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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태영호, 엇갈린 징계…'與 지도부 리스크' 우려 여전 Only
김재원 불복 가능성 제기...당 혼란 계속되나 유승민 "징계 수준 차이, 결국 녹취 때문 아닌가"

김재원 불복 가능성 제기...당 혼란 계속되나
유승민 "징계 수준 차이, 결국 녹취 때문 아닌가"


국민의힘이 잇단 설화로 논란을 일으킨 김재원 최고위원(왼쪽)과 태영호 전 최고위원(자진 사퇴)에게 각각 당원권 정지 1년과 3개월의 징계 처분을 결정하며 두 달을 이어 온 지도부 리스크가 일단락됐다. /국회=남용희·남윤호 기자
국민의힘이 잇단 설화로 논란을 일으킨 김재원 최고위원(왼쪽)과 태영호 전 최고위원(자진 사퇴)에게 각각 당원권 정지 1년과 3개월의 징계 처분을 결정하며 두 달을 이어 온 '지도부 리스크'가 일단락됐다. /국회=남용희·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국민의힘이 잇단 설화로 논란을 일으킨 김재원 최고위원과 태영호 의원에게 각각 당원권 정지 1년과 3개월의 징계 처분을 결정했다. 이로써 지도부 논란은 일단락하는 분위기지만, 뒤늦은 징계와 그 수준을 두고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김 최고위원이 징계에 불복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김기현 대표가 혼란을 빨리 수습하고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민의힘은 체계 정비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절차가 가시화된 후 잠시 중단됐던 최고위원회 회의를 이날 재개했다. 앞서 지난 4일과 8일, 최고위를 열지 않아 자진 사퇴를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김 최고위원의 명패는 보이지 않았다.

김기현 대표는 회의에서 "우리 당 일부 최고위원의 잇따른 설화로 당원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 당 대표로서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그는 "당 지도부 일원은 언행에 있어 더욱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앞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며 기강잡기에 나섰다.

공석이 된 최고위원 자리 메우기에도 속도를 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최고위원이 궐위될 경우 30일 이내 당 전국위원 선거를 열고 후임을 선출하도록 되어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당헌에 따라 (궐위된) 최고위원 선출 시한은 6월 9일까지"라며 "이 일정을 준수하기 위해 다음 주 월요일(15일) 최고위에서 선관위 구성안을 의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민의힘 최고위원 5석 중 2석이 공석이지만 '궐위'는 자진사퇴한 태 전 최고위원 자리 1석뿐이다. 사퇴하지 않은 김 최고위원의 경우 궐위에 해당하지 않는 '사고'이기 때문에 선거 대상이 되지 않는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김재원 최고위원, 태영호 전 최고위원 징계 수위를 두고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강한 징계를 촉구해 온 홍준표 대구시장은 연결고리를 근원적으로 자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홍 시장이 지난 5일 정치 인생에서 잘못된 결정을 한 일이 두 번 있다며 2017년 자유한국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한 일과 이후 당 대표를 맡은 일을 꼽았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김재원 최고위원, 태영호 전 최고위원 징계 수위를 두고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강한 징계'를 촉구해 온 홍준표 대구시장은 "연결고리를 근원적으로 자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홍 시장이 지난 5일 "정치 인생에서 잘못된 결정을 한 일이 두 번 있다"며 2017년 자유한국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한 일과 이후 당 대표를 맡은 일을 꼽았다. /국회사진취재단

김 대표가 당 안정화에 서두르고 있지만 내홍의 불씨는 남아있다. 먼저 '지도부 리스크'가 끝나지 않았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최고위원이 윤리위 징계에 불복할 가능성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김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선거에서 최다 득표로 당선됐다. 그가 계속된 논란에도 '위험 발언'을 이어간 것은 당원의 지지를 믿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김 최고위원은 윤리위 징계를 앞두고 이어진 사퇴 압박에도 끝까지 버텼다. '김재원 징계 반대' 서명에는 당원과 비당원을 합친 2만1725명이 참여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를 페이스북에 공유하기도 했다.

