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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4·15 총선 예비후보자 선정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정봉주 전 의원이 11일 "당의 후속조치를 보고 행보를 결정하겠다"고 밝혀 여당에서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그의 지지자들은 금태섭 의원 제명 요청서를 보내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이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입장을 밝히는 모습. /국회=남윤호 기자 |
진중권 "금태섭 내치면 총선 재밌어져"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당으로부터 4·15총선 예비후보 '부적격' 판정을 받은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미루면서 그가 나오려 했던 서울 강서구갑 지역구를 향한 시선이 뜨겁다. 민주당만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민주당 간판을 달고 총선에 나오지 못하게 된 정 전 의원은 11일 "향후 구체적인 행보는 당의 후속조치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즉답을 피했혔다. 하루 미룬 끝에 잡은 기자회견 일정이었지만, 무소속 출마 가능성 등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은 채 여기를 남겼다.
당에서는 정 전 의원이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공천관리위원회 결과를 수용해 '불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히려 정 전 의원은 공관위와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정 전 의원은 "앞으로 공천 과정에서 불복하는 분들이 꽤 나올텐데 이런 결정이 나오면 어떤 조치를 취할지 대안이나 해법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가 정 전 의원에 대해 판정을 철회하거나 재심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정 전 의원 입장문에 대해 "당 결정에 수용의사를 밝혔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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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전 의원측은 당이 부적격 판정에 반발하는 핵심 지지층을 달랠 후속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1일 회견 후 국회 정론관을 빠져나가는 정 전 의원. /남윤호 기자 |
다만 당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에 따라 정 전 의원의 추후 행보도 달라지게 돼 그가 출마를 신청했던 강서구갑 공천에 잡음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 전 의원은 "상급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아 저를 모함하거나 음해하는 세력이 다시는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경고했다. 정 전 의원 측은 1심 판결이 무죄로 나왔음에도 공관위가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면 핵심 지지층을 달랠 수 있도록 깔끔하게 정리하는 후속작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금태섭 의원의 공천 배제를 요청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앞서 정 전 의원은 금 의원을 겨냥해 "당의 정체성이 분명한 이가 돼야 한다"며 강서구갑 공천을 신청했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도 "(지지자들 중에선) 저처럼 정체성이 분명한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공관위가 이해하지 못했다"면서 "핵심, 열혈 당원들과 이 문제를 어떻게 풀지 해법을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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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과 결이 다른 소신 발언으로 민주당 일부 지지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이날 공관위 예비후보자 면접에서 본인의 소신 행보에 대해 충분히 답했다고 밝혔다. 금 의원이 지난해 7월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
공교롭게도 이날 강서구갑 예비후보 신청자들의 면접이 있었다. 정 전 의원은 면접 대상에 올랐다 '부적격' 판정으로 제외됐다. 이에 정 전 의원을 지지하는 강서구갑 지역 권리당원 502명이 금 의원에 대한 제명 요청서를 당에 제출했고, 당사 앞에서 지지자가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공관위원들은 면접에서 금 의원에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에 기권표를 던진 이유 등 그의 '소신 행보'에 대해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면접을 마친 금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면접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좀 그렇다"며 "성실히 잘 답변드렸다"고 말했다.
강서갑 공천이 여당 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른 가운데, 당이 금 의원을 배제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의원들이 친문실세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거수기로 전락한 민주당 내에서 금태섭이 유일하게 뇌를 가진 의원인데, 그를 내치면 총선이 재미있어질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그 상징적인 의미가 매우 크다. 바로 그 순간 민주당은 유권자들 눈엔 좀비집단, 혹은 이견을 일절 허용하지 않는 전체주의 정당으로 비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