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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政談] 법사위원장 불발 정청래의 '두 마음'…"쿨한 수용 맞아?" Only
與, 확진자·접촉자·방역수칙 위반 많은 이유
차기 법제사법위원장으로 거론됐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에서 박광온 의원을 낙점하자 쿨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변에서 다른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정 의원이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차기 법제사법위원장으로 거론됐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에서 박광온 의원을 낙점하자 "쿨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변에서 다른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정 의원이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더팩트> 정치팀과 사진영상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 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 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與, 확진자·접촉자·방역수칙 위반 많은 이유

[더팩트ㅣ정리=허주열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윤호중 원내대표 선출로 공석이 된 법사위원장 자리에 박광온 의원을 내정했다. 후임자 내정 과정을 두고 내부에서 여러 뒷말이 나왔다. 야당은 인물 자체에 대한 평가보다 여당이 일방적으로 정한 것에 대한 불만을 가진 모양새다. 원 구성 재협상과 직결된 새 법사위원장 임명을 두고 다시 정국이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는 2일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와 관련해선 친문 당원들이 '114운동'을 펼치면서,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또한 민주당 관계자들이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확진, 접촉자, 자가격리자, 방역수칙 위반 사례가 많이 나오면서 내로남불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국민의힘에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김기현 의원이 새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차기 당 대표 선거와 연결된 의원들의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황교안 전 대표의 정치활동 재개에 대해선 당 안팎에서 회의적인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예정인 경남 양산에선 '환영과 반대' 두 개의 상반된 민심이 부딪치고 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차기 법사위원장 與 '일방 결정'에 野 '부글부글'

-더불어민주당에선 윤호중 법제사법위원장이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공석이 된 법사위원장 자리를 두고 뒷이야기가 좀 있었네?

-윤 원내대표가 후임자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는 후문이야. 4선 우상호 의원은 원내대표를 지냈다며 제안을 거절했고, 그다음이 정청래 의원이었는데, 내부에선 캐릭터가 강한 그가 법사위원장을 맡을 경우 '독선'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해.

-정 의원은 당에서 박광온 의원을 신임 법사위원장으로 낙점하자 SNS를 통해 "쿨하게 받아들인다"고 했어. 그런데 윤 원내대표의 의중이 박 의원 쪽으로 쏠리는 것을 전해 들은 정 의원은 주변에 "분통이 터진다"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는 말이 있어. 안팎의 얘기를 종합하면 진짜 쿨하게 수용한 것 같지는 않아(웃음).

-야당 쪽에선 박 의원 내정에 대해서 어떻게 보고 있지?

-인물 자체에 대한 평가보다는 법사위원장을 여당이 일방적으로 정했다는 것에 대해 불만이 있는 모양새야.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서 12대 국회 이후 35년 만에 여당 의원이 18개 상임위원장직을 싹쓸이한 이후 여야 원내대표 교체기에 한 번이라도 상임위원장직 재협상 이야기가 여권에서 먼저 나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서 여당의 국회 독주가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 같아. 그래서 내부에선 이대로 전반기를 보내야 한다는 의견과 우리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서라도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반반인 듯해.

-윤 원내대표는 원 구성 재협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이 확고해. 이미 원내대표 경선 때부터 확고하고 일관된 입장이야.

-김기현 신임 원내대표가 원 구성 재협상을 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 현재로선 윤 원내대표가 재협상에 응할 가능성은 작아 보여. 협상이 불발된다면 여야 새 원내지도부가 각을 세우는 것이 불가피할 텐데, 다시 정국이 얼어붙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돼.

-5월 첫 본회의에서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선출하는데, 어쩌면 야당 신임 원내대표가 뽑히자마자 1년 전 여야 갈등이 재현될 수도 있을 것 같아. 5월 첫 본회의에서 야당의 대처를 주목할 필요가 있겠어.

-2일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와 관련해선 권리당원 게시판 등 온라인에 친문 당원들이 '114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끌었어. 당 대표로 1번 홍영표 후보, 최고위원은 1번 강병원과 4번 전혜숙 후보를 찍으라고 독려하는 운동이야. 특히 전혜숙 의원은 친문으로 분류되지도 않는데, 응원하는 걸 보면 이재명 경기지사와 가까운 백혜련 의원을 떨어뜨리려는 거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어. 민주당 당권 경쟁에서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이 지사 견제가 보이는 사례로 보여.

