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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취임 한 달을 맞는 2일 대국민보고를 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최근 다시 정치권 이슈로 떠오른 조국 사태와 관련해 송 대표의 입장 표명이 주목된다. /남윤호 기자 |
'조국 사태' 사과할 듯…강경파 반발 가능성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발간을 계기로 이른바 '조국 정국'이 재발되는 가운데 난감한 상황에 처한 더불어민주당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선이 채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조국 사태'에 관한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입장 표명이 주목된다.
민주당에 따르면 송 대표는 취임 한 달을 맞는 2일 대국민보고를 할 예정이다.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에서 청취한 민심을 바탕으로 당 쇄신 방향과 운영 방안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젝트는 국민 의견을 수렴해 당의 새로운 방향성을 정립하기 위한 일환으로 지난달 25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송 대표는 조국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송 대표는 윤호중 원내대표와 최고위원단 등 지도부가 모여 의견을 나눴다. 조국 사태로 촉발된 '불공정' '내로남불' 등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여러 불공정 논란에 불만을 터트린 청년층을 달래기 위해서 유감 표명은 필수적인 상황이다. 지난달 6일과 18일 각 행사에서 송 대표와 만난 대학생들은 청년 정책은 물론 내로남불 문제와 조국 사태와 관련해서도 질타한 바 있다. 여기에 송 대표는 쓴소리라도 경청하겠다고 했다.
지도부 차원의 사과는 한차례 있었다.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는 2019년 10월 조국 사태와 관련해 "민주당이 검찰개혁이란 대의에 집중하다 보니, 국민, 특히 청년들이 느꼈을 불공정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좌절감은 깊이 있게 헤아리지 못했다"며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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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이 출간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책이 판매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하지만 이번은 상황이 다르다. 2017년 하반기 조 전 장관 가족 기소와 단기 낙마, 부실 인사 검증 논란에 국론이 양분되는 상황에서 정권에 부담이 됐고, 여당은 어떤 식으로든 수습이 불가피했다. 이번엔 조 전 장관의 책을 계기로 조국 사태가 다시 수면 위로 급부상한 것과 차이가 있다.
게다가 지난 4월 재보선 참패 이후 조국 사태 등을 원인으로 꼽으며 사과했던 초선 의원들은 강성 당원으로부터 '문자 폭탄'을 받기도 했으며, 이를 두고 계파 간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때문에 송 대표의 사과 수위 등에 따라 당이 내분에 휩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당내 의견은 분분하다. 조국 정국 재현 조짐이 일자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당의 입장을 정하자'는 목소리와 '당이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하는 것은 맞지 않다'다는 반대 의견도 나온다. 당 쇄신 작업에 걸림돌이 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처럼 어수선한 당 상황을 당권을 쥔 송 대표가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는 데에 공감대가 커진다.
하지만 송 대표가 나서 민심을 다독인다고 할지라도 당분간 정치권 이슈의 블랙홀은 '조국'이 불가피해 보인다. 전날 공식 출판된 책에 대한 관심이 높은 데다 내용 또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검찰을 향한 신랄한 비판, 여러 의혹에 대한 자신의 항변이 담겨 있어 이념성향에 따른 충돌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모두 8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과 소회 외에도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검찰수사는 정치적 중립성을 지킨 적이 없다…윤석열 감찰도 예외가 아니었다"(p147) "수사가 아니라 사냥이 시작됐다"(p159) 등 검찰 정치적 중립과 표적수사에 대한 강도 비판이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