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9일 청와대 본관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폴란드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단과 건배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준우승, 아시아 축구 경사…대표팀, 국민에 자랑스러움과 행복 선사"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폴란드 월드컵에서 준우승의 쾌거를 이룬 한국 축구대표팀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즐겼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만찬 자리에서 "결승전의 결과는 안타까웠지만, 여러분은 축구를 사랑하는 우리 국민들에게 정말 큰 자랑스러움과 행복을 선사해 주었다"며 "U-20 월드컵 준우승이라는 성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 축구의 경사"라고 축구대표팀을 치켜세웠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은 한국 축구와 아시아 축구의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엄청난 일을 해낸 우리 대표팀에게 격려와 감사와 축하의 큰 박수를 보낸다"면서 "대표팀이 해산하면 이런 자리를 마련하기가 힘들다고 해서 오늘 축하 자리를 마련한 것이니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결승전을 지켜봤다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결승전이 열린 15일(현지시간) 북유럽 3개국 순방 마지막 방문국인 스웨덴에 머물고 있었다.

문 대통령은 북유럽 순방과 관련해 설명한 뒤 "공항에서 열리는 공식 환송 행사 시간 때문에 전반전은 숙소에서 보고, 후반전은 공항으로 가는 차 안에서 휴대폰 앱으로 봤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 부부가 계속해서 소리를 지르니까 앞좌석에 동승한 스웨덴 경호관이 그때마다 "어떻게 되었냐" 이렇게 물어봤고, "우리가 골 먹었고 지고 있다" 그랬더니 같이 아주 안타까워했다"면서 "결승전의 결과는 안타까웠지만 여러분은 축구를 사랑하는 우리 국민들에게 정말 큰 자랑스러움과 행복을 선사해 주었다"고 격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에서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한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 이강인 선수를 격려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축구대표팀을 향한 칭찬은 계속됐다. 문 대통령은 "나는 준우승이라는 그 성적도 대단했지만, 그 과정이 더 좋았다"며 "특히 감독과 선수단, 우리 선수들 간에 서로 신뢰하고 배려하는 모습, 그런 가운데에서 우리 선수들이 보여준 그 열정과 유쾌함이 정말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우리 한번 경기를 즐겨보자. 또 한판 멋있게 놀아보자' 이런 자세들이 참 좋았다. 우리도 기술 축구를 할 수 있다, 그런 가능성을 보여준 것도 너무나 좋았다"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우리 축구는 투지와 정신력을 강조해 왔다. 이 투지와 정신력은 늘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제 우리도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창의적인 기술과 전술로 고급축구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 더해져야 하는데, 여러분이 그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너무나 기뻤다. 한마디로 여러분은 대한민국 축구의 차원을 높여 주었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이 "이제 2020년 도쿄 올림픽,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잘할 자신이 있느냐"고 묻자, 선수단은 "네"라고 대답했다. 이때 골든볼을 수상한 이강인 선수는 웃으면서 앞을 바라봤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은 우리나라 축구를 이끌어 갈 주인공들이다. 지난 3주간은 정말 행복하고 감격스러운 그런 순간들이었다"면서 "여러분은 우리 국민 모두를 위해서 열심히 뛰었고, 또 그 행복을 우리 국민 모두에게 나누어 주었다. 더 높은 목표를 향해서, 또 더 신나게 마음껏 즐기기 위해서 힘차게 전진해 줄 것을 기대한다. 나와 우리 국민들은 언제나 여러분 편에서 응원하고, 또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거듭 준우승을 축하하면서 "이강인 선수, 자랑스러운 골든볼 축하한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그런 각오도 함께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9일 청와대 본관에서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한 한국 축구대표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번 대회에서 매 경기 뛰어난 전술과 지도력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 정정용 감독은 답사에서 "밤늦은 시간까지 전국 각지에서 하얗게 밤을 지새우며 목청 높여 저희를 응원해 주신 국민들의 성원 덕에 오늘의 결과를 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 한국 축구가 더 강해지고, 국민들이 더욱더 기뻐할 수 있도록 한국 축구와 유소년 축구 발전을 위해 더 많이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선수단은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에게 22번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과 공을 기념품으로 전달했다. 주장인 황태현 선수가 문 대통령에게, 이강인 선수가 김정숙 여사에게 각각 전달했다. 선수들 전원의 사인이 담긴 유니폼의 22번은 제22회 U-20 월드컵을 의미한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신기하다는 듯 유니폼을 만져봤으며, 유니폼에는 대통령 내외의 이름이 각각 적혀 있었다.

shincomb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