지난 3월 25일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이장섭 민주당 의원 등이 카페 5인 이상 집합 금지 수칙을 위반한 사실이 <더팩트> 취재진에 포착됐다. /이철영 기자
지난 3월 25일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이장섭 민주당 의원 등이 '카페 5인 이상 집합 금지' 수칙을 위반한 사실이 <더팩트> 취재진에 포착됐다. /이철영 기자

◆당·청, 잇단 확진자 발생과 방역수칙 위반

-최혜영 민주당 의원 보좌진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본회의 개최가 연기되기도 했는데, 정당 중에서 유독 민주당에서 확진자, 접촉자, 자가격리자가 많은 것 같아.

-기본적으로 무증상자가 많아서 감염 경로를 특정하기 힘든 사례가 많은 상황에서 특정 당에 감염 숫자가 많다고 무조건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할 것은 아니라고 봐. 최근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어서 각 당 의원, 보좌진, 당직자, 국회 직원, 취재진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봐.

-민주당 의원이 174명으로 전체 의석의 58%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인원이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코로나 관련 문제가 더 많은 측면도 있어 보여. 좋게 보면 의원과 보좌진들이 의원활동과 다른 일정을 활발하게 소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나쁘게 보면 약간 경각심이 늦춰진 건 아닌가 싶기도 해. 확진 판정을 받은 이개호 의원 사례도 있고, 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방역수칙 위반으로 과태료까지 부과받기도 했지.

-노 전 실장의 경우 본인은 10만 원 과태료이지만, 그가 갔던 카페는 수 차례 방역수칙 준수를 안내했다는 주장에도 결과적으로 5인 이상 합석이 이뤄졌고, 출입명부가 제대로 적혀있지 않은 것도 확인돼 15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기도 했어. 이게 무슨 민폐야. 정치인들은 방역수칙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봐.

-문재인 대통령도 청와대를 떠난 전직 참모 4명과 청와대 관저에서 5인 이상 송별회를 겸한 만찬을 한 게 내로남불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어. 권력자들이 자기들은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서 국민에게는 지키라고 강요하는 듯한 모습이 잇달아 나오는 것은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아. 정부 방침에 적극 협조하는 국민들이 정말 많은데, 당·정·청 인사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아.

-사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데, 문제(?)가 적발됐을 때 "우리는 문제 없다", "왜 이런 걸 지적하느냐"는 변명도 많이 하는데, 이런 모습도 민심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아. 잘못하다 적발되면 "미안합니다, 앞으로 조심하겠습니다" 이런 말을 먼저 하는 것도 필요해 보여.

경남 양산시 하북면 주민단체들이 문재인 대통령 사저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설치한 모습. /강보금 기자
경남 양산시 하북면 주민단체들이 '문재인 대통령 사저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설치한 모습. /강보금 기자

◆文대통령 사저에 대한 양산의 엇갈린 민심

-이번 주에 문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를 둘러싼 지역 내 갈등도 논란이 됐어. 기존 사저는 양산 매곡동에 있는데, 경호처에서 매곡동 자택은 안 된다고 해서 평산마을에 새 사저 부지를 사서 최근 공사를 시작했는데, 마을 주민의 강한 반대로 공사가 중단됐어.

-반면 매곡동 마을 주민들은 대통령의 귀환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문 대통령이 원래 자리로 돌아오라는 러브콜을 보내면서, 사저 변경 가능성도 나왔어.

-청와대는 일단 "현재로서는 사저 변경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인근 주민들이 먼지 발생이나 이런 부분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그런 부분을 철저하게 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일시적으로 중단한 공사를 조만간 재개할 의사를 내비쳤어.

-그런데 평산마을 주민들이 문제 삼는 건 '먼지 발생'이 아니거든. 이들은 지역주민과 소통 없는 사저 건립 방식, 퇴임 후 문통이 내려오면 관광객이 몰려서 교통난 및 소음 공해 등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서 대통령 사저 건립 반대 현수막을 수십 장 내걸었는데, 청와대서 포인트를 잘못 잡은 게 아닌가 싶어.

-또 대통령의 고향인 양산에서도 환영과 반대가 공존하는 모습이 작금의 문 대통령 상황과 너무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이야기도 많았는데, 사실상 어려운 모양새지?

