에서 테이블에 올릴 안건에 대해 논의했어. 회의 후 김경진 혁신위원은 취재진과 만나 "인요한 위원장이 최초에 말했던 국민 통합, 야당과의 소통과 통합, 당내 화합과 통합 등을 주요 안건으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사면 배경을 밝혔어. 그런데 홍 시장이 페이스북에 "사면은 바라지 않는다. 장난도 아니고 그런 짓은 하지 말라. 해촉도 징계도 모두 수용했고 모욕도 감내했다. 김기현 지도부와 손절한 지 오래다"라며 "총선출마할 것도 아니고 총선 관여할 생각 또한 추호도 없다. 총선 출마할 사람들에 끼워서 그런 장난치지 말라. 총선까지 배제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총선 후 바뀐 정치 지형과 새롭게 정치 시작하면 된다. 니들끼리 총선 잘해라"고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어.

◆"가격이 기막힙니다!"...기막힌 안성 '홍보맨' 김학용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이 안성 홍보맨으로 활약(?)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맞아. 김 의원은 지난 24일 국회 소통관 앞에서 열린 '경기도 안성 지역 농산물 판매 행사장'에 나타났어. 소통관 앞에서는 각 지역 특산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장이 열리곤 해. 이날은 김 의원 지역구인 경기도 안성이 무대에 올랐던 거야. 보통 지역구 의원들은 판매 현장을 한 바퀴 둘러보거나 사진을 찍고 자리를 떠나는 경우가 태반인데, 김 의원은 좀 달랐어.

-김 의원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가격이 기가 막힙니다!" "맛이 아주 좋습니다!" "여러분! 이번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등의 코멘트를 날리며 판촉에 나섰거든. 처음에는 김 의원이 아니라 판매자로 착각했을 정도였어. 그만큼 자연스러웠지. 우리가 전통 시장이나 과일 가게에서 익히 들어 알고 있는 그 리듬과 바이브였어.

경기도 안성 지역 농산물 행사장의 판매 시간은 오후 5시까지였지만 오후 3시에 조기 완판됐다고 한다. /김정수 기자
경기도 안성 지역 농산물 행사장의 판매 시간은 오후 5시까지였지만 오후 3시에 조기 '완판'됐다고 한다. /김정수 기자

-현장 분위기는 어땠어? 사람들 반응이 궁금한데?

-나쁘지 않았어. 국회 내 관계자들이나 출입 기자들은 마이크를 쥐고 쉴 새 없이 외치는 김 의원을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가벼운 웃음을 지었어. 김 의원은 이들과 눈을 맞추며 '와서 한번 봐달라'는 식으로 손짓했지. 김 의원은 또 "돈 가지고 와~ 외상 안 돼!"라며 이들과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어. 김 의원을 처음 목격했던 때가 점심을 먹고 돌아온 오후 1시쯤이었으니까, 김 의원은 그 전에 점심을 마치고 행사장에 온 것 같더라고.

-김 의원은 "오후 5시까지 판매하게 돼 있는데 아마 오후 2시 30분이면 다 떨어질 것 같습니다! 부지런히 와서 사주시길 바랍니다!"라며 사람들을 끌어모았어. 실제로 원래 판매 계획은 오후 5시까지였는데 김 의원의 활약이 통했는지 쌀, 배, 곰탕, 포도, 대추 등 품목들은 오후 3시에 조기 '완판'됐다고 하더라고.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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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0.28 00:00 입력 : 2023.10.28 0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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