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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17일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반발하는 문무일 검찰총장을 향해 "민주당 정부에서는 기세등등하다. 보수 정권 때는 왜 그렇게 못했습니까? 아닌 게 아니라 그동안 검찰이 권력에 많이 휘둘렸나 보다"라고 지적했다. /남용희 기자 |
"강자 앞에서 약하고, 약자 앞에서 강자인 게 검찰"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17일 문무일 검찰총장을 향해 "민주당 정부에서는 기세등등하다. 보수 정권 때는 왜 그렇게 못했습니까?"라고 직격했다.
전임 행안부 장관이었던 김 의원은 이날 '검찰과 민주주의'라는 제목의 긴 글을 통해 문 총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최근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문 총장의 태도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문 총장이 상의를 벗어 흔들며 '이것이 옷이 흔드는 거냐, 내 손이 흔드는 거냐?'고 기자들에게 물었다고 한다. 정치 권력이 검찰을 쥐고 흔들었다는 뜻"이라면서 "아닌 게 아니라 그동안 검찰이 권력에 많이 휘둘렸나 보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민정수석도 '경청'하겠다고 했다. 강자 앞에서는 약하고, 약자 앞에서는 강자인 게 검찰입니까? 그래서 설득력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지금 검찰이 정부(안)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도 틀렸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문 총장의 행동을 자기 권력을 경찰한테 뺏기기 싫어서 하는 반대로 규정했다.
김 의원은 "'경찰이 막강해진다. 경찰을 통제할 수 없다'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라, '검찰에서는 이걸 떼 내고, 경찰에서는 저걸 떼 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해야 한다. 그게 국민의 인권을 지키려는 참된 자세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의원은 문 총장의 행동을 지적하며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의 검사들과의 대화 당시를 거론했다.
김 의원은 "문 총장의 기개에 대한 소문은 저도 들었다. 노태우 정권 시절인 1988년 정기승 대법관의 대법원장 임명에 반대해 사법연수원에서 지명 철회 서명을 주동했던 4인 중 한 분"이라며 "하지만 동시에 저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과 검사와의 대화이다. 그때 젊은 검사들의 말투와 눈빛은 국민의 대표에 대한 태도가 아니었다. 무시하고, 모욕하는 태도가 역력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로부터 16년이 지났다. 그런데 민주당 정부에서는 기세등등하다. 보수 정권 때는 왜 그렇게 못했습니까? 좋은 뜻으로 마련한 대화의 자리에서 대통령을 흔든 건 당신들이었다. 지금 총장이 앙앙불락한다고 문재인 정부가 뭐라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민주주의를 말할 때, 우리는 겸허해야 한다. 정말 내가 그렇게 살아왔는지 옷깃을 여미며 돌이켜보아 당당할 수 있을 때 입에 올려야 할 단어, 그것이 '민주주의'입니다"고 강조했다.
cuba2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