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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략적 '색깔론' 충돌 속 정진석 '식민사관' 논란 Only
"친일" vs "종북" 여야 프레임 씌우기 안간힘

"친일" vs "종북" 여야 프레임 씌우기 안간힘

국민의힘 주호영(왼쪽)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민주당 정권 아래 이런저런 이유로 북한이 핵무장을 할 시간을 주고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결과라고 주장했다. 오른쪽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남윤호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왼쪽)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민주당 정권 아래 이런저런 이유로 북한이 핵무장을 할 시간을 주고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결과"라고 주장했다. 오른쪽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한국·미국·일본이 지난달 30일 동해상에서 5년 만에 연합훈련을 실시한 것을 두고 여야의 공방이 거칠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북한의 잇따른 무력 도발을 고리로 안보의 중요성을 연일 강조하며 '더불어민주당=친북' 프레임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이 '반일'을 부각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가운데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식민사관' 논란이 불거지면서 여야 간 이념 공세가 격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최근 북한의 연이은 무력 도발에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동시에 안보에 대한 빈틈없는 노력을 설파하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우리는 한·미·일 연합 방어 훈련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불안이 매우 높다"며 "이것들이 모두 민주당 정권하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북한이 핵무장 할 시간을 주고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은 그 결과이긴 하지만 이제 안보 책임은 정부여당이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전술핵 운용부대 군사 훈련을 7차례나 실시했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모든 훈련을 지도했다. 북한의 7차례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사실상 핵 공격 능력을 시험·과시한 도발이라는 게 안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또한 북한은 지난달 '핵 선제 타격'까지 법제화했다. 한반도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어느 때보다 안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여당은 북한을 규탄하며 굳건한 한미 연합 방위 태세를 강조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여당은 특히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한미일의 동해상 미사일 방어 합동 군사 훈련을 두고 '친일'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종북' 프레임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이 '친일'을 부각하는 것에 대해 '선동'이라고 판단하고 있는데, 민주당이 국민의 반일 정서를 자극해 정치적 이익을 노리고 있다는 시각이 짙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저급한 친일 프레임에 갇혀 왜곡된 안보 인식을 드러낸 이 대표는 절대 국가 지도자가 될 수 없음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진석(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일본군 한국 주둔설을 제기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경박한 역사 인식으로 국민을 현혹하지 말았으면 한다며 비판했다. /국회사진취재단
정진석(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일본군 한국 주둔설'을 제기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경박한 역사 인식으로 국민을 현혹하지 말았으면 한다"며 비판했다. /국회사진취재단

정 비대위원장은 한 발 더 나갔다. 그는 이 대표가 전날(10일) 일본의 한반도 주군 가능성을 주장한 데 대해 "문재인의 '김정은 비핵화 약속론'에 이어 대한민국 안보를 망치는 양대 망언이자 거짓말"이라며 "경박한 역사 인식으로 국민을 현혹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하지만 이 대표를 비판하려다 '친일' 논란을 자초했다. 구한말 정세를 설명하면서 "조선은 안으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 게 화근이 됐다.

민주당은 "여전히 일본을 옹호하며 우리 역사를 부정하기 급급하다"라며 비난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은 SNS에 글을 올려 "임진왜란, 정유재란은 왜 일어났나"라고 되물으면서 사퇴를 촉구했다. 김웅 의원은 "전형적인 가해자 논리"라고 지적했고,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분명히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서 "자칫 이 대표의 그릇된 색깔론에 말려들어 소모적인 정쟁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정 위원장은 식민사관 논란에 대해 "친일 프레임 씌우기"라며 "논평의 본질을 왜곡하고 호도한다. 기가 막힌다"라고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한 적이 없다'는 자기 발언에 대해 "전쟁 한 번 못하고, 힘도 못 써보고 나라를 빼앗겼다는 얘기"라며 "조선이라는 국가공동체가 중병에 들었고, 힘이 없어 망국의 설움을 맛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왕조의 대한민국 핵 위협에 침묵하는 사람들은, 인민을 압살하고 있는 독재자의 추종자들"이라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의 해명에도 민주당은 '친일 본색'이라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안보 정쟁의 불길이 커짐에 따라 여야의 '친일'과 '종북' 공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언근 전 부경대 초빙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민주당 측에서는 전통적인 반일 감정을 건드려 정치적 이익을 얻고자 하는 게 깔려 있을 것으로 보고, 국민의힘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단절되다시피 한 한일 관계를 지적하는 동시에 (윤석열 정부가) 개선시키려는 것을 강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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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0.12 00:01 입력 : 2022.10.12 00: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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