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주고 받은 메시지가 26일 언론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국민의힘 누리집 게시판에는 권 직무대행 사퇴를 촉구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이 나눈 사적 대화내용이 공개되면서 당원 게시판에는 비판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준석 대표가 마땅한 대응을 하지 않고 침묵하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는 형국이다.

27일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할 말 있어요'에는 윤 대통령 문자 파문 관련 글이 1분 단위로 올라오고 있다. 이날 0시부터 오전 9시 30분까지, 관련 글은 500여 건을 돌파했다. 글의 대다수는 해당 문자 메시지를 언론에 노출한 권 원내대표의 부주의한 행동에 대한 비판이다. 이 외에도 윤 대통령을 향한 실망의 목소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7일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할 말 있어요'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간 나눈 문자 메시지 관련 비판 글이 쇄도하고 있다. /국민의힘 누리집 갈무리

게시판에는 유독 권 원내대표를 직격한 글들이 많았다. 한 당원은 "당대표 대행하는 분이 더 주의하거나 겸손한 자세가 보이지 않아 당원의 한사람으로 실망했다"며 "제발 정신 차려 일하라"고 비판했다. 다른 당원은 "당과 대통령을 위해 권성동은 사퇴하라"며 "이렇게 실수가 많은 당 지도부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원은 "원내대표에 당대표 대행까지 하더니 자기 정치에 눈이 멀어 망발을 했다"며 "이 엄중한 시기에 자살골을 넣은 셈"이라고 적었다.

'윤 대통령에게 실망했다'는 글도 다수다. 한 당원은 "윤 대통령님 실망했다"며 "결국 이준석을 징계한 것은 윤핵관들의 '토사구팽'이었나"라고 적었다. 다른 당원도 "정말 실망스럽다. 공개된 대통령과의 사적 문자 내용은 충격 그 자체다"라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권 직무대행은 그렇게 조심성이 없는가. 어떻게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노출시킬 수 있나" "언론에 사적 대화 내용이 노출되는 순간 민주당의 먹잇감이 되는 건 윤 대통령이란 걸 알 텐데 (권 직무대행은) 사리사욕에 눈이 멀었나" "새 정부가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는 이때 당 대표라는 분이 뭐 하시는 거냐. 변명 들을 시간 없다. 윤 대통령과 우리당을 진심으로 생각하신다면 조용히 물러나라" 등의 민원성 게시글이 폭발하는 중이다.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보낸 메시지에 답장하는 권 직무대행. /국회사진취재단

앞서 국회 사진기자단은 지난 26일 4시께 국회 본회의장에서 개최된 대정부질문을 지켜보던 권 대행의 휴대전화에서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은 장면을 촬영했다.

해당 사진에는 '대통령 윤석열'로 표시된 발신자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고 말했다. 특히 이 대표를 겨냥한 듯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말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문자 공개 이후 파문은 일파만파 확산했고, 결국 권 원내대표는 문자 공개 2시간여 만인 저녁 8시 15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노출되며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고 공개 사과했다.

이 대표는 자신을 겨냥한 듯한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의 '문자 파문'에 마땅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현재 자신이 머물고 있는 '울릉도' 현안 관련 메시지만 내놓은 상태다. /이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이 대표는 이러한 문자 메시지 내용이 공개된 이후 직접적 반응을 내놓지 않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자신의 '우크라이나 行' 관련 당비 사용 보도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한 것과 대비되는 행동이다.

현재 울릉도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이 대표는, '문자 파문'과 관련한 언급은 일절 없이 울릉도에 방문한 느낀 점만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번 문자는 그동안 이 대표를 둘러싼 당 내홍 상황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고수해온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표출한 언급이 공개된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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