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ODAY

"검찰 기분 나빴을 것"…출두 강행한 송영길 왜? Only
2일 송영길 ‘입구컷’ 예상에도 검찰 출두  여론 호도용? 정치쇼? 구속 영장 기각 노렸나

2일 송영길 ‘입구컷’ 예상에도 검찰 출두 
여론 호도용? 정치쇼? 구속 영장 기각 노렸나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 검찰 출입을 거부 당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 검찰 출입을 거부 당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핵심 피의자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일 검찰 자진 출두했다. 검찰은 앞서 "조율 없는 출두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 그대로 이날 송 전 대표를 돌려보냈다. 송 전 대표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출두쇼, ‘구속영장 기각 명분을 쌓기 위한 포석’ 등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 기자회견에서 "검찰이 준비도 안 된 채 나를 귀국하게 했다"며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나를 구속하라"며 검찰 수사에 불만을 표했다.

그러면서 송 전 대표는 "유일한 수사 근거였던 이정근 씨의 신빙성 없는 녹취록은 증거능력도 부족하고 이후 재판과정에서 이정근 씨의 진술 번복으로 기소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검찰이 증거를 조작하기 위해 갑자기 (4월) 29일 아침 여섯 군데를 압수 수색을 했다"고 검찰 수사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후 송 전 대표는 "참고인을 임의동행해 갖은 협박과 회유를 하고 있다"며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낸다는 인디언 기우제처럼 뭔가 나올 때까지 수사한다는 마구잡이식 수사는 심각한 인권침해로 연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장에서 송 전 대표는 해당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반부패수사 2부 김영철 부장검사와 전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 측은 미리 출입을 위한 등록이 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송 전 대표 출입을 불허했다. 통상적으로 검찰청사 출입을 위해서는 조사 대상자로 미리 출입 등록이 돼야 들어갈 수 있다. 이날 송 전 대표는 청사 현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약 30분간 기자회견을 한 뒤 자리를 떠났다.

지난달 24일 프랑스 파리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송영길 전 대표가 지지자들이 응원에 미소를 띠며 공항을 빠져나가는 모습. /남용희 기자
지난달 24일 프랑스 파리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송영길 전 대표가 지지자들이 응원에 미소를 띠며 공항을 빠져나가는 모습. /남용희 기자

송 전 대표 행보에 정치권은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송 전 대표가 추후 구속을 면하기 위해 자진출두를 선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검사 출신인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구속영장 기각 명분을 쌓기 위한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조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장차 있을지 모르는 구속영장 청구에 대비해 '나는 도주의 의사가 전혀 없고 도주할 수도 없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조 의원은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알리고 자기는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수사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떳떳하다', '당당하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여당에서는 '정치쇼'라고 규정했다. 검찰 출신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본인의 결백함을 드러내기 위한 정치적 출두 쇼"라며 "본인이 갑자기 나타나서 조사해 달라고 한다면 조사가 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유 의원은 "지금 수사 전개 과정에서 보면 송 전 대표가 가장 마지막 부분에서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호사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 역시 '여론 호도를 위한 쇼'라는 입장을 내놨다. 천 위원장은 "송 전 대표도 변호사 출신이고, 피의자가 검찰에 먼저 찾아가 수사해 달라고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란 걸 알 것"이라며 "정치적인 쇼를 하고 있는 것이고, 여론 호도용일뿐"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송 전 대표의 일방적 출석으로 불편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검찰 출신인 송기헌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정치적 행위로 본인 의사를 표현한 것"이라며 "검찰으로서는 자기 쇼하는 걸로 밖에 안 보이고, 굉장히 기분이 나빴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 전 대표 측 인사들이 현역 의원, 대의원 등에게 현금 9400만원을 살포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송 전 대표의 전·현 주거지와 개인 조직 사무실 등은 물론, 경선캠프 지역본부장, 상황실장 등의 주거지 등에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인 바 있다.

이어 검찰은 지난달 구속영장이 기각된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조만간 다시 청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감사의 신병을 확보한 뒤 윤관석, 이성만 등 주요 피의자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윗선인 송 전 대표에 대한 검찰 조사는 가장 마지막 순서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snow@tf.co.kr


- 특종과 이슈에 강하다! 1등 매체 [더팩트]
- 새로운 주소 'TF.co.kr'를 기억해주세요! [http://www.TF.co.kr]
- 걸어다니는 뉴스 [모바일 웹] [안드로이드] [아이폰]
- [단독/특종] [기사제보] [페이스북] [트위터]

    2023.05.03 00:00 입력 : 2023.05.03 00:00 수정
    이전
    더보기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