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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孫 퇴진' 외치며 시작했지만…오신환 원내대표의 '고민' Only
당 안팎 '제자리걸음'…역할 할 수 있을까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손학규 대표 퇴진을 공약으로 내걸고 나섰지만, 당 내홍은 정리되지 못하고 있다. 또, 국회 정상화라는 과제가 놓인 가운데 양당의 대립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손학규 대표 퇴진'을 공약으로 내걸고 나섰지만, 당 내홍은 정리되지 못하고 있다. 또, '국회 정상화'라는 과제가 놓인 가운데 양당의 대립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당 안팎 '제자리걸음'…역할 할 수 있을까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바른미래당 당 안팎 상황이 진전을 보이지 않으면서 오신환 원내대표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오 원내대표를 필두로 유승민계 의원들과 안철수계 의원이 '정병국 혁신위'로 손 대표 압박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그동안 혁신위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던 오 원내대표와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은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6명의 의원(안철수계)이 제안한 정병국 혁신위안이 현재 바른미래당의 내분을 수습하고, 총선까지 당의 진로를 개척할 수 있는 마지막 방안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며 안철수계와 다시 손을 잡았다.

정병국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 설치는 손학규 대표가 먼저 제안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 원내대표 선출 이후 손 대표는 중립성을 이유로 혁신위원장을 외부에서 데려와야 한다며 입장을 바꿨다.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손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유승민계의 주장을 두고 "이건 정치공세라고 본다. 저는 정치 공세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혁신위원장의 조건은 공정성, 독립성, 중립성이다. 혁신위를 되도록 빨리 구성하려 한다"며 "혁신위에 성역이 없다는 말이 대표의 퇴진과 거취를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저는 반대한다,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그었다.

손 대표가 이처럼 강경한 입장을 보인 가운데 오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카드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그는 "손 대표는 '대표 퇴진'을 전제로 하는 혁신위는 못 받아들이겠다고 하는데 퇴진을 전제하지 않고 하는 것도 혁신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다음 의원총회에서 이 부분을 안건으로 다뤄달라고 요청했다. 오는 6월 4일 의원총회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손학규(왼쪽) 대표와 유승민계·안철수계 의원들이 정병국 혁신위안을 둘러싸고 엇갈린 입장을 내놓은 가운데 오신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의결을 통해 결정하겠다고 선언했다. /남윤호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왼쪽) 대표와 유승민계·안철수계 의원들이 '정병국 혁신위안'을 둘러싸고 엇갈린 입장을 내놓은 가운데 오신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의결을 통해 결정하겠다고 선언했다. /남윤호 기자

그는 이 자리에서 '국회 정상화'와 관련한 여야 3당 원내교섭단체 대표 간 상황을 언급하기도 했다. 오 원내대표는 "여야 원내대표와 계속 소통하고 있지만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 때문에 잘 타결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인가'라는 물음엔 "잘 모르겠다. 제가 보기론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데 양쪽 입장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국회 공전이 장기화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취임 보름째를 맞는 오 원내대표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에서 '정병국 혁신위'를 주장했지만 손 대표는 완강하고, 밖에선 균형자·조정자로 나서 거대 양당의 '호프 회동'을 이끌었지만 민주당과 한국당은 한 치의 양보 없는 '극한대치' 국면으로 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민주당과 한국당의 팽팽한 기싸움이 가라앉아야만 정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평론가는 "사실상 바른미래당이 균형자·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는 힘이 없다"며 "국회 정상화는 어찌보면 문재인 대통령과 황교안 대표의 기싸움이다. 현상으로 드러난 건 민주당과 한국당의 싸움인데, 정국 주도권을 놓고 기로에 선 것으로 바른미래당이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싸움은 중장기 전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나. 특히 패스트트랙을 주도한 조국 민정수석이 '최후의 수석'이 됐다. 모두 경질되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취임 직후 원내교섭단체 회동을 적극적으로 제안해 호프 회동을 이끌어냈지만 국회 공전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사진취재단
오신환 원내대표는 취임 직후 원내교섭단체 회동을 적극적으로 제안해 '호프 회동'을 이끌어냈지만 국회 공전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사진취재단

그는 당내 문제와 관련해선 "손 대표는 지금 '당원의 총의로 뽑힌 대표'라며 강경하게 버티고 있어서 원내대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당의 대주주인 유승민 전 대표나 안철수 전 대표 같은 사람들이 정치력을 발휘해서 손 대표의 잘못된 당무 운영을 바로잡던지, 탈당을 하던지 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황 평론가는 "그렇지 않다면 '지지율 두 자리수를 만들겠다'는 말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도 국회 정상화가 요원할 것이란 데 뜻을 더했다. 최 교수는 통화에서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패스트트랙을 철회하라고 요구하지만 그걸 어떻게 철회하나. 남이 어느 정도 받을 조건을 갖고 해야 한다. 아무리 포용하고 싶어도 기본적으로 받을 수 있는 걸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계속해서 여권이 명분을 줘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지금 상황으로볼 때) 그건 아닌 것 같다"며 "오 원내대표가 할 역할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혁신위를 둘러싼 갈등 구도와 관련해 최 교수는 "오 원내대표와 바른정당계는손 대표가 퇴진할 이유를 정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는 거나, 재보궐을 이유로 물러나라고 하는 건 명분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오 원내대표는 손 대표 퇴진을 공약으로 내걸긴 했지만 여기서 누가 옳다는 걸 따지는 건 의미가 없다. 결국 내부 권력투쟁인데, 그 차원보다 많이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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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5.30 05:00 입력 : 2019.05.30 05: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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