-경제계, 불교계, 시민사회계 등에서 이 부회장 사면을 청와대에 건의했고, 국민청원에도 4월에만 6건의 관련 글이 올라왔어. 하지만 청와대는 "현재까지는 사면을 검토한 바 없으며, 현재로선 검토할 계획이 없다"며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어. 민주당 지도부도 청와대와 같은 입장이고. 특히 박진영 상근부대변인은 "삼성어천가 때문에 토할 것 같은 하루"라는 SNS 글을 남기기도 했는데, 이 부회장 사면 요구에 대한 민주당 내부의 솔직한 분위기를 보여준 게 아닌가 싶어.

국민의힘 주호영 전 원내대표와 기념촬영하는 김기현 신임 원내대표(오른쪽). /남윤호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전 원내대표와 기념촬영하는 김기현 신임 원내대표(오른쪽). /남윤호 기자

◆野 신임 원내대표 선출, 당권과 연계된 빅픽처?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김기현 의원(울산 남구을, 4선)이 선출됐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순조롭게 원내사령탑 교체가 이뤄졌다는 이야기가 많네?

-맞아. 현장은 그야말로 잔칫날 분위기였어. 경선에 참여한 4명의 후보(김기현·권성동·김태흠·유의동 의원)도 재치 있는 멘트로 투표 전 토론회를 이어갔어. 때문에 토론회 중간중간에 웃음이 끊이질 않았어.

-결과도 예상과 다르지 않았어. 당초 김기현 의원이 유력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는데, 이변은 없었어. 결선 투표를 거치기는 했지만, 김 의원이 무난히 과반수(100명 중 66명)를 넘겨 당선에 성공했어.

-그런데 강성 친박(친박근혜)으로 분류됐던 김태흠 의원이 결선 투표에 올라간 건 의외네?

-김태흠 의원이 결선까지 간 건 정말 의외였어. 당 안팎에선 당연히(?) 권성동 의원이 2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거든. 취재진 사이에선 "설마 친박 김 의원이 당선되는 것 아니냐", "역시 당내에 친박 세력이 있었다" 등의 평가가 나오기도 했지.

-1차 투표에서 김태흠 의원이 2등을 한 것과 영남에 지역구를 둔 김기현 의원이 최종 1위를 차지한 것 등을 종합하면 국민의힘이 다시 강경한 대여 투쟁으로 노선을 틀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되는데, 의원들이 김기현 의원을 택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봐?

-기본적으로 김기현 의원은 지역 기반이 영남이지만, 중도 성향을 띄고 있고, 곧 열리는 당 대표 선거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말이 나왔어. 당 대표 선거에서 새 얼굴을 뽑으려면 원내대표는 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영남에서 나와야 한다는 당 안팎 여론도 있었고.

-김태흠 의원이 1차 투표에서 30명의 지지를 얻은 것은 당내에 강경파 의원들도 적지 않은데, 그래도 다수는 영남 기반에 중도를 표방한 김기현 의원이 최선이라고 판단한 것 같네. 그럼 당 대표 선거에서 주목받는 새 인물은 누가 있지?

-역시 초선인 김웅 의원(서울 송파갑) 아닐까. 김 의원은 수도권 의원인 데다 나이도 50대 초반으로 젊어 당의 새 얼굴이 될 거란 기대를 받고 있어. 또한 성향도 합리적 중도이고, 소신도 있다는 평가가 있어서 중진의원들에게도 쉽지 흔들리지 않을 거란 분석도 나왔어.

-일부 매체에선 국민의힘이 '도로 영남당'으로 회귀했다는 비판도 나왔는데, 당 대표 선거에서 새 인물을 뽑기 위한 과정이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판단을 미뤄야 할 것 같네.

-황교안 전 대표가 요즘 활동을 재개했는데, 그에 대한 당 안팎 분위기는 어때?

-대부분 부정적인 시선이야. 최근 손실보상제 통과를 주장하면서 국회 앞에서 농성 중인 최승재 의원을 만나기도 했는데, 동행한 다른 의원은 없었어. 황 전 대표와 원내대표로 호흡을 맞췄던 나경원 전 의원만 봐도 엮이지 않으려는 모습인데, 다른 의원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문혜현 기자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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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5.01 00:01 입력 : 2021.05.01 00: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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