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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환의 '靑.春'일기] 평화는 단숨에 오지 않는다 Only
4.27 남북정상회담 1주년…장기적 관점으로 봐야
4.27 남북정상회담 1주년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난 1년 동안 남북 관계에 대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비 핵화 문제는 큰 진전이 없으나 단숨에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4월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처음 만나 악수하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한국공동사진기자단
4.27 남북정상회담 1주년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난 1년 동안 남북 관계에 대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비 핵화 문제는 큰 진전이 없으나 단숨에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4월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처음 만나 악수하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미리 밝혀둡니다. 이 글은 낙서 내지 끄적임에 가깝습니다. '일기는 집에 가서 쓰라'고 반문한다면 할 말 없습니다. 그런데 왜 쓰냐고요? '청.와.대(靑瓦臺)'. 세 글자에 답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생활하는 저곳, 어떤 곳일까'란 단순한 궁금증에서 출발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지 않았을까요? '靑.春일기'는 청와대와 '가깝고도 먼' 춘추관에서(春秋館)에서 바라본 청춘기자의 '평범한 시선'입니다. <편집자 주>

4.27 남북정상회담 1주년…장기적 관점으로 봐야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4.27 남북정상회담 1주년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그래서인지 제법 더운 바람이 부는 요즘 1년 전 '그때'가 자주 떠오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두 손을 맞잡은 장면, 한편의 무성영화를 연상케 하는 도보다리 회담 등. 역사적인 장면을 다시금 떠올리면 당시의 감동과 전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지난해 4월 27일은 평화의 새 시대를 열었던 날로 기억한다. 한반도에 미국의 핵 항모와 전략폭격기가 전개하는 등 불안정한 한반도 정세가 단숨에 뒤바뀌었기 때문이다. 남북 정상은 당시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고 올해 종전선언을 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판문점 선언'에 합의했다.

김 위원장이 평화 체제 구축과 비핵화 의지를 확인함에 따라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이후 한차례 북미정상회담과 2·3차 남북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면서 더 그러했다. 지난해 9월 평양정상회담이 이뤄질 때만 하더라도 남북·북미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금방이라도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올 것만 같았다. 더구나 김 위원장이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최초로 서울을 답방하겠다고 약속했을 정도였으니 이러한 기대는 큰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한의 비핵화는 요원한 상황이다. 비핵화 해법을 두고 북미 간 이견이 여전하며 언제 대화 테이블로 나올지도 미지수다. 문 대통령이 중재자·촉진자 역할을 맡아 북미 대화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한미정상회담에 이어 4차 남북정상회담을 공개 제의했음에도 북한은 침묵하고 있다. 지난해 상호 우호적이었던 남북관계가 신통치 않아 보인다.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의 장밋빛 청사진 색도 옅어져 가는 듯하다.

지난 2월 말 북미 간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이후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지난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 전 취재진과 질의응답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하노이(베트남)=AP/뉴시스
지난 2월 말 북미 간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이후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지난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 전 취재진과 질의응답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하노이(베트남)=AP/뉴시스

남북정상회담 후 순조로운 비핵화 기대는 헛된 것이었나. 또, 북한의 속을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하는 미국은 결코 호락호락한 존재가 아니었다.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고,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 없이는 상응 조치가 없다는 완강한 태도를 고수하며 팽팽한 기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보면서 정교하고 복잡한 외교안보 사안은 일사천리로 해결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북한의 비핵화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야당과 보수 진영은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의문부호를 붙이며 정부를 몰아붙인다. 또 자유한국당은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대변인"이라며 정치 공세를 펴기도 했다. 혹자는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뒤통수를 맞았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지금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가 어려운데도 말이다.

"비핵화 문제가 단칼에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 자체가 무리다. 북미 정상이 한두 번 만나서 해결할 문제였다면,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비핵화 문제를 30여년 세월 동안 왜 해결하지 못했겠나. 북미 정상이 한두 번 만나 비핵화 문제를 매듭지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 사람이 있다면 사안을 너무나 가볍게 본 것이다." 최근 한 외교 전문가가 통화에서 했던 말이다.

북한의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은 단숨에 이뤄지는 일이 아니다. 물론 그 시기가 빨리 오면 좋겠지만 말이다. 비핵화 '열쇠'를 쥔 북한과 미국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기에 우리 정부도 북미의 이견과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근시안적 시각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본격적인 비핵화 논의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다. 긴 겨울을 딛고 따스한 봄날 한송이 꽃이 피듯, 한반도 통일과 평화는 먼 길 끝에 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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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4.25 05:00 입력 : 2019.04.25 05: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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