특히 윤리위가 지난 8일 1차 심의에서 징계 결정을 유보하며 사실상 사퇴를 압박한 점을 문제삼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중립을 지켜야 할 윤리위가 '정치적 해법'을 공개 거론하며 양형 조정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위법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현재까지 김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한 뚜렷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이와 함께 태 전 최고위원의 후임을 누구로 선출할 것이냐도 고민거리다.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전국위원 선거로 치러지는 만큼 당 지도부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다. 당내에서는 지난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던 초·재선 의원들이 거론되는 한편, 무게감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도부가 '친윤계 일색'이라는 비판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논란이 된 김 최고위원의 5.18 발언과 전광훈 목사 관련 발언, 태 전 최고위원의 4.3 발언은 강경 지지층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데 이는 지난 전당대회가 '당원 투표 100%'로 치러지면서 예견된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 안팎에서는 징계 수위를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당원권 정지 1년' 징계에 따라 김 최고위원은 내년 4월로 예정된 총선에 국민의힘 당적으로 출마가 불가능해졌다. 반면 태 전 최고위원은 '당원권 정지 3개월'에 그치며 내년 총선 공천 가능성이 열렸다. 당초 태 전 최고위원도 중징계가 예상됐으나 윤리위가 열리기 직전 태 전 최고위원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점이 참작됐다.

그러나 이를 고려해도 태 전 최고위원 징계가 지나치게 가볍다는 지적과 함께 모종의 '정치적 협상'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실제로 윤리위는 태 전 최고위원의 징계 사유 중 하나였던 '대통령실 공천 개입' 발언의 진위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유승민 전 의원은 전날(10일) 페이스북에 "5·18, 전광훈 대 4·3, JMS(Junk, Money, Sex), 녹취록의 차이가 뭐길래 이런 징계의 차이가 나는지 공정과 상식에 비추어 납득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태 전 최고의원의 사퇴가 양형에 영향을 미친 점에 대해서도 "최고위원 사퇴 여부(가 참작 사유가 됐다)는 말이 안 된다"며 "(당원권이 정지되면) 1년 동안 어차피 최고위원을 못 하는 거고, 1년 아니라 6개월 후라도 이 지도부 운명은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녹취록이 문제"라며 "대통령 정무수석이 사실상 불법 공천 협박을 했다는 '거짓말'로 대통령실을 능멸한 죄 치고는 3개월이 너무 가볍지 않냐"면서 정치적 협상을 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 전 의원은 윤리위 결정이 나오기 앞서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대통령실의) 불법 공천개입, 이거는 태 전 최고위원이 '갑'이 된 것"이라며 "태 전 최고위원이 만약 자기에게 공천을 안 주면 '이거 사실이었다'고 언젠가 뒤늦게 얘기하면 어떻게 되겠냐"고 주장한 바 있다.

전당대회 종료 두 달 만에 최고위원 두 자리가 공석이 된 점을 두고 김기현 대표의 리더십에 적지 않은 상처가 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전당대회 종료 두 달 만에 최고위원 두 자리가 공석이 된 점을 두고 김기현 대표의 리더십에 적지 않은 상처가 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논란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도 남아있다. 특히 홍준표 대구시장은 당 상임고문 해촉 뒤에도 정부·여당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런 홍 시장에 대해 당내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홍 시장은 전날(10일) 대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통령실에 있다"면서 김 대표를 두고 "당에 쓴소리를 해도 옹졸한 당 대표가 말을 안 듣는다"고 했다. 홍 시장은 앞서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됐다. 국민의힘은 지자체장이 당 상임고문을 맡지 않는 관례를 이유로 들었으나 홍 시장이 당시 김 최고위원에 대한 중징계를 촉구하며 김 대표에게 수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는 것이 원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를 두고 이날(11일) 당내에서는 홍 시장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하태경 의원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홍 시장의 발언에 "사리분별력이 떨어지는 행동"이라며 "홍 시장을 보면 어떨 때는 참 똑똑하다. 정말 감탄이 나올 정도로 똑똑한데 어떨 때는 굉장히 모자라다"고 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홍 시장과 짧은 시간 대화하고 나오면서 아마 이 대표가 회심의 미소를 짓고 나오지 않았겠냐"며 "제가 보기에 홍 시장은 이 대표가 의도했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해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비윤계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다수의 국민께서 정권 교체를 지지했던 이유" 중 하나로 "말 잘 듣는 사람만 중용하지 말고 일 잘하는 최고 인재를 등용해달라"를 꼽으며 "우리는 정권 교체를 갈망한 국민이 기대한 길로 가고 있냐"고 되물었다.

그는 "실망으로 기대를 접은 분이 많다"며 "2030 세대의 지지율은 10%대로 추락했다. 중도층은 부정평가가 65%를 넘은지 오래"라며 "내년 총선에서 야당을 찍겠다는 분들이 여당을 찍겠다는 분들보다 10% 이상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변하지 않으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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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5.12 08:57 입력 : 2023.05.12 08: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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